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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정치외면, 월드컵 때문만일까?

6월 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신고 운동장. 서울시 시의원 제1선거구와 종로구 구청장에 나선 후보자들의 합동연설회가 열린 이 곳 분위기는 마치 파장한 시골 장터 같았다.

어깨 띠를 두른 후보자들만 단상에서 열변을 토했을 뿐 청중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듯 썰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각 정당의 구청장 후보들이 연설 대에 올라올 때만 잠시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50~80명의 청중들이 몰려 들어 이름을 외쳐 댔다.

그러나 지지 후보의 연설이 끝나기 무섭게 청중들은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마지막 후보가 연설을 할 무렵에는 연설을 듣는 청중보다 경비를 서고 있던 전경 숫자가 더 많아 보일 정도로 허전해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가 국민들 사이에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청중 중 일부는 “빨리 집에 가서 월드컵 축구 경기를 봐야 하는데 왜 이렇게 연설 시간이 길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부 청중은 아예 연설 도중 내내 귀에 라디오 이어폰을 꽂은 채 축구 중계를 듣고 있었다.

월드컵에 대한 뜨거운 열기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열린 첫 후보자 합동연설회는 월드컵 경기에 밀려 그야말로 그들만의 잔치에 그쳤다. 전국의 연설회장은 후보자들이 동원한 청중과 유세차들의 연설 녹음만 난무했을 뿐 후보자의 정견을 들으러 온 진짜(?) 유권자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국민이 선거에 무관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선거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은 정치인들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후보들은 매년 선거 때면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사탕 발림을 하지만 정작 당선이 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온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던 장본인들이 누구를 탓할 수 있는가.

유권자는 지금 냉담하다. 그렇다고 자신의 권리인 동시에 책임이기도한 투표를 무시할 만큼 유권자들은 무책임하지 않다. 유권자들은 후보 만큼 달아 올라 있지 않을 뿐 냉철한 눈으로 후보를 보고 있다. 국민은 소리없이 정치인을 심판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6/0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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