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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 선택은 절반의 '악수'

'언론·국민검증'서 잇단 의혹으로 곤욕, 인준과정서 논란 예고

정치권에서 7ㆍ11 개각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의혹도 계속 불거지고 있다.

해방이후 첫 여성 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 장남의 국적 문제 등에 대한 의혹 제기와 해명이 ‘엇박자’를 보이며 앞으로 인사청문회 등 국회의 총리인준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장남 국적문제 석연치 않은 해명

장 총리서리는 장남(29)의 국적 문제가 논란을 빚자 12일 오후 김덕봉 공보수석을 통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문제는 아들이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 총리 서리는 1시간 후 “아들과 상의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다시 발표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생각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장 총리서리는 전날 저녁 아들로부터 “제 국적 문제가 시끄러운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방법이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으나, “어머니가 총리가 된 것과 네 인생은 별개이니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장 총리서리는 11일 “미국 대사관에서 부모가 아이의 국적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했으나 우리 법무부에서 ‘의법처리’ 운운하는 바람에 놀라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으며 나중에 커서 아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법무부는 “1977년 당시 국적법은 17살 이전에만 국적을 선택하면 문제 삼지 않았다”며 “그 때나 지금이나 4세 어린이에 대해서는 국적을 문제 삼지 않고 있다”고 밝혀 장 총리서리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장 총리서리 장남이 국적을 포기한 지난 77년 당시 이중 국적자들의 호적정리를 종용하는 제도가 있었다”며 당시 사용됐던 서약서 형식을 공개했다.

법무부 장관 명의로 된 ‘국적정리서약서’란 제목의 서식에는 부모가 한국인이고 외국에서 출생한 이중국적자가 국내에 체류할 경우 2개월 내 국적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서약서 끝에는 만일 정해진 기간 내 국적을 정리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조치’를 받아도 이의 없음을 서약한다고 명시돼 있다. 법무부의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을 갖는다.


주민등록 등재, 의료보험 혜택도

특히 장 총리서리의 장남이 한국국적을 포기한 이후에도 주민등록에 계속 올라있고, 외국국적 보유자에게 불가능한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 총리서리의 남편인 박준서 연세대 교수(신학과)는 주민 등록상 기재 사실과 관련,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다른 고민을 해보지는 않았다. 무언가 착오가 있어 남아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 동안 아들 앞으로 선거권을 행사하라는 통지가 여러 차례 왔지만 10년 이상 외국에서 생활해 한번도 선거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 교수는 또 의료보험 혜택과 관련, “솔직히 의료보험 혜택을 한번도 안받았다면 거짓말이다. 가끔씩 귀국해 국내에 머무는 동안 병원에 갔으니 보험혜택을 받았을 것”이라며 의료보험 혜택 사실을 시인했다.

이처럼 주민 등록상 기재와 의료보험혜택이 단순한 ‘행정상의 오류’ 때문 인지 앞으로 추가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학력기재 뒤늦게 정정소동

총리실이 이화 여대에서 넘겨받아 언론사에 배포한 이력서에는 장 총리서리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이화여대 홈페이지를 비롯해 이대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은 일부 언론사의 인물정보란에도 같은 내용으로 표기돼 있다.

그러나 확인결과, 장 총리서리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을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장 총리서리는 “명백하게 잘못된 표기이며, 평소 지인들에게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이라고 얘기해 왔다”고 해명했으나, 잘못된 표기를 알고도 정정을 요구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

총리실 관계자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은 미국의 3대 명문 신학대학원으로 여기 출신임을 감출 이유가 전혀 없으며, 장 총리서리는 또 이에 앞서 미국 최고 명문 중 하나인 예일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만큼 굳이 프린스턴 대학 이름을 빌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은 상당 부분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학력 의혹이 제기된 직후 이대가 보여준 대응방식은 총리실의 해명을 희석시켰다. 이대는 7월 11일 학교 홈페이지의 장 총리서리 이력서를 황급히 고쳤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대 홈페이지에 올라있던 장 총리서리의 한글 이력서 학력란에는 ‘미국 PRINCETON(프린스턴) 대학교 신학대학원 졸(Ph.D)’이라고 적혀있었으나 오후 들어서는 ‘대학교’가 삭제되고 ‘미국 PRINCETON 신학대학원 졸 (Ph.D)’로 변경됐다.


