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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산 산] 강천산

[산 산 산] 강천산

고추장 만큼 깊고 맵싸한 산행의 맛

강천산(603mㆍ전북 순창군)은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명산이다. 호남 지역의 이름있는 산들은 거의 대부분 깎아지른 바위 절벽산이다. 강천산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바위로 이루어진 능선과 계곡길 때문에 산행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본격적인 등산길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 2㎞ 구간의 평탄하고 아름다운 계곡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등산객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1981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강천산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강천산 계곡에서의 물놀이이다. 가족단위의 나들이터로 제격이다. 계곡은 숲이 깊고 맑다. 볕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든지 있고,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도 마음 놓고 첨벙거릴 수 있다.

계곡의 가운데에 고찰 강천사가 있다. 산 이름을 유래 시킨 절로 신라 진성여왕 1년(887년) 도선국사가 세운 절이다. 한때 12개 암자의 호위를 받으며 1,000여 명의 승려가 수도했던 대찰이었다. 임진왜란 때 석탑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탔다. 지금의 절집은 1959년에 지은 것이다. 정갈하고 위엄이 있다.

둘째 방법은 가벼운 등산이다. 강천산에는 모두 5개의 등산코스가 있는데 제1코스이다. 강천사 바로 위의 현수교를 타고 신선봉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이다. 5.5㎞로 왕복 약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시도하는 산행이다.

그러나 너무 쉽게 생각하면 곤란하다. 현수교에서 신선봉까지의 길이 가파르고 험하다. 등산화가 없다면 튼튼한 운동화라도 신어야 한다. 샌들이나 뾰족구두 차림이라면 포기하는 것이 좋다. 현수교 건너기가 인기가 높다.

강천산의 제1명물과 만난다. 계곡을 붉게 가로지른다. 군립공원이 될 때 지어졌으니 벌써 20년이 넘었다. 계곡 양쪽에 굵은 기둥을 설치하고 쇠다리를 쇠줄로 이어놓았다. 폭은 1m로 좁지만 길이는 70m가 넘는다.

산에 걸쳐진 현수교 중 국내에서 가장 길다. 별 생각 없이 들어섰다가는 서서히 밀려오는 공포를 막을 수 없다. 높이 보다는 길이 때문이다. 한참 걸어야 한다.

셋째는 본격적인 산행이다. 제2코스부터 제4코스까지 어느 코스나 모두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산행이다. 바위 능선과 계곡을 타야 하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제2코스는 최고봉인 산성산에 올랐다가 북바위를 거쳐 비룡폭포 골짜기로 내려오는 것. 9.4㎞로 약 4시간이 걸린다. 원시림의 향기에 푹 취할 수 있는 코스이다. 높은 산에 세워진 산성을 보는 맛도 좋다. 냇물을 맨발로 건너야 하는 곳이 많다.

제3코스는 신선봉-광덕산-시루봉-북바위를 거쳐 비룡폭포길로 하산하는 길이다. 강천산의 남쪽 능선을 종주하는 셈이다. 11.6㎞로 약 5시간이 걸린다. 각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는 표고차가 심해 힘들다.

제4코스는 강천산의 북쪽 능선 종주 코스이다. 병풍바위-왕자봉-깃대봉-형제봉을 거쳐 제2강천호 상류 쪽으로 하산한다. 7.8㎞, 4시간 거리이다. 역시 바위 능선이 만만치 않다. 제5코스는 해발 415m의 옥호봉을 오르는 길. 가장 짧고 매운 코스이다. 병풍바위-금강문-금강계곡을 거쳐 옥호봉에 올랐다가 주차장 쪽으로 하산한다. 3㎞로 약 3시간이 걸린다.

순창의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고추장이다. 전통고추장마을까지 있다. 고추장은 물론 고추장을 이용한 각종 장아찌도 많다. 남도의 깊은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권오현 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2/08/2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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