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대권을 결정한다] 개혁지향의 40대 '희망네트워크' 출범

“40대의 희망은 발전적 진보다.”

보릿고개 세대와 386세대 사이에서 ‘샌드위치 세대’로 일컬어지는 40대. 그 중에서도 개혁지향 세력들이 정치개혁과 새로운 사회ㆍ정치적 리더십 형성을 위해 결집한 ‘희망네트워크’가 5월21일 출범했다.

모임의 발기인으로는 1980년대 민주화의 봄과 1987년 6월 항쟁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시민단체와 학ㆍ종교ㆍ법조ㆍ문화예술계 등 각계의 475세대가 주축이다. 이승환(45)민족화해국민협의회 사무처장을 비롯 강영추(41) 자치연대 부위원장과 이정우(40ㆍ변호사) 제3의 힘 운영위원,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김형태 변호사, 유기홍(44) 한청협 전국동지회장, 박창일 신부, 법안 스님, 정진우 목사, 김명인(문학평론가), 정남준 민예총 사무총장 등. 이들이 만든 ‘희망네트워크’는 한 마디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민주화 운동세력의 총 동창회다.

1980년대 민청년과 한청협 등 청년운동세대가 한 축을 이룬다. 또 민통련과 전국연합 출신 및 제3의 힘과 자치연대 (풀뿌리 정치운동) 회원들, 전대협 동우회 회원들도 참여했다.

이승환 민국협 사무처장은 “1970~80년대 민주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30ㆍ40대의 흩어진 심지를 한데 모아,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가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참여했다”며 “정치권과 급진화로 치닫는 재야의 운동권과는 달리 건전한 우리사회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30ㆍ40대를 주축으로 젊은 개혁 세력의 대통합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정치와 시민운동을 연결하는 매개적 역할이 이들의 희망인 셈이다.

2002년 1월 25일. 정치권에 여야를 불문하고 ‘두 이(李:이회창ㆍ이인제) 대세론’이 팽배하던 시점, 각계에서 젊은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이들 40여명은 1987년 6월 항쟁 현장의 하나였던 서울 단국대 프랜시스코 성당 수도원에서 모처럼 만나 밤이 지새도록 열띤 토론을 나눴다.

결론은 희망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희망을 위해선 10~20년간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루고 다가오는 대선에서 개혁적 흐름을 만들어가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3월 말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노무현 열풍’이 불면서 이들의 희망은 급 물살을 타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희망네트워크 결성의 목적은 정치개혁을 향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임에 참여하는 다수가 특정인을 지지하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조양익 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ㆍ40)

‘희망네트워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정치 변화를 갈구한다.

“YS와 DJ 두 보수 정치인의 신화는 이제 무너졌다”고 말하는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4월 노풍(盧風)의 실체는 노무현 한 개인의 바람 보다는 민중의 위대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음모ㆍ색깔론 등 여론몰이가 실패했던 것도 민중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 때문”이라며 “그러나 최근 노풍이 시들해져 버린 원인은 다름아닌 노무현 개인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희망네크워크’는 앞으로 정책운동을 비롯 후보검증운동과 투표참여 운동 등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개혁을 향한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장학만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2/05/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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