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집] 세계인의 축제…주인공이 되자

엄청난 경제효과, 국민단합과 국운 융성의 기회로 삼아야

1998년 7월 12일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당일 르몽드지는 “월드컵이 국민적 단합에 미치는 영향 : 프랑스를 단합시킨 월드컵” 이라는 장문의 사설을 게재했다. 요지는 프랑스 국가도 못 부르는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프랑스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을 통해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문제를 적지않게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남을 이해하는 관용을 싹트게 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스포츠가 소외계층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며, 그 중 축구는 이들을 열광시켰다고 덧붙였다.

1996년 5월 31일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2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지난 6년간 온 국민의 성원과 참여속에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대회를 만들고자 온갖 열과 성을 다해왔다. FIFA는 우리 월드컵 경기장을 ‘지구상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꿈의 구장’이라고 평가했다. 숙박,교통, 미디어 시설 등 모든 분야 준비가 완벽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축구황제 펠레가 ‘아름다운 게임’이라고 불렀던 월드컵이 이제 뜨거운 감동과 함께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월드컵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전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답의 출발점은 우리가 월드컵을 단순한 축구대회로서가 아니라 보다 거시적으로 바라다 보아야 하는 당위성을 갖게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의의나 규모면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으로서 한국 문화,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올림픽이 서울올림픽처럼 1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반면, 월드컵은 10개 도시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방의 세계화를 이룩하는 계기도 된다. TV 시청자도 이번 월드컵은 전세계 연인원 420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추정되나 올림픽은 그 반도 채 안 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기대되는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KDI는 월드컵 경제효과가 생산유발 11조6,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5조4,000억원, 고용창출이 36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영국왕립연구소(RIIA)와 홍콩경제일보에 의하면 월드컵이 한일 양국 경제를 단기적으로 자극하여 수출증대, 고용창출, 관광수입 등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며, 특히 공동개최국 가운데 경제회복 단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월드컵이 커다란 호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 우리 국민들이 축구와 월드컵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월드컵 준비는 이미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개최국민으로서 월드컵을 축제로서 맞이하는 것이다.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모든 시름을 잊고 가족과 함께 경기장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 지금 영국에서는 월드컵 경기를 보기위해 많은 직장인들이 꾀병까지 부리고 있다고 한다.

서울 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은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정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우리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손님 맞이에 나선다면 월드컵은 이미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

월드컵 기간 중에 외국언론은 한국에 대해 봇물처럼 보도할 것이다. 그 중 몇 가지만 미리 기대해 본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① 미국 뉴욕타임스는 2002년 5월 31일 월드컵 개막식 당일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 한국, 전세계에 평화메시지 전파’라고 1면 머릿기사로 장식.

② 영국의 월드 사커지는 6월 14일자 특집호에 ‘최초로 16강에 진출한 한국, 아시아 축구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보도.

③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6월25일자에 ‘전쟁을 치른 한국, 월드컵 성공개최로 국운융성의 시대’를 맞았다고 보도.

④ 프랑스의 르몽드는 6월 30일 월드컵 결산 사설에서 ‘한국, 1998 프랑스 대회처럼 월드컵이 국민단합에 기여했다’고 평가.

인병택 월드컵조직위원회 홍보국장

입력시간 2002/05/30 17:08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