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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총리 탄생] 한국식 인사청문회의 함정

견제와 균형의 건설적 청문회 되어야

장상 신임 총리 서리의 지명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건국 이후 첫 여성 총리라는 의미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대체로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총리 서리제의 위헌성과 관련된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아들 국적 등 장상 총리 서리의 개인적 문제에서 비롯된 인선의 검증 절차와 관련된 것이다.


서리제 위헌성 문제, 제도적 보완 계기 돼야

이 가운데 총리 서리제의 위헌성과 관련된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김대중 정부 초기 임명된 김종필 총리의 경우 6개월 가까이 국회의 동의 없이 서리직으로 국정을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 온 오랜 관행의 산물인 만큼 이번의 문제 제기를 통해 제도적으로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인선의 검증 절차에 대한 문제는 보다 심각하고 그 해결책도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인사 청문회는 대통령제에서 주로 이용되는 방식이지만 내각제라고 해서 인선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의원들이 총리를 비롯한 각료직을 담당하는 내각제에서는 선거가 주요 공직 담당자들에 대한 검증의 기회를 부여한다.

선거 경쟁을 통해 언론, 상대 정당, 유권자가 그 후보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을 하며, 당선된 의원들은 자기 당이 집권하면 누구나 공직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만일 부적절한 인물이 선거에 출마하거나 혹 내각에 참여하였다면 그로 인한 책임은 각 정당이 지게 된다.

그 정당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내각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정당으로서도 공직 후보에 대한 나름대로의 엄격한 검증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당들처럼 총재 일인이 공천 등 각종 인선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당 내부의 경쟁과 투명한 절차를 통한 검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미국의 인선 검증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행정부의 내각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제외하면 선거를 거치지 않는다.

대신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의회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지명된 인사들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공직의 임명이 대통령의 자의적인 판단이나 개인적인 관계에 의해 부적절하게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미국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의 하나인 셈이다.


정당간 정쟁의 무대 되어선 안돼

우리도 미국의 예를 따라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였지만, 문제는 인사청문회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기보다는 정당간 정치적 대결로 그치고 말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우리처럼 행정부의 대통령과 입법부의 여당이 ‘한 묶음’으로 존재하는 한, 인사청문회는 언제나 야당의 비판과 여당의 방어라는 형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주당이 DJ당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면 한나라당은, 특히 연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쟁 정당을 공격하는 차원에서 인사청문회를 이용하려 할 것이고 반대로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공세를 무력화 시키겠다는 자세로 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곧 있을 장상 총리 서리의 인사청문회도 지명된 인사가 적절한 역량과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지난번 이한동 총리의 경우에서 보듯이, 정당간 정쟁만으로 끝나고 말지도 모른다.

결국 내각제의 경우처럼 당내 경쟁과 선거를 통한 검증이나 미국에서처럼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의회의 견제를 통한 검증이라는 두 가지 방법이 모두 우리 사회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장상 총리 서리 임명을 둘러싼 논란의 심각성은 이처럼 대통령의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이번 일에 국한되지 않고 계속해서 생겨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 동안 대통령의 인사권이 제도적으로 견제 받아 왔다면 대통령은 총리를 비롯한 주요 공직의 인선에 좀더 신중했었을 것이고 이번과 같은 논란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적절히 견제 받지 못하는 권력은 언제나 자의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이번 총리 임명과 관련된 논란에서도 어김없이 확인되고 있다.

강원택 숭실대교수 kangwt@ssu.ac.kr

입력시간 2002/07/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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