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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의 경제서평] 경제 한국號 어디로 가고 있나


■ 한국 경제를 보는 눈
(남덕우 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한국 경제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다시 불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어떤 상황인가.

온 국민이 월드컵 축구에 취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목청껏 외치고 있을 때 우리 경제는 고전을 했다. 미국 경제 부진이라는 ‘강 팀’을 만나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 책은 우리 경제의 현상 분석과 함께 앞으로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다루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나’라는 부제가 이를 잘 말해 준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각 분야 전문가 10명의 글을 삼성경제연구소가 한데 묶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우석 소장의 말대로 IMF 관리체제를 졸업한지 1년이 가까워지는 지금은 1997년 12월3일 이후 2001년 8월23일까지 3년 8개월간의 경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냉철히 짚어보아야 할 때다. 2002년은 국가가 활력을 찾느냐 아니면 침체가 고착화하느냐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10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덕우 전 총리의 총론에서부터 시작해 거시경제 금융 기업 노동 정부 남북관계 등 각 분야별로 그 동안의 개혁을 평가하면서 앞으로의 전략 방향과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남 전 총리는 ‘IMF 사태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21세기 두뇌산업 시대를 맞아 인간개발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똑똑하지 못하면 국운을 열어갈 수 없다는 말이어서 우리의 앞날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다같이 명심하자고 결론짓는다.

안충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21세기 세계경제 신조류와 한국에 끼치는 영향’에서 자유무역체제 구축과 금융협력 및 자본시장 공동 개발, 동북아 경제 공동체 준비, 지식기반 경제체제 확립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IMF 이후의 대외관계 변화와 대응’에서 한국이 생존과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며,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성태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은 ‘외환위기 극복과정의 평가와 과제: 거시 경제부문’에서 현재의 어려움은 정부가 시장경제의 원리를 재확인하고 정치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보다 솔직한 태도로 접근해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은 ‘금융 구조조정과 체제전환’에서 금융기관 정부 기업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금융기관 내부의 지배구조와 시스템을 개선하고 동태적으로 기업에 역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금융 구조조정의 남은 과제라고 주장한다.

김일섭 이화여대 교수는 ‘기업 구조조정과 재벌의 지배구조’에서 재벌 문제는 재벌을 둘러싼 환경의 압력, 즉 시장의 힘으로 개혁하는 것이 최선이며, 시장 규율의 실행에는 은행과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건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인프라 확충’에서 지난 몇 년간 IMF 시련을 겪으면서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많이 위축되었다며, 어느 의미에서 보면 경기 침체 때가 오히려 사회간접자본을 축적하며 국가 경쟁력을 배양해야 할 적기라고 밝히고 있다.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노동부문 개혁’에서 노동시장의 개혁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가 균형 있게 추진되고, 상생과 공영의 새로운 노사관계가 정착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김광웅 전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은 ‘국정 운영과 정부 기능’에서 정책 조정이 안고 있는 기본적인 문제 중에는 정부와 시장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석우 전 통일원 장관은 ‘남북 문제: IMF 사태의 평가와 과제’에서 남북관계야말로 다른 어떠한 분야보다도 대통령의 생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문제 및 통일문제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IMF 사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라고 주장한다.

그는 원칙없는 무조건적 포용정책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지연시키고 남북간의 신뢰도 회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 경제가 IMF 이후 어떻게 변했고, 또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자료가 된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입력시간 2002/08/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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