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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길 잡히니 수도권이 꿈틀

강남불길 잡히니 수도권이 꿈틀

재건축규제 강화·자금출처 조사 등으로 거래 뚝.

강남지역 아파트가격은 과연 잡히는 것인가. 아니면 잠시 잠수하는 것인가.

정부의 8ㆍ9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된 이후 재건축규제 강화, 세무조사 실시 등의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오면서 아파트가격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지역은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의 경우 정책이 나올 때마다 아예 문을 닫아걸고 자취를 감추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 거래가 실종되고 매물도 사라지는 형편이다.

그러나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운데서도 사업전망이 양호한 저밀도는 여전히 가격이 상승하고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상승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아파트시장의 차별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지역 불길은 잡혀가고

국세청이 부동산투기 의혹 대상자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 계획을 발표한 8월22일 이후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완전히 거래가 끊겼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 114’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데다 재건축 규제강화로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자금출처 조사까지 진행되면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돼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개포 도곡 대치 잠실 등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이미 8ㆍ9대책으로 한차례 된서리를 맞은데다 자금출처 조사라는 강도 높은 조치로 한동안 수면아래로 잠복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전반적으로 8월초에 비해 매도호가가 1,000만~3,000만원 정도 빠진 상태다. 재건축아파트 가격급등의 진원지였던 개포주공 1단지 15평형의 경우 안정대책 이전 4억5,000만원까지 호가하던 것이 최근 4억3,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중층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31평형의 경우 시공사 선정 당시 5억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4억7,000만원에도 매수세력이 끊겼다. 고덕 주공2단지 16평형은 500만~1,000만원 하락했다.

일반 중층아파트의 매수문의는 자취를 감췄다. 역삼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화문의 건수가 8월초 이전에는 하루 30~40통에 달했지만 요즘은 가뭄에 콩 나 오듯 한다”며 “그것도 대부분 시장상황을 묻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도 호가 하락 속에 거래가 끊긴 상태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경우 앞으로 재건축 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역삼동 개나리 고층 34평형의 경우 경우 1,000만원, 잠실주공 고층 34평형은 1,500만원정도 떨어진 가운데 그나마 실수요자를 제외하고는 거래와 문의가 실종됐다.


저밀도는 견조한 상승세

5층 이하 아파트로 구상돼 재건축 추진의 가능성이 높은 저밀도지구는 이와 대조적이다. 저밀도지구의 경우 대부분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서울시로부터 사업승인까지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추진의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특히 5대저밀도지구로 지정된 청담ㆍ도곡, 잠실, 반포, 암사ㆍ명일, 화곡 등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최근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50%는 향후 유망 투자처로 5대저밀도지구를 꼽고 있을 정도다.

잠실주공 1단지 13평형은 안정화대책 이전에 3억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요즘은 3억2,000만원에도 매물이 없을 정도다. 청담 도곡지구의 개나리 2차 31평형도 1,000만~2,000만원 올랐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앞으로 저밀도와 비저밀도 단지, 안전진단 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과 그렇지 않은 단지 간의 가격차별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재건축 사업의 관문인 안전진단을 하루라도 빨리 통과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개포주공의 경우 내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안전진단을 통과하려고 하루가 멀게 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지역의 경우 철퇴를 맞은 대치동 은마, 개포 주공 등을 제외하고는 하반기에도 가격상승세가 지속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중코리아 한광호 실장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등의 조치가 분명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아파트 단지의 거품을 해소하는 역할은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조합설립인가나 사업승인을 받은 재건축 아파트나 기존 아파트의 가격을 올리는 기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ㆍ수도권지역, 상승세로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8월22일 기준으로 서울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에 비해 0.7%상승했는데 지역별로 광진구(1.97%), 강서구(1.68%), 중구(1.55%), 양천구(1.47%), 노원구(1.4%)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그 동안 가격상승에서 소외됐던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수도권도 일부지역의 아파트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전주에 가격상승이 0.85%에 그쳤던 수원시는 2.11%의 급등세를 보였고 의왕(1.67%), 과천(1.58%), 부천(1.27%), 군포(1.04%) 등도 상당히 올랐다.

스피드뱅크의 홍순철 팀장은 “8월 중순이후 추석까지의 시기는 일년 중 이사철 수요가 가장 강해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다”며 “강남과 서초의 가격상승세를 서울 기타지역과 수도권이 넘겨받는 순환매가 이뤄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가격상승은 분양권 전매, 자금출처조사 등 규제가 적은데다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전원주택 선호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서울 인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급 아파트의 공급이 줄을 잇는 등 주5일 근무제를 노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 같은 모멘텀이 작용하면 시장전반에 상승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kimjk@hk.co.kr

입력시간 2002/08/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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