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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인제 개인약수

땀 한 바가지도 아깝잖은 빼어난 물맛

'여행은 삶을 비추는 거울' 이라는 말이 있다. 사는 일에 지치고 힘들 때 사람들은 여행을 떠올린다.

일상의 모든 것들로 부터 완벽하게 탈출하면 할수록, 인생이란 행로에서 조금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알 게 된다.

조금은 초라한 자신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힙을 얻는다.

내린천 물길 깊은 곳, 개인산 골짜기에 자리한 개인약수는 조금 고독하게 여행을 즐기며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세상 모든 인연의 끈은 잠시 놓아두고 혼자가 되어 자신의 내면으로 걸어가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꼭 한번쯤은 찾아가 볼만한 곳이다.

시린 계곡물 소리가 소름 돋게 울리는 허름한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산길을 더듬어 올라 내장까지 찌르르 울리는 시원한 약수로 속을 달랜다. 숲속은 한낮에도 어둠이 지배한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중에서 잠시 현재가 아닌 과거, 혹은 미래의 나와 마주치게 된다.

상남에서 446번 지방도를 이용해 내린천을 따라 8㎞쯤 가면 미산리 버스종점이다. 미산리는 조선시대 병에 걸린 양반들의 피병지로 이름난 곳인데 율곡 이이와 너도밤나무에 얽힌 재미난 사연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버스 종점에서 강물을 항해 납작 엎드린 시멘트 다리를 건넌다. 얼마쯤은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지만 금세 끝이 나고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

이게 정말 길일까 싶을 정도로 험한 길인데 조심해서 운전하면 승용차도 충분히 갈 수 있다. 다리를 건너서도 차를 타고 30분쯤 가야 개인동에 닿는다.

말이 30분이지 차 한 대 비껴갈수 없는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꽤 멀다.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하고, 능선을 따라 계곡을 향해 한참을 파고들어야 한다.

개인동에서 개인약수까지는 산길로 30분 거리다. 짙은 이끼를 핥으며 떨어지는 계곡물소리가 시원한 계곡이다. 개인약수는 1893년 함경도에서 온 지덕삼이란 포수가 발견했는데 고종황제에게 이 물을 진상하고는 말 한필에 백미 두가마, 광목 백필을 하사품으로 받았다고 하니 물맛이 어떤지는 굳이 따져 물을 필요가 없다.


산 휘도는 내린천 드라이브 일품

개인약수는 차에서 내려 한달음이면 도착할 수 있는, 저자거리를 방풀케하는 그런 약수가 아니다. 개인약수를 먹기 위해서는 발목이 시큰할 정도로 다리품을 팔아야 하고, 땀 한 바가지는 고스란히 흘려야 한다.

땀을 흘리고, 나무가 내뿜는 신선한 향기에 취한 후에 마시는 약수 한 잔의 맛. 경험해보지 않은이는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약수터 주변에는 돌무더기가 무리를 지어있고, 그 돌들을 층층이 쌓아놓는 돌탑이 있다. 심마니들이 제를 올리는 성황당이 있고 손을 담그기도 두려운 시린 계곡물이 흐른다.

개인산 깊은 품에 자리한 약수터에는 산새 울음소리조차 끊겨 적막하기 짝이 없다.

개인약수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내린천 드라이브다. 미산리에서 홍천군 창리를 잇는 도로공사가 최근에 끝났다. 산을 껴안고 휘돌아가는 강물의 빼어난 자태를 즐긴다.

그 길을 따라가면 천길단애의 깎아지른 산세가 툭 터지는 곳이 있다. 살둔이다.

그 옛나 오지 여행가들이 내린천을 따라 몇시간씩 걸어서 찾아가던 곳이다. 살둔에는 30년쯤의 역사를 가진 살둔산장이 있다.

장작불로 달구는 살둔산장의 아늑한 방에서 잠을 자 본 이들은 두고두고 그 기억을 잊지 못한다.


■ 길라잡이

내린천으로 가려면 서울에서 양수리-양평(6번 국도)-홍천(44번 국도)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른다.

홍천에서 양양으로 가는 56번 국도를 거쳐 내면 율전리에서 상남으로 가는 31번 국도를 탄다. 상남에서 내린천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8㎞가면 미산리가 나오고 여기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6㎞쯤 가면 개인동이다.

내린천을 따라 살둔을 거쳐 창촌으로 나오면 56번 국도다. 운두령을 넘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홍천을 경유해 홨던 길을 되짚어 돌아올 수 있다.


■ 먹을거리와 숙박

개인약수로 가는 길목인 개인동에는 오봉산장(033-463-3300)과 개인산장이 있다. 고개를 젖혀야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곁에 물소리가 시원한 계곡이 있다. 숙박할 수도 있다.

산속에 놓아 기른 토종닭이 별미다. 엄나무를 넣어 삶아 육질이 쫄깃하며 국물로 죽을 쒀준다. 3만원. 개인산에서 나는 산채로 차리는 구수한 밥상도 입맛을 당긴다.

김무진 여행칼럼니스트 bsdsgun@lycos.co.kr

입력시간 2002/07/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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