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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에 사활 건 8·8 재보선

연말 대선판도 가늠할 '예비 선거'규정, 여야 치열한 기 싸움

8ㆍ8 재보선에 나설 각 당 후보들이 최종 확정되면서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8ㆍ8 재보선은 서울 수도권과 영ㆍ호남, 제주 등 13개 선거구에서 ‘미니 총선’ 규모로 치러진다.

특히 12월 대선을 앞두고 민심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예비 선거’의 의미가 강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일찌감치 선거 체제에 돌입, 양보 없는 일전을 벼르고 있다.


비장한 각오로 출사표

8ㆍ8 재보선의 승부처는 단연 서울ㆍ수도권이다. 이번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입김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립 지역인 충청ㆍ강원권에는 선거가 없다.

대신 양당의 할거 지역인 영남(3곳)과 호남(2곳)을 제외한 8개 선거구가 모두 서울ㆍ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서울ㆍ수도권은 올해 연말 대선의 승부를 가를 최대 접전지라는 점에서 각 당은 총선에 버금가는 비장한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선 6ㆍ13 지방선거가 끝나지 채 2개월이 안된 시점이 치러진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여유만만이지만 내심 ‘지방선거 압승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

한 정당에 힘이 쏠리지 않도록 여소야대를 만드는 국내 유권자들의 성향이 자칫 ‘민주당에 동정표를 던지는 역풍이 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벤처 게이트와 대통령 아들 비리로 촉발된 반DJ 정서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이 부담이다. 실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셋째 주말까지의 여론 조사에서도 호남과 일부 수도권을 제외하곤 한나라당에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잇단 물의로 국민 여론이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불기 시작하는 점에 주목하며 이회창 후보의 5대 의혹 문제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공천 후유증ㆍ무소속 등 변수 많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후보 공천을 놓고 적지 않는 내부 마찰을 빚었다. 이번 선거가 대선 전초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각 당에서 일부 대통령 후보와의 연계를 염두에 둔 하향식 공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에는 당선 가능성이 감안됐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선 대선 후보의 이미지와 부합되는 방향으로 공천되는 등의 혼선이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공천 탈락 후보들이 강력히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후보 등록 5일전에 가까스로 후보를 확정할 만큼 진통을 겪은 민주당은 부패 정당의 이미지를 일신한다는 차원에서 개혁 성향에 공천 포커스를 맞췄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개혁 정당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12월 대선에서도 승리하기 힘들다고 판단, 개혁적 인사를 요충지에 내세우고 기타 지역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내는 전략을 세웠다.

민주당에서 개혁 성향의 대표적인 후보는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장기표(57) 전 푸른정치연합 대표와 종로의 유인태(56) 전의원이다.

골수 재야운동 출신인 장 후보는 당초 노무현 후보를 비난한 전력(?) 때문에 노 후보쪽의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으나 ‘개혁성향에 부합되고 경쟁력도 갖췄다’는 민주당 재보궐선거 특대위(위원장 김근태)의 지지를 받아 최종 낙점 됐다.

장 후보는 정식 창당까지는 못했지만 푸른정치연합을 통해 영등포에 상당한 조직 기반을 갖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밖에 민주당에는 3선 개헌반대,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민주화 투사인 유인태(서울 종로) 전의원,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목희(49ㆍ서울 금천) 전 노사정위 사무처장, 그리고 부산진갑에 이세일(47)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해운대·기장갑에 최인호(36) 전 부산대 총학생회장 등 개혁 성향이 강한 후보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주로 수도권과 부산 지역에 나선 이들은 ‘개혁 벨트’를 형성, 민주당에 신선한 개혁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전북 군산에 함운경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대신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을 공천, 개혁성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민주 ‘개혁’, 한나라 ‘전문성’ 잣대

이재정(李在禎) 재보선 특대위 간사는 “8ㆍ8 재보선 후보 공천의 기본 개념은 민주주의와 개혁”이라며 “일부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개혁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 인물을 발굴하라는 노 후보와 민주 당원들의 요청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몰려드는 인물들을 속아 내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한나라당은 후보 선정 과정에서 전문성과 당선 안정성을 우선 잣대로 삼아 후보를 확정했다.

40대의 참신성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후보로는 서울 종로와 영등포을에 나선 박진(46) 국제변호사와 권영세(43) 변호사를 꼽을 수 있다. 이회창 후보와 경기고-서울 법대 후배인 박진 후보는 대학 3년때 외무고등고시 합격,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수학, 영국 옥스포드 정치학 박사 획득 등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인재다.

김영삼 대통령의 공보ㆍ정무 비서관이기도 했던 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정무특보를 한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공천에 난항을 겪었으나 박계동 전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 권영세 후보도 배재고 서울 법대 출신으로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를 역임한 율사 출신으로 한나라당의 이번 재보선 후보 중 최연소다.

이밖에 한나라당은 이우재(서울 금천), 이경재(인천서ㆍ강화을), 전재희(경기 광명), 이해구(경기 안성), 양정규(제주 북제주)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전 국회의원 출신들을 다수 배치 했다.

한나라당은 장상 총리 서리 등 민심과 동떨어진 개각이 단행된 점과 대통령 아들 비리, 서해 교전에 대한 군 대응의 문제점, 다국적 제약사 로비 의혹 등 다각적인 문제점을 제기한 선거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 선거는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도를 가늠할 사실상의 예비 선거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의 대선 전략에 전격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어느 재보선보다 치열한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7/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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