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밸리 24시
   비만클리닉
   김동식문화읽기
   사이언스카페
   인터넷 세상
   한의학
   땅이름과 역사

맛이 있는 집 그림펀치 라디오 세상 스타 데이트 신나는 세계여행

[산 산 산] 백두산(2) 남쪽 능선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는 것은 아직 꿈이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이다. 2000년 가을, 남북교차관광단의 취재진으로 북한쪽에서 백두산에 오르는 행복을 누렸다. 백두대간의 맏형인 백두산은 웅장하고 아름답고 깨끗했다. 몇 달 간 꿈속에 나타날 정도로 강렬했다

백두산 둔덕은 온통 이깔나무의 평원이다. 이깔나무는 침엽수이지만 가을이면 잎을 가는(잎갈→이깔) 나무로 낙엽송의 일종이다. 나무가 단단하고 곧아 목재 중 으뜸으로 친다. 일제시대 이 백두평원은 목재 수탈의 근거지가 됐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무는 일제시대 이후 다시 심었다.

백두산으로 오르는 길은 차 두 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는 시멘트 포장도로다. 노면이 좋지 않다. 겨울에 눈에 덮여 꽁꽁 얼었던 길이 봄을 맞아 풀리기를 반복하는데다 여전히 백두산 자락의 땅덩어리가 조금씩 움직이기 때문이다.

해발 2,200m를 넘어서면서 모든 나무는 사라진다. 잡초만 바람에 흔들리는 민둥 구릉이 펼쳐지고 길은 구릉을 타고 뱀처럼 구불거리며 올라간다. 북측에서 이야기하는 백두산 최고봉 장군봉의 높이는 2,750m.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2,744m보다 6m가 높다. 북측에서는 매년 백두산의 높이를 재는데 조금씩 높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차는 장군봉 바로 아래까지 올라간다. 정상까지 걸어서 약 10분. 성난 짐승의 이빨처럼 삐죽삐죽 솟은 백두연봉 사이로 시퍼렇다 못해 시커먼 물이 담겨있다. 중국 쪽은 절벽 지역이 많아서 천지에 쉽게 내려갈 수 없지만 북한 쪽에서는 가능하다. 가파른 돌길을 걸어 내려가면 잠실운동장 서너 배 만한 평지가 있다.

말을 달려도 좋을 정도이다. 평지와 정상을 잇는 삭도가 있다. 삭도의 길이는 1,700여m. 한번에 4인승 캡슐(북에서는 바가지라고 표현) 5개씩, 모두 10개의 캡슐이 오르고 내린다. 초속 4m로 편도에 7분이 걸린다.

천지의 둘레는 14.4㎞, 평균 깊이는 213.3m, 가장 깊은 곳은 384m에 이른다. 예전에는 아무 물고기도 살지 않았다. 천지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워낙 거칠고 높아 물고기가 뛰어오를 수가 없다.

그런데 요즘은 산천어가 산다. 1984년 두만강에서 100마리의 산천어를 잡아다가 넣었다. 지금은 수만 마리로 불었다. 국가적으로 철저히 보호한다. 천지의 물은 맑다. 손으로 떠먹어 보기도 하고 아예 얼굴을 물 속에 박고 마셔 보았다. 아무 냄새도 섞이지 않은 물 자체의 맛 그대로이다.

북한 쪽의 백두산에는 봉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자락에는 아름다운 명소가 즐비하다. 리명수폭포는 그 중에서도 기이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백두산 천지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있어 물이 밑으로 샌다. 샌 물은 수십 ㎞의 땅속을 지나 어느 벼랑으로 뿜어져 나온다.

물은 샤워 꼭지의 구멍에서 나오는 것처럼 수없이 많은 구멍을 통해 쏟아진다. 샤워의 꼭지에 해당하는 단위의 물줄기만 44개이다. 꼭지에 뚫린 구멍의 수는 헤아릴 수 없다. 물의 온도는 항상 섭씨 영상 7도. 땅속을 흐르느라 외부의 기온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얼지 않는 대신 수증기를 내뿜는다.

물에서 떠난 수증기가 주변의 나무에 얼어붙는다. 그때의 모습은 ‘신선이 사는 곳과 같다’고 북측 안내원은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한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봐도 좋은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가히 선경일 것이리라.

권오현 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2/08/04 15:3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