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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미의 홀인원] 투철한 직업관과 헝그리 정신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우리 축구 대표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을 국민들에게 안겨 주었다.

다소의 아쉬움이 있지만 태극 전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정말 우리 선수들은 열심히 싸웠다.

월드컵이 끝나자 많은 국민들이 무기력증에 빠졌다. 마치 아마추어 골퍼가 고대했던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난 다음의 허탈감이라고 할까. 목표가 사라진 뒤에 엄습하는 공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 필드나 연습장을 가는 아마 골퍼들은 백스윙할 기운도 없다며 하소연한다. 월드컵 기간 중 한국 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열심히 운동하고 빨리 가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야지!"라며 스스로를 독려했지만 지금은 다들 "너무 잘했는데 아쉽다"고 한탄만 한다.

우리 대표팀이 찌는 듯한 날씨에도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을 성난 말처럼 뛰어다는 것을 보면서 같은 프로 선수로서 ‘정말 대단한 정신력을 가졌구나’ 라고 생각했다.

정신력은 체력을 기초로 한다. 불굴의 정신력은 강인한 체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과 굳은 의지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고된 훈련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했을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이번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예전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팀 주전 중 상당수가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무명들이라는 점이다.

어린 시절 한때 웨이터 생활을 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편부 슬하에서 자란 선수도 있다. 한마디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선수가 어느 때 보다 많았다. 강한 체력은 강한 정신력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의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이것은 다름 아닌 ‘헝그리 정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헝그리 정신 하면 흔히 ‘가난’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데 프로 선수 입장에서 보면 이 말은 결코 나쁜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력으로 무장한 투철한 직업 정신을 뜻한다.

이런 정신력이 있어야 수많은 갈등과 좌절 속에서도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 아마 우리축구 대표 선수들도 이런 정신력을 통해 혹독한 훈련을 잘 참고 견뎠을 것이다. 좋은 결과는 바로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상대비교가 된 탓이겠지만 국내 골프 선수들은 헝그리 정신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골프는 개인 운동이기 때문에 훈련 상황이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또한 골프는 멘탈 게임이라고 할 만큼 정신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정신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미국 무대에서 한국 골프의 기개를 펼치고 있는 박세리와 김미현 프로나 최경주 프로는 어느 면에서 헝그리 정신에서 나온 강인한 승부욕을 가진 대표적인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PGA나 미LPGA 투어처럼 경기수가 많은 투어 무대에서 오랫동안 성공하려면 ‘골프를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라’고 말한다. 가능한 한 부담감을 털어 버리고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라는 뜻이다. 물론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즐기는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양 선수들과 견줄 수 실력을 갖춰야 한다.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의 골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투철한 정신력과 강한 체력을 먼저 연마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자극제는 역시 헝그리 정신이다.

개인적으로 박지은 프로를 좋아한다. 여자 프로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장타력과 뛰어난 체력, 여기에 완벽한 현지 언어 구사력 등 국내 선수 중에는 가장 여건이 좋은 선수다. 이런 타고난 탤런트에도 불구하고 박 프로는 박세리나 김미현 프로에 비해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다.

실력이나 여건으로 볼 때 박지은 프로는 이들에 뒤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역설적이지만 박지은 프로가 박세리나 김미현 프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건이 더 낫다는 것 뿐이다.

개인적으로 박지은 프로에게 직업적인 멘탈리티가 조금만 더 강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렇게 되면 박 프로는 아마 세계 정상에 우뚝 설 것이다.

이젠 운동에서 단지 '프로'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정도 못 받는다. 우리 축구 대표팀을 보면서 강한 정신력과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번 가슴 깊이 깨달았다.

박나미 프로골퍼 nami8621@hanmail.net

입력시간 2002/07/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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