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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집] 정몽준 한국축구협회장 인터뷰

[월드컵 특집] 정몽준 한국축구협회장 인터뷰

"국민 모두에게 자신감 되찾아 줄 것"

“2002 한일월드컵 대회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화합의 축제’ 입니다. ”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자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 한국측 공동위원장인 정몽준(51ㆍ무소속)은 인터뷰에서 스페인(1982년)과 프랑스(1998년) 등 월드컵 개최국들이 대회개최를 계기로 ‘대국민화합’을 이룬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월드컵이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 대선출마 등 월드컵 이후의 포부와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지만 그의 눈빛엔 강한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지금은 오직 월드컵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스터 플랜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선 앞에 부닥친 일부터 열심히 하면 된다고 봅니다. 일단 ‘하면 된다’고 말이죠.”

국회의원 축구 팀에서 주공격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매주 한 두 차례 조기축구 회에 참여할 만큼 축구를 좋아한다.(그는 “대한민국의 남자들 평균만큼 좋아한다”고 말했다) 뛰어난 슛 감각을 지녔다는 것은 그가 뛰는 경기를 한 번 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모험심과 탐구력이 개인의 발전을 이끈다’는 평소 소신처럼 정 의원은 첫 번째 ‘슛 찬스’를 월드컵 16강 진출에 맞췄다. 그는 “월드컵 준비기간 중 성취목표로 세웠던 5가지 항목(경제ㆍ홍보효과 및 대 북한ㆍ일본 관계 개선, 국민화합) 중에서 현재까지의 전적은 ‘2승3무’ 정도”라며 “이 정도면 ‘16강 진출(대선출마?)’은 무난한 것 아닌가”라고 평가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방 선거와 월드컵이 끝나고 보선을 앞둔 7월 정계 개편의 변수로 주목 받는 ‘여름 사나이’ 정 의원이 대회 유치부터 준비과정과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월드컵 대회 개최의 소감을 들어봤다.


화합의 장에서 펼쳐지는 안전 월드컵

-이번 월드컵 대회 개최의 의의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문화적 차이에 대한 몰이해는 때론 인류에게 엄청난 고통과 수난을 줍니다. 지난해 9ㆍ11 테러 사태는 그 극단적 표현입니다. 이질적 문화의 교류와 충돌이 날로 확대되는 21세기에 첫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그런 의미에서 뜻 깊습니다.

월드컵은 204개 회원국가, 60억 인류가 함께 참가하는 인류 최대의 축제입니다. 이 월드컵을 우리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지구촌 가족 모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 월드컵에서 ‘안전’을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최를 통해 우선 국가 전체적으로 얻는 경제적인 효과는.

“월드컵을 하자고 했을 때 ‘월드컵을 하면 무엇이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초 예상한 목표에서 달성된 것이 절반,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절반이라고 봅니다. 월드컵으로 좋아지는 점은 우선 경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88 서울 올림픽 당시 국민소득은 2,800달러였으며, 그때 주가지수가 500포인트 였는데 1년 뒤인 1989년에 그 두 배인 1,000 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소득은 거의 1만 달러 수준인데 주가지수는 850포인트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89년에 1,000포인트에 달할 때는 자본시장이 개방되기 전이어서 순전히 우리 ‘토종의 힘’으로 1,000 선까지 끌어올렸던 것입니다. 반면 지금은 자본시장이 개방돼 전체 주식시장의 절반가량을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데 그런데도 주가 수준이 낮은 것은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불안하게 보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올림픽 후 주가는 2배로 오른 것은 국민이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월드컵의 경제효과는 11조원이니 하지만 이런 숫자보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민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기대효과를 꼽는다면.

“세계를 향한 국가 홍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기 소르망은 ‘유럽의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이미지가 없는 나라다. 있다면 그것은 값싼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하는 나라’라고 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사무엘 헌팅턴 교수도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에서 ‘극동의 나라 중 일본과 중국은 고유의 문화가 있고, 한국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이 틀리다는 것이 증명될 것입니다. 월드컵을 보면 한국홍보는 저절로 되기 때문입니다.”


개막 전날까지 북한참여 기다릴 것

-이번 대회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을 초청했는데.

“아직 아무런 회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 대회 준비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면 북한의 참여입니다. 대회 개막 바로 전날까지도 북측의 회답을 기다릴 것입니다.”

-한일 공동개최를 통해 ‘가깝고도 먼’ 양국 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보는가.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별로 진전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유사이래 최초로 거국적인 행사를 함께 치르면서 기대만큼의 관계 개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경제 대국으로 인구도 우리의 3배 가량인 1억2,000만 명인데, 이 정도라면 인류 보편적인 이상주의적 외교를 추구해야 합니다. 10년간 계속돼온 경제 불황 탓인지, 일본 외교는 국내 정치의 종속변수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월드컵을 공동 개최해서 이 정도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악화됐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 기간 중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는데 월드컵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월드컵 개최 목표는 무엇보다 ‘국민 화합’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유럽의 선진국인 스페인과 프랑스는 1982년,98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국민화합을 이뤘습니다. 월드컵을 개최하면 우리도 지역감정이나 계층간의 갈등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의 관심은 우리의 16강 진출 여부입니다.

6월4일 폴란드 전을 비롯 10일 미국전과 14일 포르투갈 전 경기 등 어느 경기 하나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한 게임 한 게임이 중요한 승부처입니다. 그런데 지방자치 선거가 6월13일 한국경기 한 복판에 걸려있습니다. 지자체 선거결과가 연말 대선의 판세를 예측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 때문에 최근 첨예한 여야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월드컵 16강을 위해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 할 때 선거가 이뤄짐으로써 국민화합의 큰 그림 그리기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다행히 월드컵 기간 중 여야가 정쟁을 중지한다는데 합의했고 노사분규의 불씨도 일단 잡았습니다.”


개최준비 2승 3무, 개인적으로도 16강 무난

-이번 대회 개최준비가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큼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봅니까.

“당초 월드컵으로 이루려고 했던 목표 중 2가지는 잘 됐고 3가지는 대회 기간 중 더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2승 3무’ 정도의 전적이라면 개인적으로 16강은 무난히 진출하는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요즘 축구 선수들은 하나같이 꽃 미남들입니다. 홍명보 선수는 배우를 해도 팬이 많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동창인 박근혜 의원과 정치적으로 ‘호흡이 맞는’ 남다른 관계라고 보는데.

“남다른 관계 라기 보단 동료의원으로 똑같이 나라의 장래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예전에는 테니스를 함께 치기도 했습니다.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장학만 주간한국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5/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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