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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밤이 좋은 올빼미족 아세요?

한 여름밤,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이루는 이들이 심야쇼핑과 영화관람 등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올빼미 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창단된 온라인 동호회 <낮과 밤이 바뀐 사람들의 모임(낮과밤)>은 바로 이 올빼미 족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약 6,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된 낮과밤은 회원수 만큼이나 끈끈한 애정으로 동호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 평소 나만이 깨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쓸쓸했다면 수많은 올빼미들이 더욱 활기 있게 생활하고 있는 그들만의 밤의 공간으로 들어가 보자.

목요일 새벽 1시. 대학로의 한 호프집에서는 8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 시간쯤이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해야 하건만 <낮과 밤>의 정기모임은 이때부터 시작이다. 모임은 이미 pm 8시에 시작되었지만 동호회 이름답게 새벽이 되자 더욱 많은 회원들이 자리에 나타났다. 회원수가 워낙 많은 까닭에 모임 때마다 가게 한곳을 통째로 빌리는 것이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동안 서로 보지 못했던 사람들끼리 인사가 끝나고 술잔이 돌아가면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대화들이 사뭇 진지하다.

“낮보다 밤에 무언가 하는 것을 즐기는 올빼미들이 비단 저희들뿐이겠습니까? 아마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올빼미 분들이 더욱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동호회는 그저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편안하고 허물없이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작은 공동체일 뿐입니다.”

낮과밤의 운영자(아이디:해원)는 동호회 성격을 이렇게 정의한다. 만화를 그리는 직업을 가진 그는 밤에 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호기심에 낮과 밤이 바뀐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온라인 동호회를 개설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400여명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모였고, 현재는 더욱 큰 규모로 발전된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낮보다 밤을 더욱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가진 직업도 매우 다양하다. 낮에 자고 밤에 공부하는(?) 중고등 학생들부터 프로그래머, 학원강사, 번역가, 대학생, 프리랜서, 새벽시장 아르바이트생, 일반회사 직장인들까지 정말 많은 종류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골고루 속해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굳이 낮보다 밤을 더욱 좋아하는 이유는? 각자가 가진 직업들의 특성상 낮에는 맘놓고 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일들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한 밤에는 낮보다 집중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요한 일은 일부러 밤에 한다는 의견도 있다.‘낮잠을 자다보니 밤에는 잠이 안 와서 어쩔 수 없이’ 라는 재미있는 이유도 있다.

모자라는 잠에 대해서도 그들은 할말이 많다. 물론 처음 올빼미로의 활동을 시작한 경우라면 아침이든 오후든 잘 수 있는 모든 시간대에 잠을 보충하지만 약 3개월째 접어들면 반복되는 생활패턴에 익숙해져 아예 수면시간이 줄어든다는 게 그들의 이유 있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남들보다 더욱 많은 시간을 깨어있는 것이므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그들은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들이 밤에 주로 하는 일은 그야말로 가지각색이다. 우선 음주가무를 즐기는 회원들은 주위 사람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인다. 또 이성친구와 밤을 새워가며 전화통화를 하거나 메신저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사랑을 속삭이기도 한다. 밀려있던 과제물이나 숙제 등을 말짱한 정신으로 한꺼번에 해치우기도 한다.

밤시간을 이용해 24시간 쇼핑센터를 이용하거나 심야영화를 즐기는 것은 이미 낮과밤 사람들의 일상적인 취미가 되었다.

동호회의 웹팀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민씨는 ‘프로그래머인 직업상 책을 접할 시간이 많지 않아 밤에는 주로 독서를 한다’며 ‘동이 틀 때까지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아침태양을 보는 게 하루 중 가장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열창하기 시작한 그 날 정기모임은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모두들 겉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꾀죄죄하지만 낮과밤의 모든 사람이 함께 보냈던 하룻밤이었던 만큼 콧속으로 스며드는 새벽공기가 유쾌하기만 하다.

“밤을 잊은 그대여 낮과밤으로 오라! 우리들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혹시 당신도 리얼(real) 올빼미?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진짜 올빼미 일수 있다. 다음 체크리스트에서 O표가 3개이상 나올 경우 낮과밤의 홈페이지(http://cafe.daum.net/onight)를 방문해 바로 회원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1. 낮부터 오후 10까지는 몽롱한 기분을 떨쳐버릴수 없다.- 올빼미들의 기본적인 신체리듬

2. 창밖으로 깜깜해진 하늘을 보면 낮에는 느낄 수 없었던 일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생긴다.

- 올빼미들의 타고난 직업병

3. 거나하게 차려먹을 수 있는 점심보다 새벽에 부엌에서 몰래 끓여먹는 라면 한 그릇이 훨씬 맛있다. - 비만 올빼미로의 지름길

4. 아무렇지도 않게 새벽 3시쯤 친구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욕먹은 적이 약 5회이상이다. - 지금 당장 낮과밤 사이트에 접속하라

5. 초저녁에 시작한 술자리가 다음날 아침 해장국집에서 끝이 난다.

- 낮과밤의 회원들이 매번 겪는 일상적인 일

강윤화 자유기고가 soulour@mail.co.kr

입력시간 2002/09/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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