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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균의 개그 펀치] 운전기사 괴담의 진실

연예인들에게 자동차는 움직이는 교통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워낙 바쁘고 이동이 잦은 연예인들에게 자동차는 어쩌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휴식처이자 모자란 잠을 잠깐이라도 보충할 수 있는 이동 수면실이고 대본을 외우며 촬영준비를 하는 연습실이기도 하다.

연예인들이 어느 정도 뜨고 성공을 하면 너도나도 크고 좋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도 단순한 과시욕이 아닌 자신의 존재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 같은 의미도 있는 것이다.

늘 타인의 시선에 노출돼 있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자동차안에서 만큼은 스타로서의 메이크업을 지우고 원래 본인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단단한 등껍질처럼 완벽하고 편안한 안전가옥에서 비로소 긴장된 정신을 잠시 이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안전가옥이라면 그 집을 지켜주는 집사도 필요한 법이다. 여기서 집사라고 하면 물론 운전기사들을 말한다.

어떤 연예인들은 자신의 운전기사를 ‘분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늘 항상 같이 움직이고 모든 스케쥴을 두루 꿰고 있는 운전기사들은 그래서 스타의 그림자들이다. 대부분 스타의 운전기사들은 연예인들의 소속회사에서 매니저와 함께 붙여주는 경우도 있고 연예인 스스로 아는 인맥을 통해 구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연예인들처럼 몇 년씩 오랜 시간 동안 인간적인 성실함으로 운전기사와 사이 좋게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마음이 안 맞아 소란이 이는 경우도 간혹 있다.

연예인 A는 최근 운전기사 때문에 황당한 일을 당했다. 그날 몇 건의 행사가 겹쳐서 A는 아주 분주했다. 마음도 급하고 시간을 칼같이 지키기로 정평이 나있는 그인지라 신경이 아주 예민해져 있었다.

“정확히 3시에 출발해야 하니까 어디 가지말고 있어. 화장실도 가지말고 대기하고 있어라. 아예 시동도 걸어놓고 있어. 이 행사 끝나면 바로 출발해야 한단 말이야.” “걱정마십시오.” A는 행사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뛰어나왔다.

그런데 시동을 걸고 자신을 기다려야 할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거의 눈이 뒤집힐 정도로 넓은 주차장을 몇 바퀴씩 뛰어다니며 자동차를 찾았지만 온데 간데 없고…. “아, 글쎄 이 정신 없는 놈이 나는 안태우고 저 혼자 가버린거야. 지금도 그 생각하면 머리가 아찔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도 안태우고 그냥 가버린거야. 상태가 안 좋다 안 좋다 해도 그 애처럼 상태가 안 좋은 애는 본 적이 없어.”

연예인 B 역시 운전기사 때문에 저승 문턱까지 가봤다고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젊은애라 똘똘하고 괜찮았지. 그런데 다음 촬영시간이 조금 늦었거든. 얘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데…. 신호무시, 속도무시하고 냅다 밟아대는데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어. 다리가 후들거려서 내리지를 못하고 한참동안 넋이 나갔었다니까.”

몇몇 연예인들은 운전기사를 두지않고 손수 운전하는 경우도 있다. 운전기사가 자신의 사생활을 떠벌리고 다닐까 봐 고민할 필요도 없고 운전하는 줄거움도 놓칠 수가 없고, 이래저래 혼자 다니는 게 속 편하다고 말들을 하지만 그래도 피곤한 스케줄 때문에 운전기사는 꼭 필요하다.

연예인 C 역시 운전기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우연히 만난 선배 D가 C의 얘기를 듣고는 반색을 하며 나섰다. “야, 내 기사 써. 사람이 아주 성실하고 진국이야.” “그럼 형은 어떻게 다니려구?” “나야 또 구하면 돼. 네가 친동생 같으니까 내가 특별히 소개해 주는 거야. 남 주기 아까운 사람이거든. 입도 무겁고 착하고 진짜 성실하다니까. 너 요새 되게 바쁘다며? 기다려봐, 내가 지금 인사 시켜줄게.”

D가 곧장 핸드폰으로 운전기사에게 연락을 하는데 몇 번을 걸어도 통화가 안됐다. 순간 D는 인상을 확 구기더니 이렇게 씨부렁거렸다. “야, XXX, 전화 꺼놓고 또 어디 간 거야. 허구 헌날 말썽이네. 내가 이자식을 안 짜르면 사람이 아니다.”

입력시간 2002/06/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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