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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미의 홀인원] '어쩌다 퍼팅'에 취하지 말자

태풍 ‘루사’와 함께 후덥지근하던 무더위가 가시면서 최근 인도어 연습장에 아마추어 골퍼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 가을은 최고의 골프 시즌이다. 일단 찌는 듯한 무더위가 한풀 죽고, 그린의 잔디도 푸르름을 한껏 뽐내고 있어 자연 조건이 골프하기에 최적이다.

더구나 봄, 여름을 거치면서 다져진 골프 실력도 최고조에 달하는 때라 가을은 그야말로 골프의 계절이다. 상당수 아마추어 골퍼들의 베스트 스코어가 가을에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 요번 벳시킹 클래식때 박세리의 우승행보가 한 몫 더해진 것 같다.

평소 70대 중반 정도의 실력을 갖춘 L모라는 아마추어 골퍼가 있었다. 우연히 L씨가 즐겨 다니는 골프장에서 여자 프로대회가 열려 L씨는 우연히 한 프로 골퍼와 함께 라운딩을 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골프장 프론트에서 K모 여자 프로와 조인을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L씨는 속으로 ‘다리도 두껍고 덩치도 큰 여자 프로겠지’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첫 인사를 하면서 그 상상이 깨지고 말았다.

L씨의 당초 생각과 달리 K프로의 체격은 너무 왜소했고 가냘퍼 보였다. L씨는 내심 ‘저런 체격으로 어떻게 공을 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흥분 반 기대감 반으로 들뜬 L모씨는 K프로에게 “오늘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인사를 나누고는 티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L씨는 속 마음으로는 ‘그래 오늘 한 번 프로 골퍼의 기 좀 꺾어 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라운딩을 하는 동안 아마추어 골퍼인 L씨는 K여자 프로 보다 비거리에서는 월등한 우세를 보였다. 보통 세컨 샷에서 2, 3클럽 짧은 클럽을 잡았고, 롱홀에선 세컨샷 치고 나면 50m 이상 차이가 났다. 그래서 L씨는 파5인 롱홀에만 오면 더 힘차게 드라이버를 쳤다. ‘잘하면 내가 프로도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18홀을 마친 결과는 아마 골퍼인 L씨는 76타, K여자 프로는 이븐파인 72타. L씨는 경기 과정을 꼼꼼히 따져 보면서 진 원인을 알 수 있었다.

L씨는 비거리는 K프로 보다 멀리 보냈지만 그린 120m 지점 내에 왔을 때 버디로 연결 시키는 확률이 K프로 보다 낮았다. L씨는 거리만 멀리 내려고 했지만 K프로는 자신이 어프로치 샷을 하기에 가장 자신있는 지점에 볼을 안착 시켜 버디를 잡는 전략을 세웠던 것이다. 4타는 바로 핀 120m 지점에서의 코스 매니지먼트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골프에서 4타는 적지 않은 차이다.

운동을 마친 후에 L씨는 “역시 프로는 프로군요”라며 속내를 솔직히 얘기기 했다. L씨는 라운딩 후 맥주를 마시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나름대로 좀 친다고 자부했는데…프로님 하고 치지 않았더라면 저는 드라이버만 또 뻥뻥치고 다녔을 거예요. 정말 중요한 것은 드라이버 보다 100m 내에 들어 왔을 때 버디를 잡는 것이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K프로도 ‘명색이 프로인데 비거리가 20m 가량 뒤지더라도 아마추어에게 뒤져선 안 된다’는 생각에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아마 골퍼들은 쉽게 점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꼭 어려운 데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레슨을 받더라고 꼭 ‘스윙 대수술’을 한다고 해서 점수가 주는 것은 아니다. 1, 2m 안에 들어온 퍼팅만 놓치지 않아도 서너 타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은 1, 2m 안에든 퍼팅을 놓친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10m가 넘는 ‘어쩌다 퍼팅’이 들어간 것은 너무 좋아한다. 이런 뜻밖의 퍼팅은 골프에 있어선 아주 좋지 않다. 괜히 흥분하게 만들어 게임을 망치게 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선수들 사이에선 이 ‘어쩌다 퍼팅’이 나오면 초반부터 더 긴장한다.

안정된 70대를 원한다면 100m내의 짧은 어프로치 연습에 치중해야 한다. 그리고 연습은 ‘보이기 위한 연습 보다, 점수를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박나미 프로골퍼·KLPGA정회원 올림픽 콜로세움 전속 전 국가대표 nami8621@hanmail.net

입력시간 2002/09/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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