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톡스, "10년은 접고 들어가요"

주름제거 시술 대유행, 눈꼬리 주금에 특효

미국에서는 요즘 보톡스 때문에 할리우드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정치인들도 이미지 관리를 위해 비공개로 보톡스를 사용한다.

그런 현상은 국내라고 예외가 아니다. ‘젊고 아름다운 외모는 곧 자신감이자 경쟁력’이라고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젊음을 유지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인기 성형시술의 하나가 바로 보톡스를 이용한 주름살 제거 치료다. ‘보톡스(Botox)’란 본래 미국 앨러간사의 상품명이다.

클로스트리디움이라는 식중독균이 만들어낸 신경을 마비시키는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 성분을 갖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근육이 수축하도록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근육을 마비시킨다.

마치 전화선을 빼버리면 전화기 자체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도 전화기의 기능이 정지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부패된 통조림 등을 먹으면 생기는 클로스트리디움 식중독에 걸리면 보툴리눔 독소에 의해 전신의 신경이 마비되어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물질이다.


FDA 승인으로 안전성 입증

보툴리눔 독소는 사시(斜視)나 사경(斜頸), 뇌성마비 환자 등 근육이 불필요하게 수축하거나 과도하게 작용하여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용 목적으로 쓰여진 것은 1980년대 중반 눈꺼풀에 생기는 경련을 치료하거나 미간의 주름을 완화시키는 데에 기대 이상의 결과를 거두면서부터다. 최근 미용 목적으로 보톡스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FDA의 승인을 얻으면서 전세계적으로 보톡스 붐이 일고 있다.

인체의 얼굴에는 찡그리거나 웃을 때에 안면 근육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동적(動的) 주름인 ‘표정 주름’과 아무 표정을 짓지 않고 얼굴을 완전히 이완시킨 상태에서도 잡혀있는 ‘정적인 주름’이 있다.

나이가 들면 오랜 세월 반복 작용해온 표정 주름 때문에 이마나 미간 눈꼬리 등의 특정 부위에 고정된 정적인 주름이 생긴다. 보톡스는 이런 부위의 안면 근육 일부를 마비시켜 인상을 쓰거나 웃어도 깊은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해준다.

또 치료 받은 부위에 미세한 부종을 유발시켜 피부 탄력을 좋게 해 젊은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표정주름이 반복되어 고정된 깊은 주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다.

보톡스는 원하는 부위에 소량만 주사하여도 충분해 치료 과정이 아주 간편하다. 주사 직후에도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아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시술을 받은 후 2~3일이 지나면 체감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약 1주일만 지나면 충분한 효과가 나온다. 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고정된 주름에는 효과없어

이마에 보톡스 치료를 받은 한 중년 남성이 1주 후 “마치 다리미로 다린 듯이 주름이 펴졌어요” 라고 말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기도 한다.

보톡스 치료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부위는 이마의 가로 주름, 미간의 세로 주름, 콧등의 주름, 눈꼬리의 주름 등으로 기존의 어떤 수술적인 방법에 손색 없는 효과를 보인다.

특히 눈꼬리 주름에 있어서는 보톡스에 대적 할만한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입가의 팔자 주름이나 목의 주름 등에는 효과가 별로 없는 편이다. 표정을 짓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골이 져서 고정된 정적인 주름에는 효과가 없다.

최근에는 하악각부 부근에 보톡스를 주사하여 턱 근육의 일부를 마비시켜 근육 위축 효과를 유도, 얼굴 아래 부분과 턱을 작고 갸름하게 보이게 하는 시술도 유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치료법이 수술을 하지 않고도 기존의 하악각부 절제 수술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광고하고 있으나, 근육에만 작용하는 보톡스의 원리 때문에 뼈를 교정하는 수술을 대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다. 이외에 손이나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의 치료에도 보톡스가 쓰인다.


시술효과 6개월, 반복치료가 단점

보톡스의 단점도 있다. 시술 효과가 대략 4~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정한 반복해 치료를 받아야만 충분한 효과를 유지 할 수 있다.

치료 횟수가 거듭될수록 마비된 근육이 점차 위축돼 약화되므로 꼭 6개월 마다 반복하여 주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3차례 반복해 치료를 받으면 주름이 생기는 기간도 점차 길어져 자주 보톡스를 맞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일부 의사들이 광고 하듯이 몇 차례 반복 주사하면 영구적인 효과가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보톡스 시술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 눈꺼풀이 무거워지거나 사무라이 눈썹처럼 눈썹의 바깥쪽이 위로 치켜 올라가는 모양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한달 이내에 사라지는 일시적 현상이지 영구적으로 남는 문제는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이런 현상도 적절한 보완 조치로 쉽게 조절이 가능해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눈꺼풀이 늘어지거나 눈 아래가 층이 지고 불룩하게 보인다거나 피부의 탄력이 없고 주름이 지나치게 깊은 경우라면 수술 성형이 더욱 효과적이다.

논란도 많고 단점도 있지만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의학이 발전하면서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보다 오래 유지하고 아름답게 보이고자 하는 욕망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행복의학의 하나로써 보톡스를 보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수술없는 주름제거 치료법
   

수술을 통하지 않고 간단하게 주사를 이용한 주름 제거 치료법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주사 시술은 주름 성형수술과 같은 영구적인 교정 효과는 없지만 시술이 간단하고 수술 직후 붓지나 흔적이 남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보톡스(Botox) 주사 시술 외에 디스포트(Dysport)란 제품이 나와 있는데 그 성분이 동일해 효과도 거의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반대로 표정을 짓지 않아도 고정된 주름이 이미 생겨있는 경우(정적 주름)에는 콜라겐이나 히알루론산과 같은 피부 구성 물질을 진피 내에 주입하여 꺼져 있는 주름 선을 돋구어 줌으로써 주름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콜라겐이나 히알루론산은 정상적인 신체 구성 물질이라 별다른 부작용은 없는 안전한 치료법이다. 이외에 인간의 진피 성분으로 만들어진 다른 주사제들도 있으나 흔히 쓰이지는 않는다.

실제 임상적으로는 보톡스와 히알루론산을 주사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개개인의 주름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되며, 두 가지 치료법을 동시에 사용하여야 충분한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인호 인화성형외과 원장 inhwaclinic.co.kr

입력시간 2002/06/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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