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민주당 재경선 절대 참여 안한다"

박근혜(50) 미래연합 대표는 “8ㆍ8 재보선 후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 재경선 출마 제의를 해오더라도 절대로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6월 19일 주간한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는 정책 등 여러 면에 너무나 다르다”며 “기존 정당에 참여할 생각이었다면 아예 신당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권력욕에 따른 야합에 불과하다”고 말해 민주당 재경선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 이인제 전고문, JP의 자민련, 정몽준 의원 등과의 4자 연대나 합당에 대해 “합당은 어렵고, 연대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부정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정치 현실에 따라 여러 정치 현안들을 같이 해보자고 이야기 할 수는 있다.

거기서 좋은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 놓았다. 단 자민련에 대해서는 “뜻 맞는 사람을 영입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초등학교 동창인 정몽준 의원과 아직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며 정 의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대표는 “미래연합은 당헌 당규에 따라 반드시 대통령 후보를 낼 것이며 후보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 의사를 시사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도 마음이 너무 안 맞는다”며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국민에 대한 사명감 때문에 당에 건의를 했는데 수용되기는커녕 견제를 받고, 왕따를 당해 더 이상 있을 수 없어 탈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기종정당엔 참여 안한다

-당 대표로 첫 선거를 치른 소감은.

“창당 한지 일주일 만에 선거를 하게 돼 준비 시간이 없었습니다. 당의 이름도, 후보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치르다 보니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방을 다니면서 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냉담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번처럼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ㆍ8 재보선 때 독자 후보를 낼 계획이십니까, 아니면 다른 정당과 연합 후보를 낼 생각입니까.

“(정당간)연합은 생각해 보지 않고 있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당에서는 후보를 낼 것입니다. 기준은 연고나 인맥, 지역, 학연을 모두 배제한 인물들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 있고, 당의 취지와 맞고, 국가관이 뚜렷한 정말 바른 분들을 공천할 생각입니다.”

-자민련에서 합당이나 연합 같은 제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공식적으로 그런 제의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정당이라는 것이 본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끼리 모이는 것 아닙니까? 그런 분들을 영입해 힘을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박 대표나 정몽준 의원을 영입해 8ㆍ8 재보선후 대선후보 재경선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 재경선에 나서 달라는 제의가 올 경우 수용할 의사가 있으십니까?

“그것은 안 되는 거지요. 정당이란 이념이나 정책에 있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곳입니다. 제가 굳이 어렵게 당을 창당한 것도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는 분들과 뜻을 합쳐 해보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기존 정당에 그냥 남아 있거나, 다른 정당에 들어가면 되는 것이지 왜 어렵게 신당을 만들겠습니까. 그런 것을 무시하고 그냥 기존 정당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권력욕만을 따라 움직이는 야합이 될 것입니다. 그런 것은 안됩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는 교류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그 분(노무현 후보)과 저는 여러 면에서 너무나 다릅니다. 정책 등에서도 저하고 너무 생각이 다릅니다.”

-정몽준 의원과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고 있는데 정 의원과 정치적으로 함께 할 생각이 있습니까.

“아직 그런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상대가 있는데 제가 일방적으로 얘기할 수도 없는 거구요. (동창 관계는) 그 당시는 몰랐고 나중에 알았습니다.


정 의원과는 구체적 얘기 안해봐

-정치적으로 보실 때 정몽준 의원과는 뜻이 맞다고 보십니까.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을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에 가끔 테니스를 하고 그랬는데 정치적 이야기를 해본적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창당이다, 지방선거다 해서 바빠 근래에는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이인제 전 고문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이탈 의원들과 JP의 자민련, 정몽준 의원과의 4자 연대가 이야기가 나오는데.

“합당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연대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동안 제가 생각했던 것은 당을 만들었으니까 뜻을 같이 하겠다는 사람을 영입해 가자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당을 만든 사람 입장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정치 현실에 따라 이런 저런 정치 현안들을 같이 해보자고 이야기 할 수는 있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좋은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항간에 ‘정 의원=대선후보, 박 대표=총리나 당대표’설이 있는데.

