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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동창회 막는다고 깨끗해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앞서 모두가 ‘정치적’ 동물이다?

16대 대통령 선거(12월 19일)가 9월 10일로 D-100일을 맞아 본격적인 선거철에 돌입하면서 연말 대선 운동기간 동창회ㆍ향우회ㆍ종친회 모임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과 관련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연말 각종 동창회 등 망년회가 잡혀있는 일반인의 경우 이 같은 선거법 자체가 극히 개인ㆍ사회적인 모임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만남’ 등 헌법에 규정한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 개정 선거법을 준수하고 ‘공정선거의 대(大)를 이루기 위해선 소(小)의 희생적 자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 외에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ㆍ소의 기준은 인간을 ‘개인ㆍ사회적’이기 앞서 ‘정치적’ 동물로 규정한 셈이다.

선관위는 대선이 치러질 때마다 천문학적 액수의 금품살포가 이뤄지고, 막대한 인력이 동원되는 집회 위주의 선거운동에서 탈피해 공영제 방식의 미디어 선거운동으로 바꾸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최근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또 이 같은 논지에서 2000년 2월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담긴 ‘대선 운동기간인 11월27일부터 23일간 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에서 동창회 등 각종 모임을 할 수 없다’는 부분(제103조)을 새삼 강조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2000년 4월 16대 국회의원 선거와 올 6월 지방선거 당시 적발된 불법 선거운동은 76건에 이른다. 선거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라는 전제조건이 있어 ‘정치색깔’이 없는 모임에 대해선 사회 통념상 이를 묵인해줬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번 연말 대선에서는 동창회와 향우회 등을 가장한 불법 선거운동이 판을 치고 학ㆍ지ㆍ혈연주의의 고리가 탈법선거를 부추길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공명선거 방침을 천명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판하는 네티즌의 글이 수백 건 올랐다. 한 네티즌은 “선거 풍토 개선은 선거운동 주체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감시ㆍ감독과 정치인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일부 모임이 문제된다고 해서 전체 국민에게 불편을 주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은 앞뒤(대소)가 바뀐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자유민주국가에서 어떻게 연말에 집중되게 마련인 각종 모임을 법으로 막느냐”며 “차라리 선거권을 포기하고 망년회를 열겠다”고 오히려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을 토로했다.

남북통일 축구대회가 열리는 서울 상암운동장에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의 경기장내 반입이 저지되고 한 때 압수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은 연말대선 기간 동창회 등 망년회에 갈 수 없는 또 다른 실향민의 착잡한 심정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9/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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