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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균의 개그펀치] 나이트 '시체부킹'

스트레스가 쌓여서 기분을 풀어야 할 때, 생일이나 즐거운 일이 생겨서 한바탕 흐드러지게 놀아야 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주저 없이 ‘나이트’를 꼽는다. 여기서 나이트란 단순한 밤을 지칭하는 말이 아님을 금방 눈치챘을 것이다.

요즘은 나이트라고 하지않고 ‘무도회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기본안주 시켜놓고 신나게 몸을 흔들다 보면 정말이지 ‘꿀꿀한’ 기분이 확 바뀌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젊은 애들이나 점잖게 나이든 사람들이나 그저 흥겹게 한번 놀고싶을 때는 주저 없이 외치는 나이트.

나이트 드나들어본 사람치고 찬란한 역사 한번 엮어보지 못한 사람없고 수없이 많은 에피소드 한번 경험하지 못한 사람없을 것이다. 그냥 단순히 기분을 전환하러 술 마시고 춤추러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이트가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인 부킹의 짜릿함을 기대하며 찾는 사람들도 있다.

부킹을 통해서 만난 커플이 화끈하게 놀다가 맘이 맞아서 커플을 이루고 결혼까지 하는 경우도 많다. 내 친구녀석중의 하나도 바로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랑 결혼에 골인했는데 희희낙락하는 본인을 바라보며 다른 친구녀석은 혀를 찼다.

“정신나간 놈. 어떻게 나이트에서 만난 애랑 결혼을 하냐. 죽순이면 어쩌려구.”

“나이트에서 놀다가 만났다고 다 날라리는 아니잖아. 저녀석도 정신 올바로 박힌 멀쩡한 놈인데 뭐.”

우리가 면박을 줘도 그 녀석은 결혼식 내내 찜찜한 얼굴로 있더니 결혼식 뒤풀이로 놀러간 나이트에서 신부 친구에게 필이 꽂혀서는 한동안 난리도 아니었었다.

연예인들도 나이트에 가서 부킹을 한다. 얼굴이 팔린 사람들이니까 으레 룸에 자리를 잡는데 친한 웨이터들이 가장 괜찮아보이는 여자들의 손목을 잡고 끌고 와 부킹을 시켜준다.

연예인 A군은 적극적으로 부킹을 즐기는 편인데 그 솜씨가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노련하다. 우연히 연예인과 부킹을 하면 처음에는 TV에서만 보던 사람이 앉아있는걸 보고 깜짝 놀라다가 이내 반가워하며 분위기는 금방 화기애애해진다. A군은 초장부터 친근감있는 태도로 분위기를 유도하며 마치 십년지기처럼 허물없이 대해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폭탄주를 먹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자가 맥없이 뻗어버리면 같이 있던 사람들은 눈치껏 빠져주는게 정해진 코스이다. 사람들이 모두 룸에서 나가주고 둘만 남게 되면 뭘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술 먹여서 뻗게 만든 다음 즉석에서 관계하는 경우를 은어로 ‘골뱅이 딴다’라고 한다.

도대체 골뱅이 딴다라는게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작가인 나로서도 도무지 연결고리가 풀리지않고 있으니 이것도 세대차이인가?

A군이 초장부터 부킹에 열을 올리는 반면 B군은 좀더 다른 양상이다. 처음 B군과 나이트에 가서 술을 마셨을 때 B군이 부킹을 하지않는걸 보고 의아했다.

“넌 부킹 안해?”

“네.”

“연예인이라고 소문날까봐 몸 사리는거냐? 젊은놈이 꽤 신중하네.”

나이도 젊은데 자기관리가 꽤나 철저하구나 싶어 기특하게 생각하며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비워냈다. 하지만 곧 B군의 전략을 보고는 내가 참 순진한 인간에 속하는구나 싶어졌다.

알고보니 B는 절대로 초장에 부킹을 하지 않는다. 처음엔 적당히 술만 마시다가 새벽 3시가 넘어서자 단골 웨이터를 불러 지시를 한다.

“야, 시체들로 데려와.”

시체? 무슨 소린가 싶어 어리둥절해 있는 나에게 B는 눈을 찡긋거리며 큭큭대고 웃었다. 그의 전략은 실로 간단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B는 나이트가 파장에 다다르면 술에 만취되서 완전히 맛이 간 그야말로 거의 시체 수준에 가까운 여자들과 부킹을 하는 것이다.

여자를 업다시피 해서 같이 나가는 B를 보면서 요즘 장의사만 시체를 다루는 게 아니라는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입력시간 2002/09/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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