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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산 산] 울릉도 성인봉

원시가 꿈틀대는 '동해의 정상'

울릉도는 ‘떠있는 섬’이 아니라 ‘솟아있는 섬’이다. 약 2,500만 년 전 강력한 해저 화산이 폭발했고 그 용암덩어리가 솟구쳐 오르면서 그냥 식어버렸다.

완만한 순상(楯狀)화산이 아니라 하와이와 같은 가파른 종상(鐘狀)화산이다. 면적 72㎢로 우리나라에서 일곱번째로 큰 섬이다.

나리분지와 알봉분지를 제외하고는 평균 경사도가 25도에 이르는 비탈이다. 강수량은 연간 1,500㎜로 한반도에서 가장 많고 맑은 날은 연 50일 정도에 불과하다.

이 열악한 섬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강릉의 군주(軍主) 이사부(異斯夫)가 이 섬의 부족국가였던 우산국(于山國)을 정벌했다는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왜구와 여진족의 침략이 빈번했기 때문에 고려말에서 조선 숙종 때까지 사람이 없는 공도(空島)로 남아있었다.

왜구에 의한 나무의 도벌이 심해지면서 숙종 20년(1694년) 정기적으로 순찰을 실시했고, 고종 21년(1884년) 울릉도 개척령이 공포돼 본격적으로 이주가 시작됐다. 1914년 경북 울릉군으로 편입됐고 79년 남면이 울릉읍으로 승격됐다.

현재 1읍(울릉) 2면(서, 북면) 24리 55마을에 1만 7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은 대구 경북에서 이주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곳 사투리를 쓰고 있다. 주민의 50% 이상이 어업에 종사하고 주 어종은 오징어로 전체 어획물의 95%를 차지한다.

울릉도는 속내가 깊다. 경사가 심하고 미끄러운 바위산은 인간의 발길을 가로 막았다. 그 덕에 스스로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작은 섬나라에는 ‘원시의 비경’이 곳곳에서 남아 숨쉬고 있다.

그 비경의 언저리라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성인봉 등반. 등산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단연 울릉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을만하다.

성인봉의 높이는 984m. 1,000m도 아닌 산이라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등산을 해발 0m에서 시작하는데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험하다. 백두대간의 1,500m 이상급 산을 오른다고 마음을 먹어야 한다.

등산코스는 도동에서 동남릉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는 것과 정상에서 나리분지 쪽으로 내려가는 두 가지가 일반적이다. 나중 코스를 이용하면 울릉도 북서쪽으로 빼곡하게 늘어선 원시림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도동쪽에서 출발한다.

길은 처음부터 숨을 가쁘게 한다. 호흡조절이 필수. 천천히 같은 보폭으로 올라야 한다. 약 1시간 정도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7부 능선을 따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주변은 온통 원시의 숲이다. 깊이 숨을 쉬어본다.

짙은 풀 냄새가 코와 가슴을 태초의 세계로 인도한다. 30분 정도 편안한 산보처럼 능선길을 마치면 다시 언덕이다. 정상에 오르는 깔딱 고개이다. 비축해뒀던 힘을 쏟아내야 한다. 중간에 땀을 닦을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엉금엉금 오르기를 약 1시간. 정상인 성인봉이다.

성인봉의 정상은 넓은 평상 하나의 크기. 등반객이 많을 때에는 제대로 올라서지도 못한다. 그러나 꼭 정상을 밟고 사면을 둘러보아야 한다.

망망대해. 360도를 둘러봐도 모두 수평선이다. ‘내 생애 가장 넓은 곳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는 희열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권오현 생활과학부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2/07/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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