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명바기가 열 받게 하네"

‘올 여름 무더위는 이명박 서울 시장이 책임진다’.

잇따른 돌출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이명박 서울 시장은 인터넷상의 ‘엽기 갤러리’ 등 유머 도메인에서 기발한 패러디 사진의 공세를 받고 있다. 일련의 ‘명바기 시리즈’가 그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아들을 등에 업고 나온 이 시장의 등을 두드려준다. “담부터 그러지마”라는 히딩크의 한마디에 이 시장은 “예, 동구형”이라며 고개를 푹 수그린다.

이 시장의 왼쪽 눈언저리에는 시퍼런 멍까지 들어 있다. 히딩크의 유명한 어퍼 컷 골 세리머니에 얻어 맞았다는 암시가 곁들여져 있다.

영화 배우 최민식 등 인기인 9명이 프로 레슬러로 등장한 영화 ‘반칙왕’ 포스터의 한가운데 인물도 이명박 시장이다.

반칙왕들 중 왕이라는 조롱이다. 또 최민식과 함께 기차표를 예매하러 온 이명박 시장의 사진에는 시정은 내팽기고 놀러만 다니는 시장이라는 비아냥이 담겨져 있다.

이 합성 사진의 한 귀퉁이에는 최근 사이버 공간에서 남을 깔볼 때 쓰는 말인 “아햏햏”가 행선지 표지처럼 붙어 있다.

3월께부터 사이버 공간에 또 돌고 있는 “아햏햏”라는 말은 엽기적인 상황, 어이없이 웃길 때, 왠지 조롱하고 싶을 때, 재미 있을 때 등 여러 상황에서 쓰이는 신조어다.

지금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는 ‘아햏햏한 이명박 시장’이란 말이 좋은 예다. 2002 한일 월드컵 기간 중 스파이더 맨 팬티 바람에 망토 차림 덕택에 거리 행진의 총아로 떠올랐던 한 응원단의 얼굴도 이 시장의 웃는 모습으로 대체해 놓았다.

염영남기자

입력시간 2002/07/19 16:12


염영남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