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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관 부장 유임…전면전으로 비화

정권차원의 기획인사인가, 한나라당의 정치공세인가.

8월16일과 22일 단행된 검찰 정기인사가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김정길 법무장관이 기획한 보복ㆍ편중인사”라며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한나라당은 해임안의 근거로 김홍업ㆍ홍걸씨 등 대통령 아들을 구속한 검사들에 대해 보복인사를 한 반면, 수사공정성 시비에 휩싸인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유임시킨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병역비리 수사팀에 압박을 가하기위한 전형적인 정치개입”이라며 해임안을 육탄으로라도 저지할 태세다.

이전에도 검찰 인사는 늘 정권의 기반이 된 특정지역 출신의 무리한 중용 등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TK정권에서는 TK출신 검사들이 득세했고 YS, DJ정부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여전했다.

이에 따라 검사장급에서는 ‘서울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대검 중수부장-대검 공안부장’의 ‘빅4’에, 부장검사급에서는 ‘검찰국 과장-대검 중수과장-대검 공안과장-서울지검 특수부장-서울지검 공안부장’의 ‘스몰5’에 정권의 총애를 받는 검사들이 임명돼왔다.

지금까지 검찰인사가 문제가 되도 야당은 어디까지나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그쳤지, 법무ㆍ검찰 수뇌부 교체를 요구하지는 않아왔다. 자신의 치부가 수사로 도려내질 것을 염려, 어떤 경우에도 검찰 전체를 상대로 시비붙지 않는다는 암묵적 금기(禁忌) 탓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금기가 깨질 정도로 이번 인사에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한나라당이 유난히 요란을 떠는 것일까?


한나라 "병풍수사 정치이용" 극력 반발

검찰은 16일과 22일 인사의 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일선 지검장인 사시14회의 첫 고검장 승진으로 인사의 숨통이 트여졌고, 부장검사 중 최대인원을 자랑하는 사시23회 서울지검 부장들이 주요 지청장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검찰은 또 지난 2월 대규모 인사가 있었던 점을 감안, 고검장 및 검사장 승진과 전보를 한자리수로 제한했으며 대선을 고려, 사정담당인 특수부장과 선거전담인 공안부장을 유임하는 등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보복인사라고 주장하는 김홍업 수사팀의 유임에 대해서는 “수도권에 계속 근무하도록 조치한 것을 불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검찰바깥에서 보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학재 법무연수원장의 대검 차장 복귀와 박영관 부장의 유임으로 집약된다.

현 정권에서 검찰국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 차장은 2월 인사에서 각종 게이트 부실수사로 물의를 빚은 호남출신 간부를 배제하는 과정에 좌천성 인사를 당했고, 역시 호남출신인 박 부장은 김대업씨의 수사관 활용 등 공정성 시비와 최근 민주당 이해찬 의원에 병역비리 정치쟁점화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한나라당은 따라서 목포고 선ㆍ후배인 두 사람을 재신임한 것은 현 정권이 병풍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위한 정지작업이라고 보고있다.


김정길 장관 "정치권 공세 굴복 안될 말"

이번 인사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김 장관의 결단으로 호남인사들이 전진배치되는 한편 대통령 아들 수사팀이 간접적으로 견제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빅4는 출신지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송정호 전 장관때 홍업ㆍ홍걸씨 수사를 조율한 서울지검장과 대검 차장, 법무부 차관이 모두 경질됐다.

이범관 서울지검장은 부임 6개월만에 광주고검장으로 승진했으나 병풍수사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측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하고, 김승규 대검 차장과 한부환 법무차관은 각각 부산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잃었다.

스몰5에선 특수1부장과 공안1부장, 검찰1과장이 모두 호남출신으로 배치됐으며, 청와대의 송 장관 압박설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진 성영훈 법무부 공보관이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되는 전례없는 인사가 단행됐다.

특히 이 의원의 발언이후 박 부장의 교체요구가 거세지자 이명재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간부들은 “수사결과의 신뢰성 등을 감안,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김 장관은 “정치권의 공세에 굴복한 선례를 남길 수 없다”며 인사권자로서 유임을 결정했다.

결국 병풍수사팀은 서울지검장과 서울지검 3차장 등 최고 지휘부가 교체된 채 부장검사만 유임되는 기형적 형태를 보이게 됐다.

이상에서 보면 법무ㆍ검찰이 이번 인사로 한나라당의 파상적 공세에 빌미를 제공한 한 점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한나라당이 검찰인사를 현재진행형인 병풍수사와 연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내부적으로는 한나라당이 행정부의 인사권에 대한 입법부의 정당한 견제차원을 넘어 이회창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검찰권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세는 병풍수사결과가 나오는 시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한나라당과 검찰간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은 당분간 불가피하게 됐다.

사회부 손석민 기자 hermes@hk.co.kr

입력시간 2002/08/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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