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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요계는…] 보아, 한국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한국가수 최초로 일본 오리콘차트 1위

“일본에서 다시 한번 인기 바람 일으켜 보겠어요.”

소녀 가수 보아(16ㆍ본명 권보아)가 도약을 꿈꾼다. 8월 일본에서 새 싱글 앨범을 발표한다. 6집 ‘Valenti’다. 3월 발매한 ‘Listen to my heart’로 한국 가수로서는 최초로 일본 가요계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보아는 두 달 여의 짧은 국내 활동을 접고 당분간 일본 활동에 전념한다.

“국내 팬들 곁을 잠시 떠난다는 것이 아쉽죠. 하지만 한국을 세계에 알린다는 각오로 일본에서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예요.”최근 유로 팝 스타일의 발랄한 댄스곡 ‘No.1’으로 국내 가요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톱 스타의 자리를 굳힌 보아는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보다 국내 팬들의 사랑을 확인한 것이 더욱 기쁘다”며 “한결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올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팬 환호가 아직도 쑥스러운 열 여섯 꽃띠

그 동안 보아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등촌동 SBS 공개 홀을 찾았을 때 빵을 입안 가득 베어 물고 있었다.

점심 시간도 한참 지난 오후 2시경에 점심 식사를 간단히 때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하지만 보아는 오히려 살 찔까 봐 걱정이란다.

“먹는 거 좋아해요. 솔직히 말하자면 많이 먹는 편이에요. 치즈와 매운 음식 같은 자극적인 것을 특히 즐겨요. 그래서 소속사 언니 오빠들이 이것저것 먹을 거 사주느라 고생이 많죠.”

보아는 일본에서도 음식 때문에 겪은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다 맛있게 먹는단다. 단지 어린 나이에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힘들다.

“전 가족들이 보고 싶을 때면 전화를 해요. 가끔 편지도 쓰죠. 떨어져 지낼 때가 많아서 가족들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죠. 친구들과 자주 연락할 수 없다는 것도 안타까워요.”데뷔 전 학교에서 이 반 저 반 옮겨 다니며 잘 논다고 해서 ‘권길동’이란 별명을 가졌다는 보아.

학교가 끝난 면 친구들과 어울려 떡볶이를 먹으러 다니던 때가 그립다는 영락없는 그 나이 또래의 소녀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해맑은 얼굴에 미소를 띤다.

브라운관에서 볼 때마다 훨씬 앳되어 보인다. 하지만 진지하게 음악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모습은 무척이나 어른스럽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고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에 대한 기대가 크신 만큼 더욱 깊이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보아는 인터뷰 내내 팬들이 너무 고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팬을 물었더니 “공연 때마다 따라다니며 응원하는 일본의 30대 아저씨 5명과 노란 옷을 입고 환호를 보내주는 국내 팬 클럽 점핑보아 회원들”을 꼽았다.

또 4월 열린 게릴라 콘서트 때 보여준 팬들의 성원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그땐 정말 울고 또 울었어요. 5,000명만 와도 성공이라고 했거든요. 근데 13,000명이나 되는 사람이 와주셨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러 오셨다는 게 도대체 믿기지 않더군요. 너무 감사해요.”

보아는 아직도 팬들이 환호를 보낼 때면 “쑥스럽다”고 말한다. 가식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순진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가수로 데뷔하기 전 전교 1등을 수 차례 할 정도로 수재였던 보아는 이제 고1에 해당하는 나이지만 이미 고졸 검정 고시에 합격했다.

희망 전공은 예상외로 경영학이다. “영화 속의 커리어 우먼 모습이 멋져 보여요. 이곳 저곳 옮겨 다니며 활동적으로 사는 생활이 저에게 어울리는 것도 같아요. 꼭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그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생각입니다.”

보아는 2년 전 가수로 데뷔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8년 가수 지망생인 오빠를 따라 SM기획에 갔다가 가수로 발탁됐다. 3년이란 오랜 준비기간과 트레이닝을 거쳤다. 노래보다 일본어와 영어를 먼저 배울 정도로 철저히 세계 무대 진출을 목표로 준비했다.

멋들어진 가창력과 무대 매너, 강렬한 에너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한 발 더 나아가 보아는 싱어송 라이터를 꿈꾼다. No.1 앨범에 자신이 직접 작사ㆍ작곡한 곡을 두 곡이나 넣었다.

R&B나 솔 등 테크니컬한 음악을 좋아한다는 그는 올 가을 국내에서 발표할 앨범에 자신의 색채가 뚜렷한 자작곡들을 보다 많이 담을 생각이다.


유럽ㆍ미국으로 활동무대 넓힐 것

“곡을 쓸 때는 멜로디를 먼저 생각해요. 음악을 들으면서 영감이 올 때마다 틈틈이 적어두죠. 국내 음반에는 가사도 직접 쓰려고 노력해요.”풍부한 감정이 담긴 곡을 만들기 위해선 남자 친구를 사귀어 보는 것도 좋을 듯했다.

이쯤해서 보아에게 남자 친구 얘기를 물었다. “남자 친구를 사귈 시간이 아니라, 만들 시간이 없다”며 “안 그래도 걱정”이라며 귀엽게 너스레를 떤다.

이번 앨범 Valenti는 여름 분위기에 맞는 신나는 라틴 풍의 댄스 음악이다. 보아 특유의 상큼하고 경쾌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 붉은 색을 컨셉으로 강렬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변에서나 차 안에서 듣기에 꼭 알맞은 음악이에요. 시원한 느낌이 물씬 풍기죠. 전 앨범인 Listen to my heart가 너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 부담감이 컸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예요. 그만큼 많은 정성을 기울인 덕분에 수준 높은 음악을 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보아는 현재 일본에서 그야말로 인기 절정에 올라있다. 8월 앨범 발표와 함께 에이벡스 주최로 한 달 간 펼쳐질 일본 열도 투어에도 참가한다.

일본에서의 선풍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국내와 중국 등지로 활동 무대를 넓혀갈 계획이다. 다음 목표도 물론 있다. 유럽과 미국 무대의 진출이다.

“얼마 전 중국에 음반을 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요. 한 번 가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가을에 중국 공연을 계획하고 있어요. 미국이나 유럽 진출은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영어 공부부터 차근차근 해야죠. 나이는 어리지만 무대에선 정말 프로답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2002/07/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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