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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칼럼] 신용카드사의 돈 장사

요즘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경제관련 기사 중 하나가 바로 신용카드 사용량과 부채의 급증이다. 그때문에 발생하는 갖가지 범죄들 역시 우리의 일상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카드사들에게로 돌아가는 듯한 인상이다. 진정한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서비스가 수입의 60%를 차지하도록 운용하고,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신용카드를 남잘하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높은 이자가 적용되는 그룹으로 분류하는 기업행태로 인해 연일 여론의 매를 얻어맞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금이자가 2~3%만 되도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하는 등 이자율이 지극히 낮은 미국에서도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자율은 20%에 달한다.

마약장사가 처음에는 공짜로 약을 주고 중독되게 만드는 것 비슷하게, 회전결제방식(revolving credit)으로 조금씩 빚을 갚게 하는 동시에 결제액의 대부분은 원금이 아닌 이자를 충당하는데 쓰인다. 신용한도를 계속 늘려주어 평생을 최소결제액(minimum balance)만 갚으며 끌려가게만든다.

우리나라의 신용카드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성공 스토리의 전형에 속한다. 1998년에서 2001년 사이 신용카드 결제액이 50조원대에서 300조원대로 증가했다.

또 20세 이상 남한인구 한명당 평균 4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매년 2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도 시티뱅크가 대학생들에게까지 신용카드 가입대상을 확대한 것은 획기적이고 성공적인 비지니스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애초에 한 가지밖에 없던 신용카드의 종류도 골드, 플래티넘 심지어 티타늄 카드로까지 세분화된 것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어떤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쓰면서 동시에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살인적인 이자율로 돈놀이 한다고 비난을 할지, 사업 잘 한다고 칭찬을 할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어떻게 보면 능력에 맞지 않게 카드를 사용하고, 신용카드로 무리하게 돈을 빌려쓰는 사람들이 잘못이지 빌려주는 사람이 잘못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요즘 세상이 자신의 결정으로 흡연을 하여 폐암이 걸리고는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는 세상이며, 패스트푸드점에서 자신의 부주의로 커피를 쏟아서 화상을 입고는 회사가 커피를너무 뜨겁게 만들었다고 소송을 거는그런 세상이고 보니 카드회사들에 책임을 묻는것이 전혀 황당한 것만은아니다.

도대체 기업은 어디부터, 그리고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다? 물론 가장 중요한 책임은 경제적 책임이다. 기업은 재화나 서비스를 사회에 공급하고 동시에 일자리를 공급한다.

그러한 활동을 지속하기 위하여 기업은 계속해서 이윤을 창출해야 하고 그 이윤의 일부를 기업운영에 재투자해야 한다.

즉,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돈을 버는 것이 기업본연의 책임이다. 노벨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이 경제적인 곳 이외의 분야, 예를 들어 사회복지 등에 돈을 쓰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기업은 경제적인 주체이므로 경제에만 집중하고, 그 외 사회적인 문제는 정부 등 다른 기관들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웬만한 정부조직보다는 기업조직들이 더 빠르고, 적응력도 높으며, 효율적인데다 심지어 훨씬 많은 자원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일개 기업이 영국보건복지부와 영국 육해공군을 일년동안 먹여 살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계산도 나왔다. 또 정유회사 쉘과 엑손 모빌 두 회사를 합친 것만큼 돈이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27개 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은 우리나라 일년 예산의 3분의 1수준에 육박한다. 현대사회에서 기업보다 더 강력한 기구는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사회에서의 도덕적인 리더십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경제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는 사회나 국가 기관들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효한 시기는 이미 지났다. 그렇다고 신용카드 문제를 금융감독기관이 수수방관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와 동시에 카드사들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해 나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제는 법의 테두리뿐 아니라 사회적인기대나 윤리의 테두리 안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의 성과를 내는 기업이 진정한 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세상이 됐다.

김언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입력시간 2002/06/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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