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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깨끗한 공기를 위한 투자

미국 서부해안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 운 좋게 그 지역에서 10년을 넘게 살면서 독특한 면모를 가까이 볼 수 있었다. 미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 면적이 작고 도시 전체에 걸쳐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시내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그런데 빅토리아식 창문으로 장식된 건물들로 즐비한 그곳 시내 풍경 중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전봇대 높이만큼 도로 위쪽으로 얽혀있는 전선줄들인데 이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시내 버스들을 위해 설치된 것이다.

복잡한 전선줄이 없다면 시내 풍경이 휠씬 더 나아보일 것 같은 곳이 많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로 바닷가에 있어 바람이 많이 분다.

때문에 자동차 매연이 그리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은 곳이지만 전기를 이용, 매연배출이 없는 시내버스를 오래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관광산업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시내 경관을 해치는 전선망을 설치한다는 결정을 쉽게 내리기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매연을 확실하게 줄이기 위해 꼴불견인 전기버스 전선망을 감수하고 있다. 미관을 해칠지 모르나 깨끗한 공기가 주민이나 방문객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결과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깨끗한 공기가 그만큼 비싸다는 것을 말해주는 예이다.

서울근교의 산에 올라 한번씩 갈색 막에 쌓인 서울을 보게 되면 공기오염이 심하다고 느끼곤 한다. 오염의 약 85% 정도가 자동차 매연 때문인데 엄청나게 많은 차량이 운행되고 있는걸 보면 당연한 결과인 듯 하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공기오염도 전광판이 말해주듯이 이제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매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버스 뒤에서 운전해보았기 때문에 얼마 전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소개되었을 때 상당히 반가웠다.

매연 배출이 버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령 모든 시내버스의 차종을 디젤에서 천연가스로 바꿔도 해결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매연감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버스이외에도 디젤차량에 대한 광범위한 매연배출을 낮추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공기오염이 보기 싫은 정도의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요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폐암이 우리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에는 흡연과 아울러 공기오염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최근 금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흡연 인구가 줄고 있어 다행스런 일이다.

흡연에 따른 폐해는 본인이 의지만 있으면 금연으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매연은 운전자나 보행자의 의지에 상관없이 피해를 끼친다.

자동차 매연의 경우 선진국들 대부분이 과거에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매연감축에 관련된 기술이나 접근 방법에 대해 바로 복사하여 쓸 수 있는 풍부한 교과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가 앞으로도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매연 감소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돈이 들지만 질적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우리도 심각히 생각할 때인 것 같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비용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매연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자동차 연료를 더 가공한다든지 차량배출 가스에서 오염물질을 감축 시키는 장치의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방안 모두 연료비 상승이나 자동차 값의 상승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경제적인 부담을 피할 묘방은 없다.

교통개발연구원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대기오염감축을 위해 가구 당 년간 몇 십만원 정도를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한다. 물론 매연배출차량을 일시에 없애지는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면 매연은 감소하게 된다. 보다 빠른 감축을 위해 기존 차량들 중 매연배출이 심한 차량의 조기 폐차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정부만이 갖고있다.

중앙정부나 서울시 모두 쉽게 눈에 띄는 기념비적 대형공사나 행사 못지 않게 국민들의 건강한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매연 감소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깨끗한 공기는 돈으로 살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 이렇게 문제해결에 필요한 구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는 어떻게 이들을 바로 꿰어 해법을 찾을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짜야 할 것이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

입력시간 2002/07/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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