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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빅뱅 오나] 김근태 민주당 고문 인터뷰

"민주당 해체, 당명 변경도 각오해야"

“너무도 큰 충격입니다. 재난적 상황입니다. 모두가 멍한 상태입니다. 만나서 논의를 해도 모범 답안이 없으니까 답답하기만 합니다.”

민주당 김근태(55) 고문은 6월 15일 주간한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어떤 선택도 배제해선 안 된다. 필요하다면 당 해체나 당명 개정, 신당 창당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을 털어 놓았다.

김 고문은 “노무현 당으로 가는 것은 또 다른 1인 보스 체제로 오해 받을 수 있어 반대”라며 “국민에게 안정성과 신뢰성을 준다는 의미에서 ‘새천년 민주당’을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현 상태라면 8ㆍ8 재보선에서도 완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 김대중 대통령은 아들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결단을 내리고 민주당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노무현 후보 재신임과 관련해 “정치인은 정치적ㆍ전략적 판단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전당대회를 통한 준엄한 후보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는 점이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노후보 준엄한 재신임 받아야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 참패의 원인을 어떻게 분석 하십니까.

“무엇보다 권력형 부정 부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입니다. 저 자신을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국민이 기대한 만큼의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준엄한 심판입니다.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입니다. 1995년 지자제 선거가 당시 김영삼 전대통령에 대한 심판이었던 것처럼 이번은 그에 반대한 완전한 역전 현상입니다.”


-노무현 후보의 재신임 문제가 민주당 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데.

“준엄한 재신임을 받아야 합니다. 노 후보가 당시 경선 전략의 하나로 재신임안을 내놓았습니다. 정치는 공적인 발언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난해 연말 당내에서 쇄신파 운동이 벌어졌을 때 노 후보는 쇄신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채 ‘3,4월에 대선 후보를 확정하고 그 책임 아래 지자체 선거를 하자’고 주장 했습니다. 저는 ‘대선 후보는 지자체 이후에 뽑자’고 했습니다. 이제 그 말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 리더십은 자기의 전략적 판단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준엄한 재신임’이라 어떤 뜻입니까.

“전당대회를 열어서 노 후보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재신임을 물어야 합니다. 또 지자제 선거를 대선 후보 지휘 아래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평가와 결과에 대한 국민의 뜻을 물어 당 대의원들이 결정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노 후보 재신임이 부결될 경우의 대안 입니다. 재신임을 할 때는 그 문제까지 토론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수습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바꿔야 됩니다. 정치 개혁을 새롭게 점화해야 합니다.”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당의 해체와 신당 창당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8ㆍ8 재보선은 규모는 지자체 선거보다 작지만 정치적 의미는 훨씬 더 큽니다. 지금 거듭나지 않으면 재보선에서 완패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대통령 아들의 문제에 대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할 것을 다해야 김 대통령이 이룬 경제 위기 극복이나 한반도 평화정책 등의 성과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정치적 리더십은 이런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합니다.”


새천년 민주당에서 ‘새천년’ 빼야


-일각에서 새천년 민주당을 해체하고 개명 또는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데.

“그것을 주장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진짜 국민 정당, 진정한 민주 정당으로 거듭난다는 전제 하에 ‘민주당’이라는 이름은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노력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도 배제해선 안됩니다. (당 해체나 개명, 신당 창당은) 8ㆍ8재보선 전에는 불가능합니다. 민주당을 DJ 당에서 노무현 당으로 가자는 주당이 있는데 이것은 또 다른 1인 보스체제로 잘못 해석될 수도 있어 반대합니다.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자존심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도 있다. 당명을 고치는 것은 국민들에게 안정성과 신뢰성을 줄 수 있습니다. ‘새천년 민주당’에서 ‘새천년’을 빼는 것은 하나의 아이디어 입니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바꾸는 것은 마지막에나 고려해야 할 선택 입니다.”


-검찰이 김 고문의 경선자금 양심 고백을 문제시 하려는 것에 대해 ‘가혹하다’,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자신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쑥스럽지만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 자신이 과거 권위주의 시절 실정법을 어긴 것에 대해 되묻고 싶습니다. 상당수 정치인들이 ‘검찰이 기계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 ‘양심 고백을 자백 수준으로 격하해선 안 된다’고 말하는 점을 밝히고 싶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시 김 고문의 양심 고백을 의아해 했는데.

“아마 정치권 사람들이 의아해 했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잘했다’고 평가 했습니다. 지금은 돈과 지역주의가 정치의 리더십이 됐습니다. 돈을 동원하는 순서대로 대통령이 되는 식입니다. 그래서 정치 쇄신을 주장해 국민 경선을 하게 됐는데 또 다시 돈 선거 조짐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양심 고백)결단을 내렸습니다. 당내에서는 역풍이 몰아 칠 것이지만 국민은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의 지지로 당내 역풍을 뚫고 나가자’는 생각에 양심 고백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밖의 지지는 있었지만 조직화 되지 못한 반면, 안의 역풍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경선을 포기한 것입니다. 다만 양심 고백 이후 돈 쓰는 경선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자부심은 있습니다.”


-6월초 노무현 후보가 김 고문과 정동영 고문가 만난 것에 대해 ‘노후보=대통령, 김고문=총리’ 설이 있었는데.

“그런 얘기는 없었습니다. 대통령 아들 비리, 노무현 후보의 스타일 문제 등으로 지지도가 떨어진 현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논의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선 직전쯤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ㆍ야당이 정권을 잡을 것에 대비해 만들어진 내각)’ 문제를 검토했으면 합니다. 우리 헌법도 책임 총리제를 도입할 근거가 있습니다.”


노풍 조정국면, 팀 리더십 필요


-노풍을 되살릴 방법은.

“나는 비관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증시로 본다면 조정 국면입니다. 노풍은 3김 시대, 군사독재 시대와 달리 국민 경선이라는 참여 정치를 통해 나타난 것입니다. 국민은 그 다음으로 변화와 쇄신을 요구했는데 민주당은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아들 문제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분명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한국적 문화에서 (김 대통령과 매정하게 단절하는 것은) 노 후보에게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국민은 노 후보에게 보다 신뢰할 만한 안정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1인 보스 정치가 아닌 팀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노 후보는 노 후보 스타일로 가고, 노 후보에게 필요한 점은 다른 신망 있는 사람들이 함께 팀을 이뤄 해나가야 합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6/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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