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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도심 상권에 부는 유통업계 ‘진검 승부’

쇼핑왕국 굳히기 총력전, 다시 뜨는 서울 도심 트라이앵글 상권

서울 소공동 롯데 쇼핑타운 및 구 코스모스 백화점 등 명동상권과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등 남대문시장을 연결하는 매머드급 서울 도심 트라이앵글 상권을 중심으로 유통업계의 공룡 롯데와 신세계의 도심권 ‘유통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롯데가 미도파 메트로점을 인수한 데 이어 신세계가 올 10월부터 회현동 일대 재개발사업을 통한 충무로 1가 본점 신축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어서 1970~80년대 서울 도심의 소비경제를 주도한 도심 ‘트라이앵글 상권’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두 축인 이들 업체는 도심 한 복판에 자체 쇼핑타운을 건설, 쇼핑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주변 상권과 연결해 대단위 상권 형성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각각 강구중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도심 한 복판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을 건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여 주변 상권의 활성화는 물론 한동안 강남 로데오 거리와 동대문에 빼앗겼던 쇼핑 1번지로의 명예회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격호 회장 꿈★은 계속된다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 백화점 옆에 위치한 옛 한일은행 본점 매각을 위한 입찰전이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롯데의 참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쳤지만 가격문제로 막판 롯데측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공동 롯데타운 건설의 꿈은 과연 사라진 것인가.

롯데 내부에서는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입찰 결과를 놓고 롯데의 완전 포기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단지 자산운영 면에서 ‘깍쟁이’인 롯데가 가격을 깎기위해 시간 끌기를 위해 벌이는 ‘더듬수’ 전략 이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도심 한복판 롯데타운 건설은 신격호 롯데회장의 숙원사업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신회장의 소공동 롯데타운 건설 꿈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는 1980년 대 초 소공동 조선호텔을 매입해 롯데 백화점, 호텔 롯데와 함께 롯데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장기 개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롯데는 삼성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불의의 일격을 받고 그 꿈을 접어야 하는 가슴 아픈 시련을 겪어야 했다.

롯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시 롯데 외에는 조선호텔 원매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었지만 삼성그룹이 기습적으로 인수에 나서는 바람에 닭 쫓던 개의 신세가 됐다”며 “입사 30년 이래 신 회장이 당시 만큼 화를 내며 실무 책임자들을 호되게 질책한 적은 없다”고 회상했다.

그 후 20년이 흘러 상황은 달라졌다. 어느 대기업도 현금동원력에서 롯데를 넘볼 수 없게 됐다. 굵직굵직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항상 인수 예상자로 ‘롯데’ 이름이 거명되어왔다. 롯데는 최근 서울 소공동 미도파 메트로점을 인수했다. 소공동 롯데타운에 대한 사그러들지 않은 신 회장의 야심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미도파 인수 과정에서 수 차례 유찰을 통해 가격을 깎으며 롯데는 실속을 챙겼다. 최근 옛 한일은행 본점 매각에 대한 입찰전에서 역시 롯데는 결코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보였다.

옛 한일은행 건물 매각관련 담당자는 “롯데는 ‘현금 동원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 달려들어 보라’는 식의 자신감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소공동 일대 ‘알짜 건물’ 싹쓸이 전략은 롯데가 존재하는 이상 영원히 유효할 것”이라며 “롯데가 이번 입찰에 불참한 것은 매수시기를 한 템포 늦추려는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롯데가 옛 한일은행 본점 매입 시점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높다. 10월부터 충무로1가 본점 재개발에 착수하는 신세계는 2005년 완공과 함께 백화점 업계 1위 탈환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유통대전의 현장에서 매장면적 1만3,000평 규모의 롯데 백화점 본점은 신세계 신축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어 도심 한 복판에서 ‘몸집 불리기’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명동과 남대문으로 신세계가 열린다

신세계는 충무로 백화점 본점을 소공동 롯데 본점보다 큰 연면적 4만평, 매장면적 1만6,000평 규모의 초대형 고급 백화점으로 재개발하는 밑그림 그리기를 끝마치고 올 가을부터 시작할 신축공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특이한 부분은 그 밑그림에 도심 최고 상권인 명동과 남대문 시장을 잇는 지하통로를 만든다는데 빨간 줄이 그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 빨간 줄의 이유는 의미심장하다. 본점이 도심에 있지만 고객들이 교통 사정상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좀더 많은 유동인구를 유치하기 위해선 사통팔방의 유기적인 채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하철 4호선 회현역과 일부 시내버스 노선을 이용하는 골수 단골 외에 신세계 본점을 찾는 이용객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교통사정이 개선되지 않고는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으로 재개발하는 본점을 거점으로 유통업계 1위로 복귀하겠다는 신세계 입장에선 남대문시장과 명동의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10월쯤 회현 상가와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공유지인 도로 밑을 이용하기위해선 도로점용 허가와 시설 사용료, 향후 기부 조건 등에 대한 서울시와의 협의는 물론 회현 상가 상인들과의 관계모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동과 남대문으로 ‘신세계’가 열리는 쇼핑공간의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내겠다는 강한 의지인 셈이다.


도심 트라이앵글 상권의 부활

롯데와 신세계의 이 같은 도심 사업전략이 가시화될 2005년 이후 명동과 남대문, 소공동 일대 등 서울 도심의 3대 핵심 상권은 하나로 연결되는 거대한 트라이앵글 상권으로 부활할 전망이다. 1980년대 이후 강남 압구정동과 동대문 시장 등에 상권을 내줘야 했던 명동과 남대문 시장은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에 연계한 상권 활성화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것이 유통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단일 매장으로 유일하게 연 매출액 1조원이 넘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미도파 메트로점 등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10ㆍ20대층을 중심으로 한 종로상권까지 충분히 껴안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현재보다 2배반 크기로 재개발될 신세계 백화점 역시 명동과 남대문시장 상권을 연결하는 중심 축으로 떠오를 것으로 주목된다. 명동과 남대문 시장 상권은 현재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상권의 성격이 다르고 접근이 불편해 개별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간의 경쟁이 잠시 강남지역으로 옮겨갔다 다시 서울 도심 한 복판으로 돌아와 ‘유통대전’을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이를 둘러싼 명동과 남대문, 종로ㆍ소공동 상권경쟁도 앞으로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8/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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