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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미국의 금리정책과 더블딥

최근 미국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언론에서는 더블딥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이 말은 대충 ‘두 번 꺾인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지난해 3월 공식적으로 불경기에 진입했다가 연말에 회복되기 시작한 미국경제가 올 하반기에 다시 악화되면서 불경기에 재진입하는 시나리오를 일컫는 표현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우리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은 자연히 우리의 큰 관심사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실제로 더블딥이 발생했던 예는 매우 드물다. 가장 최근의 경우가 1980년대 초에 있었다.

당시 미국경제가 처한 상황은 지금과 매우 달랐다. 미국은 1970년대 후반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물경제의 부진을 동시에 겪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런 결과는 1970년대 중반의 1차 석유파동의 여파와 더불어 경기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통화공급을 증가시키는 총수요 진작책을 되풀이하였던 것에 기인한다. 거듭되는 통화공급 증대가 실물경제 진작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물가앙등만을 가져오게 된다.

1977년 6%대에 머물던 인플레이션이 79년에는 15%가까이 치솟았다. 물가 상승 추세의 가속은 광범위하게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시켰고, 1979년 말부터 당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이었던 폴 볼커의 주도하에 심각한 통화공급 감축과 고금리 정책을 펼치게 된다.

고금리에 따른 소비와 투자의 급속한 위축은 이듬해 1월에 바로 미국경제를 불경기의 수렁에 빠지게 한다.

당시 인플레이션 억제정책의 일환으로 소비자금융에 대한 제한조치를 시행했었는데 이는 불경기를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 하지만 1980년 여름 이 조치가 해제되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경기가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동년 1월에 시작된 불경기는 7월에 종식된다.

하지만 경기회복과 더불어 물가가 빠른 속도로 재상승하기 시작하자 FRB는 다시 고금리 정책을 펼치게 되고 이 여파로 미국 경제는 1981년 7월 불경기에서 회복한지 꼭 1년 만에 다시 위축되기 시작했고 두 번째 불경기는 이듬해 11월까지 오래 끌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두 번째 불경기는 첫 번째 보다 훨씬 심각해서 1980년 불경기 기간에 8%를 하회했던 실업률이 두 번째 불경기에는 11%에 육박했다. 짧은 기간에 두 번째 발생한 경기위축이 심각하게 장기화되면서 당연히 고금리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었다.

당시 고금리정책의 원흉으로 볼커 FRB의장에 대한 격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7척 거구의 볼커 의장은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꺾일 때까지 의연히 고금리정책을 고수하여 중앙은행 세계에서 오래 남을 전설을 창조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이 80년대 초에 겪었던 더블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 긴축이 원인이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 3월 시작된 최근 미국의 불경기는 아마 90년대 후반에 생성된 기술주 중심의 주가 버블 붕괴가 주된 원인으로 평가될 것 같다. 하지만 80년대 초의 더블딥을 유발시킨 게 고금리 정책이었던 것이 비해 이번에는 전례 없는 저금리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서 미국의 더블딥 발생 가능성에 대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물가불안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FRB는 앞으로 만약 경기회복세가 주춤거린다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다. 이자율 인하가 바로 경기회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경기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미국의 불경기가 비교적 완만했던 것도 투자가 큰 폭 떨어졌지만 소비가 견조하게 지속이 되었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저금리정책의 공헌이 컸다.

주가하락에 따른 자산 감소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낮아지자 가계들이 주택자금대출 재계약을 통하여 이자지급부담을 낮추면서 가처분 소득이 늘었고 소비증가세가 유지되었던 것이다. 예견되는 추가 통화정책 완화는 경기의 추가 하락을 제어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더블딥의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라크와의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이의 단기적인 영향 때문에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불경기에 재진입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센터소장

입력시간 2002/08/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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