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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열풍] 패러디가 있어 살맛난다

사회전반에 퍼진 대중적 코드, 카타르시스 얻어

‘답답한 현실, 패러디로 푼다.’

코미디ㆍ영화ㆍ광고ㆍ인터넷 등 문화 전반에 걸쳐 ‘패러디’가 가장 대중적인 코드가 되고 있다. 특히 12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을 빗댄 시사 패러디는 최고 인기를 얻고 있다.

어두운 현실을 해학적으로 비꼬는 패러디는 현 세태의 시대적 반영이며, 이를 통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의 이홍식 교수(정신과)는 “원망이나 분노가 많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비난하기 어려운 대상에 해학적인 투사를 함으로써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얻는다”고 밝혔다.


인터넷 통해 무서운 속도로 전파

인터넷은 패러디 신드롬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패러디는 영화나 광고 등에서 보여지는 패러디보다 훨씬 강력하다. 일반 방송에서 할 수 없는 날카로운 풍자를 쏟아낼 수 있고, 자유로운 모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막강한 전파력도 한 요인이다.

얼마 전 인터넷 방송 레츠캐스트(www.letscast.com)의 ‘배칠수의 음악텐트’에서 차세대 전투기 선정을 두고 김대중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다는 내용으로 설정된 가상의 개그 ‘엽기 김대중’은 전국을 강타했다.

일반인들은 물론 청와대 관계자들까지 웃겼다는 말이 나돈다. 이 패러디 유머는 당시 동계올림픽의 오노 사건으로 반미 감정에 들끓고 있던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통쾌하게 날려줬다. MP3로 유포된 이 파일은 1,000만 명 이상의 네티즌이 다운로드 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사이트를 기획한 김도상 작가는 “권위있는 사람들을 친근하게 뒤틀어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대변한 것이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패러디는 종종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려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노래를 틀어주는 ‘송앤라이프’(www.songnlife)에서 작곡가 윤민석씨가 최근 발표한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어’라는 패러디 송이 그러한 예이다.

“아들 사위 친척 여덟 명 중에 일곱 명이 병역 의무 면제 받고 그 중 하나 육방이라/지금 사는 빌라 한 층 백오평 2층 3층 4층 모두 쓰는데 한층 월세 구백만원” 등의 내용이다.

이 때문에 윤씨는 현재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허위 비방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날카로운 풍자, 욕설ㆍ단순 모방 등 폐해도

하지만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패러디의 힘’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 짧은 시간에 인터넷에 유포된 패러디송이 대선후보를 긴장시켰기 때문이다. 이 패러디송에 대한 조회수는 무려 15만 건. 문화평론가 이동연씨는 “풍자를 통해 관료 엘리트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의 패러디 신드롬에는 주의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패러디 대상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고민이 없이 지나친 욕설과 자극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우려한다. 단순 모방, 혹은 리메이크와 구분될 필요성도 지적된다.

김종윤 KBS PD는 “패러디가 단순히 웃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 이를 뛰어넘는 창조적인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2002/06/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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