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23] 싱가포르 & 빈탄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싱가포르는 다양한 민족이 만들어낸 문화, 음식, 종교, 생활 방식 등 서로 다른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각 민족의 특성을 살린 문화와 거리, 축제 등의 볼거리가 많아 초보 여행지로 선택하기에 잘 어울린다.

또한 페리를 타고 불과 45분이면 싱가포르 최대의 휴양지 빈탄 섬을 방문할 수 있고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해 몰디브, 호주, 유럽 등 여러 나라로 여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싱가포르라는 국가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단어는 ‘Clean(깨끗한)’과 ‘Green(푸른)’이다. 하나의 도시이면서 국가인 싱가포르는 작지만 국가 경쟁력에서 아시아 최고의 국가로 손꼽힌다. 아시아의 중심이라는 지리적인 이점과 함께 영어 사용국이라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찌감치 국제 무역의 거점으로 부상한 덕분이다.

싱가포르는 면적은 작지만 세계로 향해 열려있는 아시아의 관문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다수의 민족들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양성이 싱가포르를 더욱 넓고 크게 만들고 있다.

싱가포르는 토착 말레이인들은 물론 초창기부터 이주해 온 아랍인, 중국인, 유럽인, 인도인, 해협 중국인(페라나칸)들이 각각 독특한 민족성을 유지하며 같이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다.

그러나 현재 400만명에 가까운 이들 국민들은 모두 하나의 민족, 즉 싱가포르인이라는 동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중국인, 말레이인, 인도인으로 불리기보다는 싱가포르 사람으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싱가포르 구석구석은 여러 민족들이 함께 모여 서로 보완하고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모습을 곳곳에 간직하고 있다. 싱가포르 3대 주요 민족인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는 각자 특별구역에 거주하며 그들만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 의복, 화려한 축제들을 유지 발전시켜 왔다. 이들이 각기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과 게이랑 세라이, 리틀인디아는 싱가포르 여행의 색다른 재미를 주는 곳들이다.


다양한 민족 다양한 볼거리

차이나타운의 역사는 래플즈경이 싱가포르를 세웠던 18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래플즈경은 싱가포르의 다수민족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던 중국인들에게 싱가포르강 서남 지역 전체를 불하했다.

이에 따라 혹키엔, 태오추, 칸톤 등 각 지역 출신들이 각자 전통에 맞게 산업을 번창시켰다. 오늘날 차이나타운은 역사를 간직한 독특한 모습의 건물들과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생활방식 등 대조적이고 상징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인도계 주민들의 정서적, 상업적 중심지인 리틀 인디아는 로커 수도로부터 라벤다스트리트까지 뻗어 있다. 이곳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는 이른 아침이다. 이때 거리는 온통 갖가지 양념의 향기로운 냄새로 가득차고 화려한 전통의복을 입은 사람들, 독특한 현악기 음악, 그리고 화환 만들기 같은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게이랑 세이는 차이나타운이나 리틀 인디아에 비해 관광지로는 덜 알려진 곳이다. 말레이계 주민들이 싱가포르에 살게 된 것은 중국계나 인도계 주민들 보다 더 오래됐다.

게이랑은 영국이 싱가포르강 어구에 있던 말레이 수상가옥들을 해체시킨 후 1840년대 말레이계 주민들에게 제공한 지역이다. 말레이 빌리지, 게이랑 세이 마켓, 말레이식 방갈로 등의 볼거리가 있다.

싱가포르 강을 따라 펼쳐진 노천 카페 보트키와 클락키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저녁에 외식을 즐기는 싱가포르인들에게 있어 보트키는 바람 쐬기 가장 좋은 곳 중에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노천식당, 라이브 바 그리고 펍과 사이버 카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싱가포르의 또다른 인기있는 강변명소 클락키는 다섯 블록에 걸쳐 창고를 개조한 건물들에 음식점과 바를 비롯해 모든 종류의 상점과 중고, 골동품 상점들로 가득 차있다. 이곳에 정박해 있는 중국 정크선통강은 수상펌과 식당으로 개조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테마파크인 센토사섬, 언더워더월드, 주롱 새공원, 부킷티마 국립공원 등은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 돌아보면 좋다,


쇼핑 천국의 ‘노른자 위’ 오차드 로드

싱가포르는 고대 아시아의 수공예에서 유럽의 최신 패션과 전자 제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과거와 현재의 상품이 집결해 있다. 일류 브랜드는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에서, 특이한 물건은 리틀 인디아와 아랍 스트리트, 차이나타운 등에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차드 로드는 주요 관공서와 국립 박물관이 몰려 있는 시내 중심부보다 관광객들에게 더 잘 알려진 거리이다.

