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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자본의 비뚤어진 힘

“나무가 하늘까지 자라날 거라고 믿었던 (탐욕의) 시대가 끝났다. 대중은 한때 주지사보다 더 강력하고 명예로운 존재로 대접했던 경제의 주체 CEO들을 더 이상 영웅으로 보지 않는다.”

잇따른 기업들의 스캔들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의 반응이다. 그 동안 미국 자본주의는 세계인들에게 투명성과 신뢰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으며,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세계 자본주의의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엔론, 월드컴의 회계분식과 다른 메이저급 기업들의 회계 분식에 대한 풍문들이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기업의 뚜렷한 특징으로 여겨져 왔던 주주이익 최우선, 분기별 실적공개, CEO에 대한 스톡옵션, 그리고 복잡한 회계규정에 대해서 가혹한 비판을 퍼붓고 있다.

그 요지는 지나친 주주이익 우선 주의는 기업의 안정대신에 주가 상승에만 골몰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고, 분기별 실적공개는 장기적인 안목도 없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단기적인 이익에 치중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CEO에 대한 스톡옵션은 자기 자신의 보상을 높이기 위해서 실적을 뻥튀기 하는 의사 결정을 유도하고 있으며, 복잡한 회계규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회계조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이 만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의 기업제도는 미국식 제도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서 제도 개선을 해 오고 있기 때문에 강 건너의 불 같은 사건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탐욕으로 움직이는 제도이다. 탐욕이란 엔진 때문에 자본주의가 돌아간다. 그리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자본주의는 자본(Capital) 플러스(+) 주의(ism)이다. 그러니까 모든 것의 중심에는 자본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일부 미래학자들은 자본이 기술이나 인재와 대등한 관계에 가까이 다가설 것으로 내다보지만 나는 세월이 갈수록, 세상이 글로벌화 되면 될 수록 자본의 힘은 더욱 거세어 질 것으로 내다본다.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 정치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범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경제에서 정치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역은 날로 좁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반해서 대기업들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기업들이 자신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 무제한적인 최고의 경제적 자유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나라들은 자국 내에 우수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최고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의 장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에겐 정말 황금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탐욕은 먼저 시장의 힘으로 제어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가진 자체의 결함은 많은 정보의 은폐를 오랫동안 충분히 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일단 기업들이 개인기업으로 운영될 때와 상장기업으로 운영될 때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자유의 확대와는 별개로 상장 기업들은 자본시장을 충분히 활용하는 대가로 그리고 자금을 공급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기업지배구조와 회계에 관해서는 더욱 엄격한 규율을 요구 받아야 한다.

물론 어느 정도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경제적 자유의 확대가 기업들의 책임과 의무의 면제라는 형식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

기업 제도가 진화해 온 역사는 기업 스캔들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온 역사라 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지적하는 미국 기업의 네 가지 제도 역시 어떤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

여전히 미국식 기업제도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존하는 제도 가운데 차선책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 제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기 보다는 제도가 가진 한계점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접근해야 한다.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은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얻어질 수는 없다. 탐욕의 힘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기업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은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

입력시간 2002/07/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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