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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이트] 깜찍한 신세대 이요원

"망가졌지만 신나는 오버였어요"

이요원(22)이 신비의 베일을 벗었다. 아니 망가졌다. 최근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서프라이즈’에서 친구의 애인과 사랑에 빠지는 깜찍한 신세대로 출연, 180도로 변신했다.

“하나의 도전이었어요. 그 동안 새침하고 우울한 이미지의 역할들을 주로 맡아왔었는데 이젠 밝고 경쾌한 모습을 선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선택한 것이 귀여운 푼수의 외양을 지닌 ‘서프라이즈’의 하영이에요. 신비스런 매력을 포기하는 대신, 이웃집 언니처럼 친근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요원이 영화 ‘남자의 향기’에서 명세빈의 어린 시절 역으로 나온 것이 열 여덟 살 때. 그리고 지금 스물 두 살이다. 이요원은 1999년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으며 현재 2학년이다.

또 ‘주유소 습격사건’ ‘고양이를 부탁해’ ‘아프리카’ 등의 영화와 ‘푸른 안개’ ‘순정’ 등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들 작품에서 맡은 배역은 ‘푸른 안개’에서 40대 유부남과의 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20대 여성이나 ‘고양이를 부탁해’의 증권사 사원처럼 조금은 차갑고 깍쟁이 같은 인물들이었다.

이요원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어둡고 심란한 이미지의 역할에 잘 어울렸다. 실제 캐릭터 역시 또래에 비해 유난히 조숙하고 차분한 느낌이다.


깍쟁이 이미지서 경쾌한 푼수로

코믹영화의 주연으로 나선 이요원의 경쾌한 푼수 연기는 원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이요원도 이 점을 인정한다. 배우는 역할에 따라 실제 인물과는 얼마든지 다르게 그려지는 법이지만, 발랄하고 동적인 캐릭터 연기는 좀 더 어려웠다.

이요원은 그러나 “지금 나이에 하지 않으면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역할”이었다며 “망가질수록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오버 연기도 즐겁게 했다”고 말한다.

‘서프라이즈’의 하영은 오랜 단짝 친구의 부탁으로 미국에서 날아온 친구의 애인을 12시간 동안 붙잡아두기 위해 황당무계한 일을 벌이는 헤어 디자이너다.

처음 만난 남자의 옷에 커피를 쏟고, 차를 들이받고, 도망친 남자를 경찰차를 타고 쫓아가는 등 무모하기 이를 데 없다. 심지어 산업 스파이라는 누명까지 쓰지만 우정을 위해서 자존심마저 포기하는 코믹한 캐릭터다.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좀 손해를 봐도 나름대로 충실하려 노력한다는 게 저와 아주 비슷해요. 어쩌다 보니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게 되는 상황에 빠졌지만 마지막까지 사랑보다 우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요.”

이요원은 하영이라는 캐릭터를 “우정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여리고 착한 인물”로 요약했다. 어렸을 적 친구들에 대해 ‘평생 함께 할 친구’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자신과 친구들의 관계로 인해서 이러한 내용이 더욱 잘 이해된다고 한다.

하지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도 있다. 수족관 앞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낀 하영과 친구의 애인. 사랑을 접고 돌아서려다 돌아와 마지막으로 짧은 입맞춤을 하는 설정이다.

“키스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극의 전체적인 흐름에 맞지 않는 튀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저라면 절대 키스까지는 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친구의 애인이잖아요.”

극 중 단짝 친구로 출연하는 김민희와는 신세대의 대표적인 스타로서 라이벌 의식을 가질 만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물었다.

“라이벌 의식은 없었지만 처음에는 서먹서먹하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급속도로 친해지게 된 계기가 생겼죠. 아주 추운 날에 얇은 옷을 입고 벌벌 떨면서 미용실 장면을 찍는데 민희씨가 다가와서 따뜻한 캔 커피를 건네주었어요. 저 그때 아주 감동 받았어요.”


의지대로 사는 사람 되고 싶어요

이요원은 자신을 매우 소심한 사람이라고 했다. 마음을 쉽게 여는 편은 아니지만 한 번 정을 느끼면 마음 깊이 간직하는 스타일이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인터뷰 도중 고교생 팬들이 다가와 사인을 부탁했다. 매니저가 앞을 가로막자 “이리 주세요”라며 재빨리 사인 용지를 받아 든다.

“예전엔 한 번도 제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학교 다닐 때도 그런 얘기를 들었던 적이 없고요. 활동을 하면서 팬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아! 나도 예쁜 구석이 있구나’ 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이따끔 팬 클럽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데뷔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저에게 관심을 보여주시는 팬들을 만나게 되죠. 그럴 때면 가슴이 뭉클해요. 연예인이 되길 정말 잘 했다 느끼는 순간이죠.”

2001년 청룡영화제 신인상과 2002년 백술예술대상 신인상을 휩쓸며 영화계 ‘차세대 퀸’으로 꼽히는 이요원에게 “연기자의 길을 계속 갈 것이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지금은 연기하는 게 좋아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고,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주시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만둘 거예요.

한 번 뿐인 인생이잖아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계획과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이요원은 영화 ‘서프라이즈’에 이어 9월 SBS 대하사극 ‘대망’을 선보인다. 1995년 ‘모래시계’ 열풍을 일으켰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다시 손을 잡고 만드는 데다 장혁 한재석 박상원 허준호 등 화려한 출연진이 가세해 올해 최고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서 이요원은 유복한 집안의 딸로 어린시절부터 장혁과 사랑을 꽃피우지만 결국 그의 형과 결혼하는 차가운 여인으로 등장한다.

“조선시대 여인이지만 자기 주관이 매우 뚜렷한 여자에요. 참하고 얌전하면서도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죠. 그런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어요.

저를 두고 ‘제2의 심은하’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도 연기자로서 그 분을 좋아하지만 연기 패턴은 확실히 달라요. 이 작품을 통해서 이요원의 독특한 매력을 확실히 보여 드릴께요.”

배현정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2002/07/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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