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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격전지를 가다·上] 관악·영등포·성동·강서-민주 우세, 강남·서초·송파·강동-한나라 우세

[기초단체장 격전지를 가다·上] 관악·영등포·성동·강서-민주 우세, 강남·서초·송파·강동-한나라 우세

6ㆍ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 일선 행정을 책임지는 25개 기초단체장(구청장) 선거가 시장 선거에 이은 최대 관심사이다. 1995년과 98년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각각 23개, 19개 구에서 승리하며 한나라당에게 압승을 거둔 바 있지만 이번만큼은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

‘홍3게이트’ 등 연이은 악재와 여당 견제심리가 선거구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패키지식 투표가 지속돼 온 전례로 볼 때 시장선거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도 역시 양당이 팽팽히 맞서 있는 상태라 구청장 선거는 더욱 예측불허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전통적으로 각 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선거지역의 판세부터 미리 엿본다.

관악·영등포·성동·강서 민주 아성에 한나라 대반격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으로는 관악 영등포 성동 강서구 등이 우선 순위에 꼽힌다. 지방선거에서 연승한데 이어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모두 민주당 후보가 ‘배지’를 달았던 곳이다.

관악구는 현 구청장인 민주당 김희철 후보에 맞서 한나라당에서는 기업인 출신 김재룡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김 후보는 “재임중 각 분야의 행정평가에서 46개의 상(賞)을 수상해 전국 1위 구청장으로 평가를 받았다”며 인지도와 조직력 등을 앞세워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

이에 김 후보는 제일증권 전무와 한화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경력을 앞세워 득표전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호남세가 두터운 지역이라 다소 힘에 부치는 눈치다. 그러나 김희철 후보와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1기 민선구청장 출신 진진형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뜻을 보이고 있어 한나라당 김재룡 후보는 민주당 지지 표가 분산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민선 1,2대 구청장들이 뇌물수수 등의 이유로 잇따라 도중하차해 ‘구청장의 무덤’으로 알려진 영등포구는 민주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곳. 초대 영등포구의회 의장과 영등포문화원장을 역임한 정진원 후보가 민주당으로, 시의원 출신 김용일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일합을 겨룰 예정이고 자민련에서는 백철씨가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일단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다만 공장지대가 타 지역으로 많이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 이전과 정치성향이 다른 유권자들이 대거 유입된 점에 한나라당 김 후보는 기대를 걸고 있다.

강서구는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색이 뚜렷하지만 민선 1기와 2기 구청장간의 재격돌이란 점에서 인물론으로 선거구도가 전개되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현 구청장인 민주당 노현송 후보와 전 구청장인 한나라당 유 영 후보에 자민련 이경표씨가 뛰어들 태세다. 노 후보는 지난 선거에 이어 연승을 자신하고 있지만 유 후보는 지난번 패배가 동정표로 작용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성동구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으로는 드물게 3선에 도전하는 고재득 후보와 한나라당 안순영 후보가 맞붙었다.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고 후보에 맞서 안 후보는 성동구에서만 20년간 공직생활을 해 온 경력을 내세워 득표전에 나섰다. 중량감이 앞서는 고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 등을 활용해 한발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전체적으로 이들 4개 구는 뚜렷한 지역현안이 없어 정책대결보다는 정당 선호도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분위기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일단 유리한 구도를 점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강동 한나라 강세 속 민주 이변 기대

강남 서초 송파 강동 구 등 이른바 ‘강남 빅 4’는 지역구 국회의원 8명중 6명과 구청장 전원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공천=당선’이란 등식이 통용될 정도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지만 민주당은 송파와 강동구 등지에서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강남구는 3선을 장담하는 현 권문용 구청장이 자체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본선에 올라와 있는 상태며 민주당에서는 시의원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부산상고 선배인 이양한 후보가 출전준비를 마쳤다. ‘강남특별구’라고 불릴 만큼 한나라당 아성지역에서 노풍을 이어가려는 이 후보의 선전여부가 관전포인트이다.

화장장 건립이라는 최대 현안이 걸려있는 서초구의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불리한 여건 속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주민들의 절대 반대를 뒤로 한 채 서울시가 화장장 건립을 강행하고 있어 한나라당 공천경쟁이 사실상 본선이었다는 견해가 나올 정도.

현역 구청장으로 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조남호 후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구청장 두번 출마경력의 차일호 후보가 반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화장장 문제로 힘에 겨워 보인다.

송파구는 민주당이 그래도 해볼만한 지역으로 꼽는 선거구. 재선을 바라는 현역 구청장인 한나라당 이유택 후보와 서울시의회 의장 출신 민주당 이용부 후보와의 대결로 중량감에서는 팽팽한 느낌이다. 다만 미군부대의 송파구 이전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이 민주당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례적인 성(性) 대결이 벌어지는 강동구도 민주당이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로 3선에 도전하는 김충환 현 구청장이 다소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성 시의원 출신으로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한 민주당 이금라 후보가 만만찮은 기세로 위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유권자의 절반 가량인 여성 표만 휩쓴다면 이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민선 1기 때는 민주당, 2기 때는 한나라당으로 당선된 바 있는 김 후보는 인지도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어 무난히 3선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 4개구는 민주당 강세 지역보다 오히려 더 탄탄한 느낌이다. “강남에서 지면 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나라당 초강세지역인 강남구, 화장장 문제로 서울시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서초구, 미군부대 이전 문제로 현 정부에 곱지않은 시각을 갖고 있는 송파구, ‘여심’이 더 여성 후보를 외면한다는 보수적인 투표성향 속에 대결을 벌이는 강동구. 이런 요소를 감안하면 민주당 후보들은 그야말로 ‘대 이변’이 일어나 주길 바라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민련마저 후보 지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선거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주ㆍ한나라의 양당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당 선호도가 당락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염영남 사회부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05/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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