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사이버 보험 시대

사이버 보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이버 보험은 인터넷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다. 1998년 첫 선을 보인 인터넷 보험은 2000년 이후 매년 배 이상씩 성장할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온라인 보험 상품 판매 실적이 85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8년 2871억원, 99년 2765억원에서 2000년 4182억원으로 급상승 한 뒤 1년 만에 무려 두 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이 여파로 국내 보험 설계사도 2000년에 비해 각각 4만3,000여명과 1만3,000여명이 줄어 현재 17만1,000여명과 5만5,6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인터넷 보험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보험료가 싸다는 점이다. 보험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해 마케팅 비용 절감액 만큼 보험료를 깎아주기 때문. 보험 상품 종류에 따라 다소 다르나, 인터넷 보험의 경우 오프라인 보험 상품보다 최고 20% 이상 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터넷 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상품 구색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 만도 30여 가지에 달한다.

생명보험회사는 교통상해와 건강보험 상품을,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기타 특수 보험을 폭 넓게 내 놓고 있다. 생보사의 교통상해보험은 보장 범위가 제한돼 있는 대신 보험료가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1년에 2만~3만원만 내면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했을 때 6,000만원~1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교보자동차보험이 판매중인 자동차보험은 기존 오프라인 상품보다 평균 15% 이상 보험료가 싸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건강 보험 상품도 인기다. 대한생명의 ‘아이콜 어린이보험’은 월 9,500원(10년납)의 보험료로 어린이들의 각종 재해와 암, 그리고 유괴나 납치 등 강력 범죄에 대한 피해를 보장해 준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사랑나누기보험’은 연인 가족 친구를 위해 들어주는 상품으로 연인형은 야외와 레저활동 등 휴일 안전 사고 및 휴일 교통 재해 등을 보장한다.

인터넷 보험 상품 중엔 재미있는 상품도 많다. 동양화재의 ‘애견 지킴이 보험’은 애완견의 질병 상해를 담보하며, 동부화재의 ‘원클릭! 날씨보험’ 은 폭우나 폭설로 중요한 행사가 취소될 경우 최고 500만원까지 보상한다.

인터넷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사 홈페이지를 방문, 청약서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직업 건강 상태 보험료 이체계좌 등 필수 기재 사항을 입력하면, 보험사에서 우편으로 청약서를 보내준다. 가입자는 이 청약서에 자필로 서명한 후 보험사에 보내면 보험 가입이 완료된다.

동양화재(www.ofmi.co.kr), 제일화재(www.jeilfire.co.kr), LG화재(www.lginsure.com), 삼성화재(www.samsungfire.com) 등 대부분의 보험사가 24시간 웹사이트를 열어 놓고 있다.

그렇다고 싼 보험료만 생각하고 인터넷 보험에 가입한다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보험의 보장 범위를 최소화해 보험료를 낮춘 ‘편법 보험’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어떤 보험에 가입할 지를 결정하고 사전에 서로 다른 상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만약 보험 상식이 평균 이하라면 인터넷 보험전문 사이트의 ‘보험료 비교 견적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비교해 보는 방법이 있다.

인터넷 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보험 가입 풍토도 바뀌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친인척이나 주변 사람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했지만 인터넷 보험이 대중화되면서 보험 본래의 목적인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험을 가입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가전부 기자

입력시간 2002/08/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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