이희호 여사 입김 사실인가

정치권 일각에서 장 총리서리가 이희호 여사의 추천으로 총리서리에 임명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총리서리를 대통령 부인이 사적인 친분으로 추천한 것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러나 “이희호 여사와 장 총리서리는 이대 16년 선후배 사이로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에 YWCA연합회 총무시절을 할 때 장 총리서리도 YWCA일을 같이 해 그 무렵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며 “이희호 여사가 김 대통령과 결혼할 때 ‘정치인과 결혼하면 고생이 많을 텐데’라고 우려할 정도로 김 대통령과는 무관한 사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 장 총리서리가 발탁되는 과정은 어디까지나 장 총리서리의 개혁성을 평소 눈 여겨 봐온 김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것이지, 이 여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활란상 제정, 친일문제에 모호한 태도

장 총리서리가 이화여대 총장 시절인 1998년 ‘김활란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주도하면서 ‘김활란상’을 제정함으로써 친일 인사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했던 전력도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장 총리서리는 친일행적이 확인된 ‘김활란 여사 기념사업’에 적극 참여한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공식적 해명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화여대는 김활란의 일대기를 주제로 70여장의 사진과 업적 등을 실어 ‘여성의 빛,김활란’이라는 제목의 사진첩을 발간해 동문과 사회지도층에 발송하는 등 시민사회 진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활란 기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었다.


일부 언론 땅투기 의혹 제기

총리실은 7월 13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장 총리서리의 경기도 양주군 백석면 기산리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총리실은 문화일보의 ‘장 서리 50억대 땅 공동소유’ 보도와 관련, “1988년 이화여대 교수 재직 당시 동료교수 5명과 함께 3,000만원씩 모아 노후에 노인복지시설을 건립, 함께 모여 살자는 취지로 구입한 것”이라면서 “현재 공시지가는 총 2억5,198만5,00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또 “장 서리의 지분은 6분의 1인 4,200만원 정도에 불과하며, 특히 임야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거래가 거의 없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도 “당시 노인이 되면 외로울 테니 노인복지시설에서 함께 의지하며 살자는 취지에서 땅을 샀다”며 “당초엔 복지시설 건립을 시도하면 복지부 등에서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고 몇 차례 건립을 추진했으나 절차도 복잡하고 건립비용 조달도 어려워 지지 부진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문화일보는 장 서리가 80년대 말 기산리 일대 임야와 대지 1만4,600여평(대지.잡종지 1,600여평, 임야 1만3,000평)을 동료교수 5명과 함께 공동 매입했으며, 현재 시가가 50억원 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또 “매입 당시 평당 1만원 수준이던 땅값이 현재 대지와 잡종지의 경우 평당 최고 70만-80만원, 임야는 평당 평균 30만원까지 올라 34배나 폭등했으며, 구입 목적이던 복지재단 추진도 10년째 사업에 진척이 없다”며 투기의혹을 제기했다. <

한편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국적 문제가 자질시비로 비화되는 것에 대한 찬반논쟁도 뜨겁다. 특히 이전 몇몇 장관들이 가족의 국적문제로 능력을 검증 받기도 전에 퇴임한 전례가 있어 장 총리서리를 계기로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적문제가 자질과 상관없다는 측은 국가운영의 능력을 갖춘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젊은 시절 미국 등 해외유학 경험이 있고, 유학시절 자녀를 얻은 상황을 감안할 경우 자녀들의 국적문제로 자질을 따지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세계화의 시대 흐름 속에서 가족의 국적문제를 문제 삼는 것은 자칫 국수주의에 치우칠 수 있다면서 이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국가관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직자의 국정운영 능력은 개인차원의 능력뿐 아니라 국가에 대한 애국심과 사명감에서 비롯되는 만큼 가족들의 국적문제는 중요한 평가요소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적문제에 대한 일관되지 않은 처리도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송자 전교육부장관(2000년)과 박희태 전법무부장관(1993년)은 자녀들의 이중국적문제로 비롯된 사퇴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낙마했다.

반면 부인과 두 자녀가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양성철 주미대사는 2000년 5월 취임시 강한 사퇴압력에도 불구, 물러나지 않았다.

김경철 차장 kckim@hk.co.kr

입력시간 2002/07/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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