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접으며] 이전투구 정치권…추태 어디까지?

요즘 민주당의 신당 창당 과정을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안쓰러움 마저 느끼게 된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최근 6ㆍ13지방선거와 8ㆍ8재보선에서도 보았듯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바닥으로 추락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미 현 정치권을 응시하는 국민의 눈길은 싸늘하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그들이 부인할 수 없는 한국 정치의 실제 구성 인자라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그들을 지켜 보고 있다. 정치라는 것이 불나방 속성을 갖고 있는 데다, 어차피 유권자들은 표로 심판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그들의 변화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신당 창당을 둘러싼 행태는 그야말로 ‘그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고자 하는 정치인 인가’를 의심케 할 만큼 실망스럽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원칙과 약속을 팽개치기 일쑤고, 타협과 양보 보다 내 것 지키기에 골몰하며,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밥 먹듯이 하고,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이전 투구의 추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최근 이들의 모습은 ‘혹시 이들이 4개월 뒤 있을 대통령 선거를 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지금 벌이는 양태를 보면 이들의 주도권 싸움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과연 어느 유권자가 대선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 주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들은 ‘친노무현 중심의 신당이냐‘, ‘노 후보를 배제한 제3후보 중심의 신당이냐’를 놓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신당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부패ㆍ비리 정당으로 낙인 찍힌 현행 민주당으로는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지금 이들의 추한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나든 구정치의 면모를 일신한 신당으로 거듭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예감에 더욱 우울하다. 지금 그들의 대립은 발전적 해체를 통한 거듭나기 라기 보다는, 침몰하는 배 안에서 혼자 살아보겠다고 용을 쓰는 허망한 모습이다.

송영웅 기자

입력시간 2002/08/23 10:57


송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