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 카' 야심작 SM3 질주

르노삼성 가을철 자동차시장 공략, 대우·현대도 경쟁 가세

국내 ‘콤팩트 카(Compact Car)’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SM5의 인기몰이에 이어 20ㆍ30대를 겨냥한 준 중형차(1,500㏄~1,800㏄) 시장에 9월부터 신차 SM3를 내놓고 본격적인 가을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우자동차는 제너럴모터스(GM)의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10월 초 누비라2 후속 모델인 ‘J-200(프로젝트명)’을 내놓고 준 중형차 시장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최근 1.5DOHC 엔진을 탑재한 뉴 베르나를 출시한 현대자동차는 국내 ‘콤팩트 카’ 시장의 대표급인 아반떼XD 2003년형 출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스펙트라 2003년형 모델로 맞불 경쟁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차체는 크지 않지만 메이커의 기술력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집약되는 ‘콤팩트 카’ 시장은 세계 선진 자동차제조업체들 간에도 자존심 대결이 치열한 포인트 시장으로 꼽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장 대중적이고 서민층을 주 타깃으로 메이커의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주요 승부처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디자인과 성능, 기술, 가격 경쟁력 등을 총동원해 ‘콤팩트 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9월 본격적인 SM3 시판에 앞서 7월3일 부산공장에서 신차 공개행사를 가진 르노삼성차는 7월 중순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차는 예약판매 시작 이틀 만에 3,200대가 넘는 계약이 이뤄지면서 올 가을 ‘대박 예고’로 한껏 부풀어있다.

르노삼성차 출범 이후 처음 내놓는 1,500㏄ 급 준 중형 SM3는 8월말까지 최종 가격을 결정해 9월부터 고객들에게 차를 넘겨줄 예정이다.

SM3는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 실피를 기본으로 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등의 디자인을 일부 바꾼 모델로 1.5 DOHC 엔진이 탑재되며 내년부터는 1.8 리터 엔진이 추가될 예정이다. 가벼운 차체와 높은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 모델은 ‘리틀 SM5’를 모토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판매목표는 월 1만5,000대로 올해 시장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르노의 야심이다. 외관상으론 앞쪽 그릴에 SM5의 패밀리 룩을 적용해 형태를 바꾸고 뒤 램프 모양을 국산 경쟁 차종들처럼 트렁크 라인을 따라 깎아낸 점이 특징이다.

하태응 르노삼성차 차장 “SM3는 비록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공간 속에 르노삼성의 창조성과 기술력을 집약한 작품”이라며 “개성과 창의성을 찾는 20ㆍ30대는 물론 40대와 장년층까지 흡수할 수 있도록 SM5의 고급스러움을 최대한 살렸다”고 설명했다.

SM3는 기존 준 중형차급과 차별화를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각종 편의장치와 내장은 중형차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증수리기간도 SM5와 동일하다. 외형은 다소 보수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썬 키스 오렌지색과 오우션 블루 등 독특한 색상으로 치장된 SM3는 월드컵 기간 레드 콤플렉스를 한 방에 날려버린 R세대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마케팅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내장의 경우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으로 준 중형급 차량으로는 호화스러울 정도라는 것이다.

특히 안전성과 내구성은 국내 동종 차량들과 차별화 된다. 야간주행을 할 때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해주는 CSR할로겐 헤드램프와 와이드 와이퍼를 적용, 최적의 시야를 제공한다.

대용량 탠덤 브레이크 부스터를 통해 제동력을 높였고 최첨단 EBD AB S시스템도 적용했다. 엔진은 닛산에서 개발한 디지털 제어방식의 16밸브 4기통 DOCH 엔진이다.

GM으로 인수된 후 첫 선을 보일 대우의 J-200도 SM3와 같은 럭셔리 준 중형차를 표방할 계획이다. J-200은 젊은 층 감각에 맞는 스포티한 스타일로 GM의 기술과 가치를 그대로 담아낼 계획이라는 것이 대우측의 설명이다.

현대ㆍ기아차도 이에 맞서 상품성을 한층 높인 아반떼XD와 스펙트라 2003년형 모델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9월 특소세 환원을 앞두고 아반떼XD 계약이 급증하고 있는 점과 SM3의 판매인기여부 등을 지켜본 후 늦어도 내년 초 아반떼XD의 완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라디에이터, 범퍼, 펜더 등을 대폭 바꿔 새로운 느낌을 주는 스펙트라 2003년형으로 2위 수성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절대강자의 자리를 지키려는 현대차와 SM5의 인기를 업고 시장에 뛰어들 르노삼성차, 2위 자리를 굳히거나 되찾으려는 기아차와 GM-대우차의 준 중형차 시장 쟁탈전은 한층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3 대표하는 ‘선 키스 오렌지’ 색깔 마케팅 컬러리스트
   
“SM3요? 태양이 오렌지에 입맞추는 느낌(선 키스 오렌지), 바로 그거죠.”

SM3의 색깔을 창조하는 김재화(40) 르노삼성자동차연구소 디자인팀 차장은 국내 자동차업계의 최고참 여성 컬러리스트다.

현대자동차의 은색 소나타에서부터 쌍용자동차를 거쳐 유난히 반짝이는 화이트 펄 컬러의 SM5 등에 이르기까지 그가 창출한 독특한 자동차 색채 미학은 국내 카 마니아들에게는 추억의 팝송 같이 기억에 남는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선 키스 오렌지’와 깊은 바다색 등 아직 국내에선 한 번도 감히 시도하지 못한 독특한 자동차 색깔 마케팅이 SM3의 출시와 함께 그 첫 선을 보였다. SM3의 색깔 마케팅은 20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컬러리스트로 활동해온 김 차장 최고의 감성 프로젝트다.

김 차장은 “개성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20ㆍ30대를 겨냥한 준 중형차 SM3의 컨셉을 처음 들었을 때 ‘선 키스 오렌지’ 색이 가장 먼저 영감에 떠올랐다”고 말했다.

‘선 키스’의 느낌을 “고급스러움을 갖춘 섹시함”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비록 붉은색만큼 강렬한 느낌은 아니지만 따듯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의 색채”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색깔에 대한 고객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직접 주황색 옷을 사서 1개월간을 입고 다녔다.

그는 고객의 취향에 따른 자동차의 9가지 색깔을 추천한다. 30대의 점잖은 남성은 흰색, 은 하늘 색, 감회 색, 깊은 바다색을, 30대 여성이라면 흰색, 은 하늘색, 금 모래 색을 권했다.

반면 20ㆍ30대 개성 있는 남성에겐 깊은 바다색, 진 초록색, 물빛 색, 여성은 오렌지색, 와인 색, 진 초록색, 물빛 색을 추천했다. 김 차장은 “색깔은 당신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입력시간 2002/07/29 14:20


장학만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