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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총리 탄생] 여성 총리에 대한 편견

여성 흔들기에 그쳐선 모두에게 '실'이 된다

올 12월 대선 때까지 행정부를 이끌어갈 7ㆍ11개각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여성 총리 서리의 기용이었다.

그 동안 여성이 몇몇 부처의 장관을 맡기는 했지만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총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놀라움과 더불어 여러 가지 반응이 엇갈린 것도 사실이다.

특히 악재가 쌓여있는 현 정국에서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하여 야당의 인준을 쉽게 얻어내기 위해서라고 보는 측면과 여성 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은 출발점에서부터 여성총리의 앞길이 순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개인적인 문제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자질 시비로 까지 이어졌다.


언론보도, 한나라당 모두 신중치 못해

거의 일주일 내내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는 문제들을 보면서 진위 여부를 접어두고 일단 ‘지나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를 들어 확인이 안된 부동산 문제만 해도 ‘투기 의혹’이라는 큰 제목을 보면 이미 부도덕한 투기를 한 것과 같은 의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심지어 이희호 여사와의 친분설까지 등장한 것은 드라마 ‘여인천하’를 연상하게 하는 여성 흔들기가 아니었을까.

또한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국회의 동의 이전에 사용되었던 서리 제도에 대해서 한나라당의 이의 제기가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위헌 여부를 놓고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여성총리서리 기용에 대해서 처음에는 환영한다는 논평을 낸 다음, 서리제도를 문제 삼아 당사 방문까지 거절한 것은 왜 하필 여성총리에 대해서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했다.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제도적인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 먼저 여론청문회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셈이다.

업무수행 능력에 있어서 검증해보기 전에 미리 속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까지 대학총장 출신 총리들의 경우 취임 이전에 이런 식으로 능력을 의심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의 ‘여성이 국방을 모른다’는 발언은 본인의 해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성들의 여성관을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닐까.

그 발언의 출발점은 대통령 유고라는 상황을 가정하고 ‘과연 여성이 군 통수권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국방 문제만이 아니라, 여성이 비중 있는 직책을 맡는데 대해 많은 남성들의 불만을 대변한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전통적인 부권 사회에서는 정치라는 경기에 선수의 반을 원천적으로 출전 금지 시키고 반수만이 출전 가능했던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20세기부터 금지되었던 선수들이 경기 출전권을 가진데 대해 기존의 선수들은 어느 정도 위기 의식을 갖게 된 것 같다.


이중적 잣대와 질시의 시선 거두어야

그러나 아직도 여성들이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치르는 노력과 고통에 대해 기득권을 갖고 있는 남성들은 이해보다 질시의 시선이다.

특히 전문직을 가진 여성들에게는 남자들과 다른 이중의 잣대가 통용되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건 여성의 능력을 평가할 때 관행적으로 가장 유능한 남성과 가장 무능한 여성을 비교할 경우가 많다.

또한 같은 실수를 해도 여성에게는 여자이기 때문에 잘못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남성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실수를 했을 때 남자라서 잘못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남자가 그럴 수도 있다는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여기자, 여교수, 여변호사, 여의사 등 ‘여’라는 관형어를 붙여 구별한다. 이는 해당분야에서의 수행 능력까지도 이미 남녀를 구분해서 보는 시각이 전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성이라서 봐주어야 한다는 것 역시 편견이고 차별이다. 여성들이 권리를 요구하려면 당당히 능력으로써 평가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청문회야말로 인사청문회가 아닌 인신공격적 비리 청문회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여당의 감싸주기 내지는 시간 끌기, 야당의 흠집내기’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각 당의 정치적인 목적을 배제하고 총리로서 국정을 수행할 자질과 도덕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는데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우선 자질면에 있어서 이제까지의 활동 및 구체적 정책에 대한 견해들을 종합하여 판단 되어야 된다고 본다.

또한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이 위법이나 탈법이었는가 혹은 고의성이 있었는가에 대한 검증을 통해 도덕성에 관한 의혹을 떨어내야만 신뢰 받는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지훈 경기대 교수 pjh@kyonggi.ac.kr

입력시간 2002/07/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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