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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평창 봉평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잊었던 추억의 길을 새삼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향토색 짙은 우리나라 자연주의 문학의 백미로 소설을 기억하는 이라면 소설속의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는 가원도 평창군하도도 대화와 봉평이다. 그곳은 히요서의 고향이가도 하려니와 대관령이 있는 대화와 봉평이다. 그곳은 이효석의 고향이기도 하려니와 대관령이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야트막한 구르도 해발 1,000m를 헤아리고, 조금 놓이 솟았다 싶으면 1,500m 가까운 높은 산들이다.

자연 논농사는 어림도 없고 천지에 널린것이 감자와옥수수, 메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밭뿐이다. 도로가 거미줄처럼 뻗어나면서 문명의 이기가 산간농촌에도 범람했지만 아직도 이 고장엔 촤전과 산판을 하던 때의 고단한 산골 흕거이 흥건히 남아있다.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이 유년시절 봉평에서 만났던 실존인물에 허구르 가미해 쓴 작품이다.

봉평 장날이면 무명필을 팔던 곰보 영감, 그 영감과 한패인 기골이 장대한 장돌뱅이 조봉근, 이효석이 점심밥을 맡겨두었다 먹곤 했던 충주집 주막, 이효석과 한 마을에 살다가 가세가 기우어 충북 제천으로 이사를 갔던, 봉평에서 손꼽던 미모의 성옥분이란 현존 인물을 가공하여 우리나라 자연주의 문학의 백미인 메밀곷 필무렵으로 승화시켰다.

볼평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장돌뱅이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동이는 대화장을 보러 밤길을 짚어 떠난다.

"대화까지는 팔십리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날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오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한기가 뼛속까지 느껴지는 개울을 동이의 등에 업혀 건너며 허생원은 동이와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한 물레방앗간에서 하룻밤 맺은 인연으로 얻은 핏줄이 동이라는 것을 느낀다.

봉평 면소재지에 돌어서면 가산문학공원이 우선 반긴다. 동이와 허생원이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충주집터에 이웃한가산문학공원에는 이효석 동사이 세워져 있다. 동상이 귀공자풍의 실제 이효석과는 닮지 않았지만 그래도 먼데서 찾는 객을 맞아주는 곳이니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괜찮다.

문학공원과 남안교를 지나면 물레방아터다. 메밀꽃 필 무렵의 일부를 새겨놓은 조각품과 허생원이 라룻밤 몰래 사랑을 나누고 동이를 잉태시킨 물레방앗간이 복원되어 있다.

디딜방아와 독이 몇 개 있고, 서까래와 기둥은 검은 기름을 발라놓아 꽤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한여름이면 물레방아 돌아가는 모습이 시원하기 그지없고, 겨울이면 물레방아를 타고 얼음기둥이 솟는다.

물레방아터에서 1.3km 가면 이효석 생가에 닿는다. 생가는 인위적인 꾸밈이라고느느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강원도의 농가 모습이다. 마당 한켠에 세워놓은 동그란 흰 대리석과 방명록, 처마 밑에 걸린 현판이 이효석의 생가임을 알려준다.

기둥에는 샛노란 씨옥수수가 걸려 있고, 흙벽을 따라 노기구가 놓여 있다. 뒷동산으로 오르는 초입엔 작은 사슴목장이 있고, 집 앞으로 널따라 밭이 펼쳐져 있다. 그 밭의 한가운데에는 8월말부터 9월초순까지 메밀꽃이 한창이다.

달빛 쏟아지는 밤이면 하앟게 달빛이 부서지는 메밀밭을 보려고 일부러 찾는 이들도 많다.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장평IC를 이용해 6번 국도 봉평 방면으로 가는 것이 가장 가깝다. 그러나 그 길보다는 둔내IC에서 6번 국도를 이용, 양구두미재를 넘어 봉평으로 가는 길이 한결 운치가 있다.

태기산 자락인 양구두미재는 해발 1,000m의고지로 봉평과 평창군에 울창하게 솟은 산줄기와,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남안동에 있는 생가나 물레방앗간, 가산문학공원 모두 봉평 면소재지에서 지근거리에 있어 차를 세워두고 걸어보는 것도 좋다.

▶ 먹을거리: 흥정계곡 입구에서 차로 10분만 가면 허브나라농원(033-332-2902)이 있다. 이곳의 허브는 10년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심어진 것으로 뛰어난 향이 일품이다. 박하 쑥 사고 등의 허브에 종류에 따라 향이 다양해 차로 끓여 먹는다. 허브꽃밭을 거닐다 맛보는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허브차 한 잔은 특별한 향기를 전해준다.

▶ 숙박: 이효석 생가 주변과 흥정계곡입구에 깨끗한 민박집이 많다. 또 봉평에서 장평으로 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접어드는 금당계곡에도 통나무로 지은 민박집이 많다. 이방공하얀집(033-336-6633) 시골민박(033-335-0210)

입력시간 2002/09/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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