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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李 지방선거 뒤 "다시 스타트"

盧·李 지방선거 뒤 "다시 스타트"

李최근 여론조사 4자대결서 盧에 0.6P 앞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최근 실시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오는가 하면, 일부 조사에선 이회창 후보에 역전까지 당한 결과나 잇달아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일보가 창간 48주년을 맞아 5월 27~28일 양일간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을 실시한 정치 사회의식 여론조사 결과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후보는 4자 대결에서 34.7%를 얻어 34.1%에 그친 노무현 후보에 0.6%포인트 차로 앞섰다.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의원이 6.6%,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은 5.1%를 기록했으며, 무응답이 무려 19.5%나 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으로 표본 오차는 ±3.1% 포인트다. 비록 4자 대결이지만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제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연령별로는 노무현 후보가 20~30대의 젊은 층에서 10~18% 포인트 차로 크게 앞선 반면 이회창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10~15% 포인트 정도 앞섰다. 특히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40대에서 이회창 후보가 36.4%로, 노무현 후보(31.8%)를 5% 가량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노풍이 한창이던 3월 말에서 4월 중순까지는 노무현 후보가 40대 지지도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직업별로는 이회창 후보가 자영업자, 가정주부, 무직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 노무현 후보는 농ㆍ어업 종사자, 사무직 및 현장직 근로자, 학생 등으로부터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반면, 대재 이상은 노무현 후보 쪽에 손을 들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이 31.8%를 얻어 민주당(24.3%)을 여전히 큰 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방 선거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1.4%를 얻어 한국미래연합(1.2%)과 자민련(1%) 등의 원내 정당을 제친 점도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올해 들어 큰 변화가 없는 점으로 미루어 이 후보의 지지가 상승했다기 보다는 YS 방문, DJ 아들 구속 등의 악재로 노 후보의 지지도가 하락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는 아직 노 후보가 오차 범위내의 근소한 차이로 이 후보를 앞서고 있다. 5월 24일 국민일보와 여의도리서치 공동조사에서 노 후보는 42.7%, 이 후보는 42.2%로 두 후보의 차이는 0.5% 포인트에 불과했다.

6월 1일 MBC와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노 후보 39.1%, 이 후보 38.6%로 두 후보는 0.5%포인트 차이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든든한 지지 연령층인 20~30대에서도 지지도가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 하락은 당면한 지방선거는 말할 것도 없고 8월 보선에서 민주당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노 후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탄력이 붙기 시작한 3월 12일 41.7%로 이 후보(40.6%)를 제치기 시작한 이후 줄곧 독주를 이어왔다.

특히 노풍이 한창이던 4월 중순에 노 후보는 최고 60.5%의 지지도를 얻어 32.6%(중앙일보 자체조사)에 그친 이 후보를 거의 30% 포인트 가까이 따돌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노무현 후보가 YS를 찾아가 읍소한 것이 악재가 된 이후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점점 좁혀져 갔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가 노 후보를 따라 잡은 것에 크게 고무돼 있다. 이 후보 측의 김무성 비서실장은 “당내 자체 조사에선 이 후보가 노 후보를 이미 역전했다”며 “특히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크게 앞서고 있어 앞으로 노 후보의 지지도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당내에 패배 분위기가 자욱했는데 지금은 ‘우리가 (정권 창출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며 “이 후보를 비롯해 모든 당원이 ‘이렇게 잘 나가는 때일수록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자’는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노 후보의 지지도 하락에 불안을 느끼면서도 5월 말과 6월 초의 여론조사 지지도 차이가 그대로 유지된 것에 대해 “노 후보의 지지도가 더 내려 가지 않는 바닥권까지 도달 했다”며 자위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지도 하락이 대통령 아들 구속 등 외부 요인 외에도 노 후보 본인의 막말 발언과 민주당의 효과적인 후보 지원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도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 후보의 유종필 공보특보는 “어차피 지지도는 대선 전까지 엎치락 뒤치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자 대결에서 역전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김 대통령 아들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노 후보의 개혁적인 이미지가 살아나면 노 후보 지지도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내의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 노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이번 지방 선거에서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자 민주당 주류측은 △총리 교체를 통한 거국 중립 내각 수립 △대통령 장남 김홍일 의원의 공직 사퇴 및 차남 홍업씨 검찰 자진 출두 △국회 원 구성 자유 투표 실시 △아ㆍ태 재단 국가 헌납 △김방림 의원 자진 출두 등을 골자로 한 제2의 쇄신 안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쇄신 안에 대해 노무현 후보가 ‘당장의 대응 카드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지속적인 개혁으로 당을 개혁해 나가야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은 당 쇄신과 개혁 추진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이번 논란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제2 쇄신을 주장한 김원길 총장은 “월드컵이 끝나면 (게이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언론 비판이 있을 것이며 준 총선 격인 8ㆍ8 재ㆍ보선 때 반전을 못하면 우리 당은 죽는다”며 “내 정치 생명을 걸고 당이 변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9일 밝혀 선거 후 쇄신을 본격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비주류 일각에서는 지방 선거 패배 시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당 쇄신 및 책임론이 급부상해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과 마찰이 표면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6/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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