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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붉은 여왕

■ 붉은 여왕
(매트 리들리 지음/김윤택 옮김/김영사 펴냄)

영국 동화작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 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Red Queen)의 세계에선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 걸음이다. 주변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에선 이를 붉은 여왕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러닝머신처럼 더 빨리 뛸수록 세상 또한 빨리 움직이는 만큼 끊임없이 뛰어야 그나마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진화 이론이다.

모든 생명체는 주변 환경과 자신의 천적, 같은 종의 다른 구성원, 특히 박테리아와 병원균에 대항해 끊임없이 싸워 살아 남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는 이 이론은 생물의 진화과정은 물론 현대 문명을 설명하는 새로운 도구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신형 컴퓨터를 구입해도 소프트웨어 용량이 바로 증가하는 바람에 금방 고물이 되는 것도 이 같은 진보의 상대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의 과학저술가인 매트 리들리는 붉은 여왕 이론을 인간의 성과 진화에 적용했다. 그는 우선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하필이면 간단하고 빠른 무성생식보다는 짝을 찾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유성생식을 선호하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변절자 이론, 복권 추첨 모델, 뒤엉킨 강둑 이론, 뭘러의 톱니바퀴 등 다양한 이론을 검토한 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유전적인 결함을 제거하기 위해 유성생식이 지배적인 생식방법으로 채택됐다는 붉은 여왕 이론에 따른 주장을 지지했다.

그는 또 성이 하나나 셋이 아니고 하필이면 암수 한 쌍의 성이 존재하는 곡절에 대해서도 그럴 법하게 설명하고 암수가 짝짓기 상대를 선택하는 메커니즘도 소개한다.

이런 맥락에서 공작새의 화려한 꼬리, 일부다처제와 남자의 본성, 일부일처제와 여자의 본성, 아름다움의 쓰임새 등도 분석돼 있다.

저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문화에 대해 발칙한 주장을 편다. 일부일처제와 일부다처제, 의처증과 질투, 아름다움의 기준 등 그 동안 인문학적으로 이해되었던 현상들도 진화적인 기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의 자기 과시와 여성의 선택, 일부일처제를 둘러싼 남녀의 미묘한 줄다리기, 성을 둘러싼 욕망과 금기는 기본적으로 생물학적인 본능의 발로이며 문화 역시 고매한 것이기에 앞서 생명체가 종족을 번식하기 위해 만들어 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1993년에 출간된 이 책은 옥스포드대 동물학 박사로 영국 유명 잡지 이코노미스트에서 과학전문기자로 일하던 저자의 출세작이다. 저자는 이후 ‘덕의 기원'(96), '게놈'(99) 등 화제작을 잇따라 발간,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로 성장했다.

입력시간 2002/09/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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