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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의 경제서평] 소비자 트렌드를 알면 절반은 성공

■ 한국이 15명의 시장이라면?
조은정 지음
지식공작소 펴냄

‘소비자는 왕’이라는 말은 갈수록 그 힘을 더하고 있다. 일부 그렇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소비자가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공급이 소비를 창출한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세상 모든 사람은 다 소비자다. 생산자에 대응하는 단어로 소비자를 사용할 수 있지만, 생산자도 무엇인가를 소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산자도 곧 소비자인 것이다. 소비자는 왕이라고 했는데, 왕은 거의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아침에 결정한 것을 저녁에 뒤집을 수 있고, 기분이 좋으면 상을 주었다가 갑자기 돌변해 감옥으로 보낼 수도 있다. 왕의 마음은 잘 알기가 힘들다. 왕의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면 출세는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과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소비자들의 심리 상태를 트렌드라고 표현했다. 부제가 ‘한국인 소비 트렌드의 해석과 전망’이다. 저자의 소비자 관(觀)은 이렇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가장 강력한 것이 소비자의 힘이다. 소비자가 영화를 보면 관객이 되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면 시청자가 된다. 투표하면 유권자가 되고, 슈퍼에서 물건을 사면 고객이 된다.

이들 소비자 마음을 끌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소비자가 도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원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이러한 소비자 마음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소비 트렌드라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소비 트렌드 전문 컨설턴트인 페이스 팝콘의 ‘팝콘 리포트’와 ‘클릭! 미래 속으로’(모두가 저자의 번역으로 각각 1995년과 99년에 출간됐다)에서 기본적인 분석 틀을 빌려와, 우리나라에도 정말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새로이 관찰되는 트렌드는 없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디지털 혁명과 연관시켜 분석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 소비자의 특성을 분류하는 기본 개념으로 ‘감성 표현’ ‘합리성 회복’ ‘행복 추구’ 등 3가지를 들었다. 소비자 마음에는 이 3가지 공통 논리가 흐른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는 ‘합리적으로 소비 생활을 하지만, 감성 표현 욕구를 감추지 못하며, 기술과 경제의 발전 속에서 사라져가는 개인 행복을 갈구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이 3가지 기본 개념 하에서 15가지 트렌드를 도출했다. 그래서 제목에 ‘15명’이 들어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감성 표현은 ‘나는 표현하고 싶다’이다. 그 하부 트렌드로는 끼리끼리 커뮤니티, 옛날이 좋았지, 뭐 재미있는 것 없니, 나도 부자이고 싶다.

나는 나, 예쁘게 더 예쁘게 등 6개가 있다. 합리성 회복은 ‘나는 합리적인 경제인이다’라는 것으로, 오염된 지구를 지켜라, 방콕 스타일, 누가 진정한 위인인가, 이젠 너무 똑똑한 소비자 등으로 세분화한다. 행복 추구는 ‘나는 행복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이는 바쁘다 바빠,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이제 더 이상 무기력한 노인은 없다, 키드 짱, 여자 세상 등 5개 하부 트렌드로 구성된다.

저자는 각 트렌드마다 대표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설명한 다음, 트렌드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 즉 트렌드 활용 오류를 지적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소비자 마음 상태를 보면 새롭거나 신기한 것이 별로 없다. 대부분이 이미 아는 것 들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읽을 가치가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옛말이 실감나는 책이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채 알고 있는 것들을 체계화, 카테고리화해 실전에 응용할 수 있게끔 한 것이 이 책이 장점이다. 저자 말대로, ‘소비자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을 아는 것, 즉 소비 트렌드를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소비 트렌드 분석은 단지 사업 활동에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 전체의 흐름이나 분위기 등 밑바닥에 흐르는 맥을 짚는데도 유용하다.

저자가 제시한 15개 트렌드 중 사람이건 물건이건 겉 모양이 내용보다 중요시 되는 예쁘게 더 예쁘게 와 우리 아이가 최고라는 키드 짱은 팝콘 트렌드에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독특한 모습일 수도 있다. 다만 현상 분석에 그치고 정밀한 이론화 작업이 부족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입력시간 2002/07/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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