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복부인이 떴다] 주상 복합·오피스텔로 몰린다

아파트 투기 막히자 방향 선회… 풍선효과 우려

시중 유동 자금이 아파트에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자금 출처 조사 등 강력한 아파트 투기 억제책을 시행하자 돈이 정부 규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주상복합 등으로 일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 대책이 나온 다음날인 9월 5일과 6일 서울 여의도 주상 복합 ‘용산 LG에클라트’ 모델하우스에는 청약을 신청하려는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38, 47, 49, 59평형에 총 310가구를 분양하는 이 아파트에는 이틀간 약 1만여명의 신청자 쇄도, 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불과 이틀 동안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한 아파트의 청약에 몰린 것이다. 이들 청약자들의 상당수가 1인당 2가구 이상 신청을 했으며, 일부 큰 손의 경우 한 사람이 30가구까지 청약하는 투기 조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4일부터 청약을 실시한 대우 학동역 마일스디오빌 주상복합 분양에서도 260가구 모집에 6,000여명이 몰려 2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지난달 2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주상복합 현대하이엘 분양에서도 98가구에 5,000명에 가까운 청약자들이 몰려 무려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간 공급 과잉으로 주춤했던 오피스텔 분양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풍림산업이 8월 20일 서초동에 내놓은 아이원매직 오피스텔 15~24평형 182가구의 계약이 최근 80%를 넘어섰다. 역삼동의 원룸형 오피스텔인 강남 LG아지빌 16~24평형 352가구도 분양 한달 만인 지난달 초 계약이 완료됐다.

영등포구 문래동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현대시티 23~35평형 213가구도 8월 15일 공개 청약 때 물량의 80%가 분양됐고, 미계약분도 선착순 분양 첫날인 27일 일시에 소화되는 인기를 누렸다.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 투기성 부동산 자금이 모여드는 것은 주상 복합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경우 일반 아파트와 달리 아직까지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권 전매 제한도 받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이다. 복부인들과 뒤늦게 부동산 투기에 뛰어든 사람들이 분양권 전매 프리미엄을 노리고 청약에 뛰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르하우징의 임종근 사장은 “부동산 외에는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이 투자자들은 재건축 아파트나 리스크가 큰 토지 보다는 신규 분양에 다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오피스텔과 주상 복합 아파트에 돈이 몰려 이들 상품이 다시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2/09/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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