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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술과 한의학 ③ 포도주와 심장병

벌써 초여름이다. 여름은 타오르는 불길 같은 기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잎사귀는 짙어지고 밖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소리도 여름다워진다. 이 여름이 짙어지면 포도도 익어가고 포도가 다 익으면 어디선가는 이 포도들을 따서 포도주를 담글 것이다.

인류는 약 8,000년 전부터 포도주를 마셔왔다. 처음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000~4,000년전 경이며 이후 페니키아 이집트 등지나 로마에서 중요한 무역상품으로 변모하여 그들의 점령지에 포도를 재배하여 포도주를 생산하였다.

이들은 강물이 흐르는 계곡을 택하여 포도를 심었는데 그 이유는 강 주변의 숲을 제거하여 적의 잠복을 방지하기 위해서, 또 강을 이용하여 포도주를 운반하기 위해서였다. 로마가 쇠퇴하면서 포도밭은 황폐해 졌고 중세에 접어들면서 수도원에서 필요한 만큼만 포도주를 만들었다.

이후 십자군 원정이후 다시 활발하게 포도주를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봉건 사회가 무너지고 시민 계급이 부상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은 포도를 터뜨려 여기에 산화를 방지하는 아황산 염을 첨가하고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면서 알맞은 온도를 유지해주고 발효가 끝나면 액체와 고형물을 분리시킨다.

이후 발효가 끝나지 않아 당분이 남아있는 포도주를 다시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온도를 낮추고 방치하여 찌꺼기를 분리한 후 사과산을 젖산으로 바꿔주는 감산발효를 하여 맛을 부드럽게 하고 향기를 좋게 만든다.

이 결과물들을 참나무통에 넣고 숙성시킨다. 이렇게 복잡하고 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포도주가 그렇게 깊은 향기를 지니는 것인지도 모른다.

포도는 중국의 오래된 약초서적인 ‘신농본초경’에도 등장한다. 포도는 뼈와 근육이 저리고 아플 때 쓰며 기력을 도우며 의지를 강하게 하고 몸을 살찌게 하고 튼튼하게 하고 찬바람에 잘 견디도록 한다고 나와 있다.

이러한 약성을 가진 포도로 술을 만든 것이 포도주이므로, 포도주에도 이러한 약효가 실려 있을 것이며 더불어 술이 가지는 약효도 같이 발휘될 것이다.

단 포도를 꾸준히 먹으면 몸이 가볍고 오래 산다고 하나 많이 먹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이 침침해진다고 하니 이는 포도가 당분이 많은 과일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당뇨가 올 수 있다는 과학적인 분석을 담고 있는 말이다.

포도주는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고 항 산화 작용과 종양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포도주에는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혈소판 응집 억제, 항균, 중금속 독성 억제 등의 작용을 한다.

최근 이태리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포도주를 적당히 마시면 기억력과 관련된 신경조직 성장 촉진 효소를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 증가하므로 기억력과 학습능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이것은 적정량을 마셨을 때의 얘기이다.

과한 음주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인들이 영국이나 미국인들에 비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고 한다.

포도주에는 백포도주와 적포도주가 있어서 백포도주는 생선이나 해산물, 흰 살코기 요리에 잘 어울리고, 적포도주는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 여기에서도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한약에 관련된 고서에 보면 붉은 색의 약은 피를 만드는 데 쓰이고 흰 색의 약은 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데 그 이유는 피는 붉고 기는 흰 색에 배속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즉 어떤 식물이 가지고 있는 색은 그것의 효능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데 포도주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아무래도 붉은 포도주는 혈분(血分)에 많이 작용할 것이며 백 포도주는 기분(氣分)에 많이 작용할 것인데 이를 음식의 색과 맞춘 것이 단지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위해 그랬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생각난 김에 오늘 저녁 퇴근하는 길에 진한 향이 묻어나는 포도주 한 병을 사 들고 가야겠다. 촛불을 켜고 잔을 마주치는 모습을 그려본다. 역시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나 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입력시간 2002/05/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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