싱가포르의 쇼핑 문화는 오차드 로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차드 로드 주위에는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초현대식 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오차드 로드에는 싱가포르의 특급 호텔과 대형 백화점들이 모여 있고, 스타벅스 커피, 프래닛 할리우드 등의 카페 명소와 음식점들이 있다.

오차드 로드 역의 원형 계단과 뒤편에 벽화가 있는 벤치에서는 잠시 동안 여유롭게 쉴 수도 있다. 밤에는 수많은 전구로 그 아름다움을 더하는 오차드 로드의 크기와 화려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남국의 정열과 낭만이 있는 빈탄 섬

싱가포르 타나 마라 페리항구에서 쾌속정으로 불과 45분이면 남국의 정열과 낭만이 살아 숨쉬는 빈탄 섬에 닿는다.

빈탄은 그 규모가 싱가포르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비교적 큰 섬으로 빈탄 섬의 북부 탸늉 지역에 위치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여행상품이 싱가포르·빈탄으로 구성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은 빈탄 섬이 싱가포르의 일부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인도네시아에 속한다.

관광지 개발 과정에서 지역적인 한계에 부딪힌 싱가포르 정부가 빈탄 섬을 인도네시아로부터 임대해 도로, 전기, 통신망을 가설하고 숙박과 레저시설을 갖춘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현재의 대형 리조트단지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 빈탄섬의 리조트는 클럽메드 리아 빈탄을 비롯해 빈탄 라군리조트, 반얀트리 빈탄 등 모두 6곳이다. 이들 리조트는 객실형태와 편의시설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곳을 선택해도 아름다운 남국의 멋을 즐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말이 어울리듯 빈탄 섬은 아무 것도 없는 원시림을 개척해 의도적으로 건설한 리조트단지이기 때문에 휴양과 레저활동은 모두 이들 리조트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의 유명 탤런트 손지창, 오연수 부부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급부상한 휴양지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음식 기행

싱가포르 여행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중국음식에서부터 인도음식, 말레이 음식, 서양음식에 이르기까지 음식의 다양함뿐만이 아니라 재미있는 먹거리 문화에 이르기까지 굳이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행복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싱가포르에는 호커 센터라는 독특한 먹거리 장소가 있다. 전통적으로 호커는 이동식 노점식당으로 주변에 테이블과 걸상을 갖추고 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것을 말하는데, 현재는 이러한 호커들이 모여 다양한 음식을 파는 호커 센터(노점식당가)를 만들었다.

특히 차이나타운 사우스 브리지 로드에서 세븐일레븐을 끼고 우측으로 들어가면 간이천막이 줄지어 서 있는데 바로 야시장이다. 주로 학생, 직장인이 즐겨 이용하는데 곳곳에 배낭을 맨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파는 집 앞에는 어김없이 줄을 서 음식을 기다리고 인파로 북적댄다.

이곳에서 파는 음식은 북경식 오리고기에서부터 면류, 우동, 튀김 등 그 종류가 많고 다채로워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 모든 메뉴에 음식사진을 붙여 두었기 때문에 중국어를 몰라도 사진을 보면 대충 그 맛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대하면이라는 큰 새우를 넣어 만든 라면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점심시간이면 10∼20분 정도 줄을 서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싱가포르는 일년 내내 음식축제와 다양한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매년 7월에 열리는 싱가포르 음식 축제는 전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해 거리는 온통 싱가포르의 음식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로 가득 찬다.

이 기간 동안에는 싱가포르 대 세일 행사가 동시에 열리므로 관광객들은 한 달간 흥겨운 축제와 함께 쇼핑도 하고 음식도 즐길 수 있다.


▦ 교통편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가려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매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어 여행하기에 편리하다. 소요시간은 약 6시간 30분,

싱가포르에서 빈탄까지는 타나 마라 페리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약 45분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빈탄 섬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이 사전에 예약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빈탄 페리 선착장에서 자신이 예약한 리조트나 호텔의 직원을 만나 안내를 받게 된다. 싱가포르 관광청 (02)399-5570

글·사진 전기환 여행작가

입력시간 2002/09/04 10:37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