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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10년] 권력 움켜 쥔 장쩌민, 속셈뭔가?

중국은 공산당이 국가전반을 통제하는 이른바 ‘당 국가’(party state)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정치체제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이 대내외 정책의 주요 노선과 원칙을 결정한다.

이는 곧 ‘당의 영도(領導)’를 의미하며 사회주의 노선과 함께 중국이 불변의 철칙으로 고수하는원칙이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의 권력구도 변화는 곧 공산당내의 권력이동이며, 그에 따라 기타 부문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권력승계 놓고 예측ㆍ설 난무

중국 공산당은 매 5년마다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하여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한다. 여기에서 주목 받는 대상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300여명, 정치국원과 후보위원 20여명, 그리고 명실공히 권력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 6-8명 등이다.

그 이외의 당ㆍ정 및 지방의 지도자들은 이른바 ‘당 중앙’의 권력배분이 일단락되고 나면 그 후속조치로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당 대표대회는 당ㆍ정ㆍ군 지도부의 핵심으로서 향후 5년간 중국정국을 주도하게 될 인물들을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2002년 가을은 바로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가 개최되는 시기다.

더욱이 이번의 전국대표대회에서는 중국 사람들의 표현대로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후계자로서 현재 중국공산당 총서기, 국가 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당ㆍ정ㆍ군 3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장쩌민(江澤民)의 퇴진과 그에 따른 최고 지도부의 부심이 예상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베이징(北京)의 정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권력승계와 관련된 원칙이 불투명한 중국 정국의 특성상 새로운 변수가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숱한 예측과 설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1989년 6ㆍ4 텐안문(天安門) 사건 직후 짜오즈양(趙紫陽)의 퇴출과 동시에 등장한 장쩌민 역시 당시 베이징 정가에서는 전혀 주목 받지 못했던 의외의 인물이었다.

이러한 불투명성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중국 최고 지도부의 권력 승계 문제는 대개 다음의 두 가지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장쩌민은 과연 최고 권좌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인가? 둘째, 그를 이어 누가 당ㆍ정ㆍ군의 주요 인물로 부상할 것인가?

우선 장쩌민의 퇴진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던 중 그곳 화교들과의 만남에서 쑤둥포(蘇東坡)의 ‘귀거래사(歸去來辭)’까지 인용하면서 조용히 쉬고 싶다는 퇴진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때부터 그의 말을 어디까지 진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후계체제는 누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군부는 장쩌민 주석을 원하고 있다

약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장쩌민의 퇴진 문제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완전한 퇴진은 하지 않고 주요 권력을 유지하면서 일부 권력만을 이양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집약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문제는 현재 중국지도부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취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직까지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최고 지도부는 가을의 당대회 혹은 중앙위원 전체회의(中全會)에 앞서 여름철 휴가를 겸하여 베이징 근교의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조율한다. 대개 8월 중순이면 회의가 끝나고 뭔가 합의ㆍ조율된 분위기가 전달되는 데 금년에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여기에는 권력 승계라는 예민한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과 이와 관련되어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지 않나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중국의 공식 매체들은 장쩌민을 영도핵심으로 한 지도부의 단결과 정국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군부를 중심으로 장쩌민 지도력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일관되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첫째, 장쩌민의 완전한 퇴진보다는 유임쪽으로 방향이 잡혀가고 있으며 둘째,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군부를 중심으로 한 친 장쩌민 세력(親江勢力)이며 결국 일부 권력의 이양을 전제로 당권과 군권 등 실질적인 권력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거취도 초미의 관심사

장쩌민이 실질적인 권력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권력의 독점구도는 불가능하고 일부 권력을 이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기되는 문제는 제2인자가 누구일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역시 지금까지 장쩌민의 후계자로 주목되어 온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의 거취 문제가 최대 관심사다.

후 부주석은 이미 1992년 14차 전국당대표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등극하면서 참신한 이미지의 신세대 지도자를 대표하는 중국 정가의 스타였다. 또한 국가 부주석, 군사위원회 부주석을 겸임하면서 명실공히 장쩌민의 후계자로서 인정 받아 왔다.

따라서 현재로서도 장쩌민이 이양하게 될 권력과 직책의 1순위 수혜자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의 한계는 어떠한 형태로든 장쩌민의 유임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이러한 판세를 역전시킬만한 힘이 아직은 없다는 점이다.

후 부주석은 스스로 크기보다는 보호 속에서 키워진 인물이다. 물론 장쩌민이 권좌에 계속 머무르는 경우에도 후진타오에 대한 심적인 부담과 모양새를 갖춘다는 차원에서 국가 주석 정도는 넘겨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갖는다.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주석은 담당자의 당내 권력정도에 따라 극히 형식적인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

결국 중국의 권력변동은 그들 특유의 밀실내 타협과 조정,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험악한 힘 겨루기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과거의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 시기에 비해 현 중국 정국의 투명도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예측불가의 부분이 짙게 남아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 장쩌민의 실질적인 유임이 설득력을 갖지만 그 역시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장쩌민이 남을 경우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등 제2인자, 제3인자들의 퇴진문제 역시 난관에 봉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중국 지도부가 최고로 중시하는 당내 단결과 안정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이는 어느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2년 전 장쩌민이 읊은 귀거래사가 100% 진실은 아니었고 아직은 최고 권력에 미련을 갖고 있으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만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이상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여름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베이징의 중난하이(中南海)로 돌아간 중국 지도부의 일거일동을 좀 더 예의 주시해야 한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학 대학원 교수(중국학과) tgdaniel@kotra.or.kr

입력시간 2002/08/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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