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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빅뱅 오나] 하순봉 한나라당 최고위원 인터뷰

"국민 앞에 오만하지 않겠다"

한나라당 하순봉(61) 최고위원은 “지방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국민적 책임감과 중압감을 더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4일 주간한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선거를 통해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며 “다수당으로서 국민에게 더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로 오만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는 부정ㆍ부패하고 무능한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며 “한나라당은 앞으로 3김식 정치 타파를 통한 정권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그러나 “중요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국회를 장기간 식물 국회로 방치해선 안 된다”며 “참고 기다리다가도 안되겠다고 생각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국회 원 구성 등 주요 정치 쟁점에 대해 표결 강행 등 정면 돌파할 의사임을 분명히 했다.

하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앞으로 노무현 대선 후보 교체 문제를 놓고 계속 논란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민주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개혁할 것은 과감히 개혁하는 정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심이 무섭다는 것 느껴


-지방 선거에서 대승을 거뒀는데 승리의 원동력은.

“우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표가 나왔다. ‘민심이 무섭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우리 당은 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의 의미를 많이 강조하면서 DJ 정권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선거전을 폈는데 기대 이상의 준엄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졌다. 역대 정권 중 가장 부패한 현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DJ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결과적으로 우리 당에 압승을 몰아주었다.”


-한나라당 대승에는 충청권 승리가 큰 힘이 됐는데, 흔들리는 자민련 의원들을 추가 영입할 계획은.

“한나라당은 21세기 이 나라의 정치 변화에 대한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지역 분할구도, 패거리와 밀실, 1인 보스 같은 3김식 정치의 적폐를 일신하는 것이다. 당장 국회의원 몇 사람을 데려오는 식의 정치는 안 한다. 정도로 간다. 솔직히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것에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낀다. 국민 앞에 더 겸손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 JP의 오랜 정치 경험은 우리가 높이 사야 하고, 또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 교체론, 책임론 등 지방선거 패배 후폭풍이 불고 있는데 향후 정치권을 조망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 내부는 물론, 국민들도 ‘노무현 가지고 되겠느냐’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런 대선 후보 교체 주장은 앞으로도 민주당 내부에서 부단히 제기될 것이다. 우리 당은 단지 지켜볼 뿐이다. 민주당은 국민 앞에 정대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비록 상대 당이지만 임기가 몇일 남지 않았더라도 척결한 것은 척결하고, 쇄신할 것은 쇄신하는 국민에게 새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방선거 완승에 이어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해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는데.

“현재 원 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국회가 오랜 기간 ‘식물 국회’가 됐다.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식물 국회를 모른 채 하고 있자니 직무유기가 되고, 법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자니 국민이 오만하게 볼 것 같아 고민이다. 하지만 민생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국민 앞에 겸손하고 성실하고 진지한 모습을 다가갈 것이지만 기다려도 안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의연히 대응할 것이다.”


인위적 정계개편 안한다


-자민련과 민주당의 일부에서 박근혜 미래연합대표, 정몽준 의원 등 영남권 후보들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우리 당은 국회의원 꿔주기 식의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정계 개편은 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도가 아니다. 국민의 심판을 기초로 국민들에게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우리는 옆을 볼 겨를이 없다. 박근혜 의원이나 정몽준 의원이 스스로 뜻을 같이 한다면 모를까, 인위적으로 구도를 바꿔 힘을 늘릴 생각은 없다.”


-5월 한나라당 최고의원 경선 과정에서 ‘창심(昌心)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경선 당시 외부에 알려진 것 중에는 다소 왜곡된 부분도 있었다. 물론 일부는 사실이다. 지금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 문제에 대해 이회창 후보와 진지한 대화도 있었다. 오해는 풀렸다. 분명히 말하지만 집권 후에 어떤 자리를 주고 안주고 하는 식의 대화는 없었다(웃음).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보고 가는 것이다. 설사 다소 오해의 부분이 있더라도 우리에게는 과거에 얽매일 겨를이 없다. 정권 교체라는 국민적 요구를 이루는 게 더 중요하다.”


-최고위원 경선 후 구민정계가 물러나고 민주계가 신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데 불만은 없나.

“한나라당은 민정 민주 공화 재야 등 다양한 정치 세력의 집합체다. 우리나라 정당 사상 가장 덩치가 크고, 가장 정체성이 복합한 야당이다. 또한 가장 교묘한 수법으로 야당 활동을 제약 받고 있는 야당이다. 서청원 대표는 지금 참 잘하고 있다. 이 후보와의 교감도 잘된다. 지금은 도와주자는 입장이다. 앞으로 잘하는 것은 도와주고 잘못된 것은 내부적으로 지적해 시정할 것이다. 그것이 당의 갈등과 분열의 요소로 작용한 것은 아니다.”


-이회창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를 제친 것이 이 후보의 인기 상승보다는 반 DJ정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반DJ 정서 때문만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 후보는 돈, 가신, 지역배경 같은 기존의 정치 관행을 갖고 있지 않지만 한나라당을 안정적으로 끌고 왔다. 한나라당 내에는 이 후보에 대한 신뢰의 바탕이 있다. 이 후보의 이미지는 상당 부분 왜곡돼 있다. 귀족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청빈한 가정에서 태어나 소탈하게 살아왔다. 이 후보가 가진 통찰력과 리더십은 강조돼야 한다. 이제 우리 나라도 명문 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의,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야 한다. 무한 경쟁 시대에는 국가 지도자 스스로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YS는 전직에 불과, 특별한 의미 안둬


-대선을 앞두고 YS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김 전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의 한 분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은 국가 혁신과 국민 대통합의 용광로가 되겠다는 입장에서 YS를 보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YS와의 관계를 유지ㆍ발전시켜야 한다.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공론화를 처음 밝혔는데.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개헌은 그간 집권 세력에 의해, 집권 말기에, 정권 연장이라는 음모적 차원에서 이뤄져 왔다. 이제 개헌에 대해 국민적 논의를 할 때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6/2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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