“시나리오지요. 구체적으로 이야기 된 것은 없습니다. 우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가 의기 투합돼야 합니다. 전 국민이 바라는 신선하고 깨끗하고 바른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미래연합이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미래연합의 생명입니다. 이런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실천 의지가 있다는 것이 첫번째고, 그런 후에는 힘과 역량을 키워서 나라를 발전시키느냐가 다음 문제가 될 것입니다.”

-기존 정치인 외에 외부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제가 생각할 때 저런 분이면 좋겠다는 분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상태라 일방적으로 밝힐 순 없습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제왕적 당 운영에 반대해 탈당을 했는데 이 후보를 평가한다면.

“그 분(이회창 후보)과 저는 마음이 너무 안 맞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 당에서 더 이상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제의한 것을 안받아 들여 저로서는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절망한 채 ‘그런 것은 받아 들이지 못하는 당이구나’ 하고 포기하고 나온 것입니다. 본래 남한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성격이 아닌데, 한나라당 있을 때는 모든 사안에 대해 끊임없이 제안 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정치할 이유가 없다는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좋게 넘어간다면 저도 당내에서 눈총을 받거나, 견제를 받거나, 왕따를 당할 일이 없었겠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몇 년 국회의원 배지를 단다고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차라리 (정치를) 안 하는 게 더 낫지요. 정말 잘해 보려고 한 것입니다.”

-미래연합이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란 어떤 것입니까.

“정치 개혁입니다. 21세기 한국이 경쟁력이 있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 정치 개혁입니다. 정치 개혁이란 근본적으로 정당 개혁 입니다. 당리 당략이 아닌 국익을 최고의 신앙으로 여기는 정당을 만드는 것입니다. 연고주의나 학벌, 지역, 인맥이 아닌 정책과 능력 위주로 참신한 인재들을 수용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당을 운영해 투명한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기존 정당에선 정책 개발에 써야 할 국고 보조금이 당 지도부의 사금고로 전락 했습니다. 미래연합은 바로 이런 것들을 바꿔 나갈 것입니다.”

-미래연합을 이념적으로 규정한다면.

“한마디로 규정하라고 한다면 ‘보수’ 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당이 어떤 비전을 갖고 21세기를 대비 하느냐는 것입니다. 미래연합은 4가지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교육 의료 인사 등의 당면한 문제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 국민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남북간의 신뢰구축을 통한 평화 정착과 교류를 통한 공동 발전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탈정부, 탈규제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경제를 구축해 한반도를 21세기 국제 물류기지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맹방과의 공조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가진 국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12월 대통령 선거에 독자 출마할 계획이 있으십니까.

“저는 그 동안 대선에 나가겠다고 한적이 없습니다. 다만 한나라당에 있을 때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 하겠다고 한 것이 전부입니다. 이제 창당을 했으니 (대선 후보는)당헌 당규에 따라서 정해질 것 입니다. 미래연합은 반드시 대선 후보를 낼 것입니다. 대통령은 본인이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다수의 지지를 받고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뒤늦게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는.

“저는 자유롭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IMF 외환위기 사태를 당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망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번득 들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울컥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나라가 어려울 때 나는 아무 일도 안 했구나’ 하는 자책이 들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던지고 정치에 나왔습니다. 한때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던 것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갈리고 있는데.

“아버지가 정치를 하던 시절에는 산업화와 민주화 중에서 우선 산업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본 분들에게는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아버님이 못다 이룬 민주화를 미력하나마 제 힘으로 완성시켜 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을 때도 7ㆍ4남북 공동성명에 대한 말을 했습니다. 선친 대에서 이루지 못한 평화정착을 우리 세대에서 완성시켜 보자고 제의했고, 김 위원장도 ‘약속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동생 지만씨가 최근 다시 검찰에 기소됐는데.

“지난 번에 면회를 다녀 왔습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남동생은 그간 사업에 의욕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잘해 왔습니다. 정치를 하는 누나 걱정도 많이 하고, 선거 때는 와서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모두 흉탄에 돌아가셨는데 미치지 않은 것만도 사실 기적입니다. ‘이것을 극복하고 사업가로 행복하게 사는 구나’ 했는데 또 그렇게 돼서 가슴이 아픕니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송영웅 기자

입력시간 2002/06/28 21:11


송영웅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