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스 스쿨] 뱃살, 원인을 알면 뱃살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1. 술배

회사원 김씨(42살, 남성)는 대기업 부장인데 영업부서에 근무하기 때문에 술을 접대할 때도 많고 접대 받을 때도 많다.

김씨는 대학시절과 군대시절에 173cm 키에 55-57kg으로 빼빼한 편이었는데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부터 점점 체중이 늘더니 최근에는 90kg까지 되었으며, 허리둘레는 38인치이다. 업무상 회식 뿐아니라 친구들도 많이 만나는 편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3-4일은 술을 먹는다. 주량은 폭탄주 7-8잔, 소주 2병 정도는 무난히 먹는 편이다.

술을 먹기 전에는 고기나 횟집에서 충분히 식사를 하며, 집에 와서는 자정 무렵 밥을 또 먹는 경우가 많다. 술을 먹은 다음날 아침이나 점심은 속이 출출하여 평소보다 밥을 더 많이 먹게된다.

김씨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가진 30-40대 이상 남성의 가장 많은 모습이다. 본 환자의 칼로리 섭취량을 계산해 보면: 저녁식사 및 야식으로 적어도 800-1000Kcal (60kg 성인 남성의 적정 칼로리 섭취량은 30-35kcal/kg로 1800-2000Kcal)를 섭취하였으며, 술로 800-1000Kcal (맥주 1컵 100 Kcal, 위스키 1잔 100Kcal, 소주 1.5잔 100Kcal)이다.

또한 술은 저혈당을 유발하여 공복감을 주기 때문에 밤이나 그 다음날 식사를 더 많이 하게된다. 따라서 본 환자의 경우 운동량도 거의 없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직장생활인이라면 성인병을 갖지 않은 것이 오히려 드문 경우일 것이다.

이 환자는 그래도 당뇨병과 고혈압이 발견되어 병원에 온 것이 다행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 과로사나 돌연사로 불행한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2. 밥배

목수일을 하는 박씨(49살, 남성)는 키 168cm, 몸무게 54kg로 마른 편이지만 허리는 34인치로 복부비만을 가지고 있다.

박씨는 한 달에 20일 가량 일을 하는데 일을 할 때는 아침을 언제나 든든히 먹는다. 일 도중에 점심 전에는 새참을 먹는다.

하지만 고기는 싫어하여 주로 밥과 김치를 주로 먹는다. 한데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체중 변화는 거의 없지만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자꾸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갖던 터에 최근 갑자기 체중이 3-4kg 빠지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는 증상이 있어 병원에 와서 검사를 해보니 혈당이 435 mg/dl 나와 입원하여 인슐린치료를 받고 있다.

박씨는 밥배로 인한 복부비만환자이다. 박씨는 고기는 안 먹고 밥만 먹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안되어 팔다리는 점점 가늘어지게 된다.

또한 여분의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내장지방으로 축적되게 된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단백질이나 미네랄, 비타민 등의 섭취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근육도 없어지지만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내 베타세포도 없어지기 때문에 당뇨병이 잘 생기고 일단 생기면 평생 인슐린을 맞게되는 경우가 많다.


3. 과일배

가정주부 김씨(45살, 여성)는 키 160cm, 몸무게 68kg에 허리둘레가 87cm이다. 결혼하기 전 처녀 때는 42-43kg 정도 되어 다들 애나 제대로 낳을 수 있을까 걱정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첫째에 낳고 5kg 정도 몸무게가 늘었으며, 둘째에 낳고도 5kg 정도 몸무게가 늘어 그 이 후부터 몇차례 다이어트를 하였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오히려 배만 자꾸 나와 걱정이 많다.

아침식사로 밥 1공기와 김치, 나물종류를 먹고, 점심식사는 2-3시경에 간단하게 국수나 밥을 1그릇 정도 먹으며, 간식으로 인절미나 감자 부침개 또는 과일 등을 먹으며, 저녁은 살이 찐다고 안먹지만 과일을 워낙 좋아해서 겨울에는 귤을 5-6개, 여름에는 참외, 사과, 배 등을 2-3개 정도 깍아 먹는다.

김씨는 과일을 많이 먹고 있는데 과일은 일반적으로 수분함량이 많으며(80-90%) 단백질과 지방함량은 대단히 적지만 다른 미네랄이나 비타민은 많이 함유하고 있어 적당히 먹으면 좋다. 하지만 당질의 함량이 10% 전후 정도 있어 과량 섭취하면 역시 복부비만을 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여자들 중에서 과일로 배를 채우면서 과일은 살이 찌찌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면, 중간 크기의 귤 1개는 50Kcal, 배 1개는 150Kcal, 사과 1개는 100 Kcal, 참외 1개는 100 Kcal, 수박 1 쪽 50Kcal 정도가 된다. 따라서 과일로만 하루에 300-400Kcal를 섭취하고 있다.

올바른 식사섭취 패턴은 당질:단백질:지질의 섭취비율이 60-65:15:20-25%로, 균형된 식사가 중요하며, 이와 함께 전체적인 칼로리를 줄여야 뱃살을 뺄 수 있다.

남재현 프렌탁터내과 원장·의학박사

입력시간 2002/08/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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