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의 홀인원] 박세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연소 메이저대회 4승 위업,삼성 결별 이후 전화위복

박세리(25)가 또 해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을 제패하고 최연소 메이저대회 4승을 달성한 것이다.

박세리는 6월 10일(한국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5언더파 279타로 베스 대니얼(미국. 282타)을 3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9월 28일로 만 25세가 되는 박세리는 이로써 가장 어린 나이에 4개째 메이저대회 왕관을 쓴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최연소 메이저 4승의 기록은 1960년 당시 25세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미키 라이트(미국)가 갖고 있었다.

현역 선수 가운데 메이저대회 정상에 4차례 이상 오른 선수는 줄리 잉스터, 벳시 킹(이상 6승), 카리 웹(5승), 로라 데이비스, 아니카 소렌스탐(이상 4승) 등 5명뿐이었으나 박세리의 가세로 6명으로 늘어났다.


미국무대 진출 5년만에 15승

1998년 신인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던 박세리는 이번 우승으로 단 5년만에 15승을 올려 명실상부한 최정상급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4월 오피스디포에서 우승을 따낸 데 이어 2승째를 올린 박세리는 우승상금 22만5,000달러를 받아 시즌합계 52만6,866달러로 상금랭킹 2위가 됐다.

통산 32승을 올린 베테랑 대니얼에게 4타나 뒤진 채 최종 4라운드에 나섰지만 두둑한 뱃심으로 밀어붙이는 박세리의 공세적 플레이에 대니얼은 맥없이 무너졌다.

하위권에서 맴돌던 소렌스탐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6언더파 65타의맹타를 휘둘러 합계 이븐파 284타로 단독 3위로 수직상승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올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챔프인 웹은 3오버파 74타로 부진해 합계 1오버파 285타로 공동 4위로 밀렸다.

박세리는 경기가 끝나자 마자 필라델피아공항으로 직행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마스터스가 열리는 프랑스로 가는 전용 항공기에 탑승했다.

박세리는 삼성과 결별했다. 비록 이번 대회에 삼성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우승했지만 이미 5년간의 관계를 정리한 상태다. 그래서 박세리는 앞으로 외국 스폰서와 계약을 맺고 외국 브랜드 옷이나 외국회사 마크를 달고 나올 수도 있다. 국내 박세리팬들은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세리는 박세리다. 앞으로도 박세리를 성원하자.

그런 모습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더 멋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박나미 프로골퍼

입력시간 2002/06/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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