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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사이버전쟁을 주목하라

[경제칼럼] 사이버전쟁을 주목하라

큰 변화의 소용돌이가 칠 때 사람들은 잘 모른다. 무엇이 문제인지,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말이다. 시간이 흐른 다음에서야 모두들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된다. ‘아! 그 때 그것이 바로 변화의 중심에 있었구나’라고 탄식을 내뱉게 된다.

살아가는 일이나 성공을 향해서 가는 길은 누가 먼저 변화의 낌새를 알아차리고 그것은 자신만의 유익함을 위해 이용하는데 따라서 승패가 갈리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수 십년 동안 아니 수 백년 동안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이라면 누가 그것을 믿기나 하겠는가.

닷컴의 소멸과 함께 인터넷은 우리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가버렸다. 하지만 그 동안 인터넷은 떨쳐 버리기에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삶의 중심부로 파고 드는데 성공하였다. 이것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거대한 신대륙 이름을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오마에 겐이치의 제안대로 ‘보이지 않는 대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신대륙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특히 정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나쳐 버릴 수 없다. 나는 최근에 모 후보가 정말 갑자기 ‘뜨는’ 것을 보면서 ‘아! 이것인 바로 인터넷의 위력이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어느 분야건 스타가 만들어지고 소멸하는 반감기(半減期)는 점점 줄어든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젊은 세대들이 정치인, 특히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의 모습은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의 간격을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텔레비전이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닉슨과 케네디가 맞붙은 1960년대 초반의 선거전을 든다. 그 이후 정치에 대한 텔레비전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 왔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터넷의 영향은 어떨까.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한국처럼 잘 깔려진 곳은 없다. 그렇다면 정치에 대한 인터넷의 영향력이 처음 위력을 발휘하는 장소는 바로 한국이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한 걸음 나아가 이번 대통령 선거가 인터넷의 영향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길고 긴 세월 동안 구대륙을 발판으로 뛰어온 사람들에게 인터넷의 위력을 운운하는 것을 호소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잘 아는 방법, 자신들이 익숙한 방법에 매달리게 된다. 아마도 그런 태도와 자세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이번 선거에서 필패(必敗)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에 누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를 원한다면 그는 변화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보고 싶고, 믿고 싶은 현실만을 보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구대륙에 익숙한 사람들은 구대륙을 상대로 선거전을 펼쳐라.

하지만 완전히 다른 차원의 거대한 신대륙 즉 ‘보이지 않는 대륙’에 대한 선거전이 새롭게 기획되어야 한다. 신대륙의 선거전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신대륙에서 내가 좋아하고 미는 사람을 어떻게 대통령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라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되고 검토되어야 한다.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최근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이스라엘과 유럽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전쟁 즉, ‘사이버 전쟁’을 주목하라. 구대륙에서의 전쟁과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필요로 하는 전쟁이 바로 ‘보이지 않는 대륙’에서 일어난 국가간의 갈등이다. 사이버 전쟁에 대비하는 각 국가들은 전통 군대를 동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전쟁에 걸맞는 전사들을 양성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사이버 방위군’을 양성하기 위해서 내년도에 약 3,000만달러(약 39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한다. 이에 맞서서 중국은 ‘넷포스’라는 별도의 정보전 부대를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에서 승자가 되기를 원하다면, 결코 구대륙에만 주목해서는 안된다. 신대륙의 영향력이 그 범위를 벗어나서 오히려 구대륙의 영향력을 잠식할 수도 있다. 단순히 인구학적인 통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勢)’ 혹은 ‘기선(機先)’을 잡는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가상 공간에 주목해야 한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

입력시간 2002/05/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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