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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마케팅…부유층의 차별화 심리 노린 프리미엄 판매전략

'상류층의 지갑을 열어라'

특정 계층을 겨냥해 고급·고가 제품을 판매하거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귀족마케팅' 바람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귀족이 되고 싶어하는 부유층의 심리를 노려 품격과 명성을 부각시킨다. 9월3일 8차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아크로빌 아파트는 이런 귀족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총 분양가가 가장 높은 85A 평형은 20억4,893만원이나 되는 엄청난 고가에도 26가구 공급에 111명이 청약자가 몰려 4.27: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급 상품에 대한 소비가 '사차'라는 굴레를 벗어나 '명성과 자부심'이란 개념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가전이나 금융서비스 등 일부품목에 한정됐던 이러한 프리미엄 마케팅은 최근들어서는 일반 내구 소비재로까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귀족마케팅의 선봉에 은행업계가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9월3일 최우수 VIP고객전용 점포인 '신한 Private Bank'을 오픈하고 동시에 신한카드와제휴하여 VIP전용카드인 '신한 PB 플래티늄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남과 다른' 서비스로 VIP 고객유치

신한 PB 플래티늄카드는 금융자산 10억원이상인 신한 Private Bank고객만을 대상으로 발급되며 통합한도 1억원, 현금서비스 3천만원의 국내 최대 사용한도가 부각된다.

또 기존 플래티늄 카드의 서비스외에도 가족 행사 등에 최고급 승용차 무료지원, 정밀 건강검진권 제공 등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카드에 출입인식기능을 부여해 VIP만의 전용공간이라는 개념을 확립했다"며 "남들과 다른 서비스를 받고 싶은 상류층의 욕구를 반영함으로써 출시 첫 날부터 가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8월초 서울 명동 본점 별관 1·2층에 핵심 우량고객을 위한 'VIP 파이낼셜 프라자'를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 이 프라자는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나 포트폴리오 구성 등 맞춤상담서비는 물론 법률·세무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한다.

국민은행은 VIP 프라자를 대표하는 재테크 상담센터로 활요해 전문성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씨티은행은 은색빛이 감도는 플래티늄 카드를 선보인다. VIP회원들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고 외식을 즐긴다는 점을 감안해서 해외 사용분의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국내에서 이용할 때마다 마일리지 등 포인트도 2배로 적립해준다.

농협은 고급스런 금색 표지의 VIP 전용통장과 창구를 마련하고 귀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상 고객 2,200명에게 금리 우대 혜택을 주고 주말 농장 무료 분양 등의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고급 이미지로 승부하는 가전시장

가전업체들도 최고급을 내세운 신제품 출시 및 대대적인 광고·판촉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가전시장에 신개념의 고급·고부가 가전시장을 창출해 이를 선번하겠다는 계산이다.

또 겅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중상류층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풒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급·고가를 대표하는 통합 브래드인 '하우젠(HAUZEN)'을 발표하고 올 가을 혼수시장과 부유층을 집중 공략한다. 양문형 냉장고 '지펠(Zipl)'과 디지털 TV '파브(PAVV)' 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어 일부 백색가전의 브랜드를 통합한 또 하나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방안이다.

고감각 인테리어를 강조한 '하우젠' 김치냉장고와 드럼세탁기를 출시한 데이어, 연말까지 보다 세련되고 품격 높은 에어컨 등도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

하우젠 김치냉장고는 기존에 큰 호응을 얻었던 인더레이어 지펠 냉장고와 같은 다크월넛, 아쿠아 실벋 으 4가지 색상의 12개 모델로 디장니고 인테리어를 강조했다.

주방 분위기에 따라 판넬을 교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치 종류에 따라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는 숙성온도를 디지털이 스스로 설정해 주는 '2단계 숙성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132~202리터급의 판매가격은 106만원에서 165만원대이다.

하후젠 드럼세탁기 4개 모델도 새롭게 출시한다. 자동차 소음과 진동 방지에 사용하는 댐퍼와 자동 균 조정 장치, 인버터 모터 등을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30%이상 소음을 최소화시키 제품이다. 가격은 75만원에서 155만원대이다.

삼성전자는 또 매장 내에 하우젠 코너를 별도로 운영할 에정이며 이외에 대표적인 고급 브랜드 '지펠' '파브' '애니콜'을 한 장소에서 판매하는 명품관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에 새로문을 여는 리빙프라자부터 운영될 명품관은 기존 매장내에 30~50평 규모의 별도 공간으로 만들어져 고가·고급 브랜드만 진열하게 된다.

이외에 신라호텔 멤버십과 각종 문화행사 참여 기회 등도 제공하는 차별화된 온라인 마케팅도 실시한다.

LG전자는 별도의 브랜드를 구성하는 대신 고객의 인지도가 높은 주요 제품을 선정, 각 상품의 고급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그 동안 해외브랜드가 주를 이루던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전자는 용량을 더욱 키운 10kg 급 대용량 드럼세탁기 '트롬(TROMM)'신모델을 출시했다.

3년동안 9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고 국내외에 127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개가를 올렸다. 용량이 최대일뿐 아니라 섭씨 95도로 세탁물을 삶을 수 있어 살균과 표백효과가 뛰어나다. 적은 양의 빨래도 수시로 할 수 있도록 '소량코스'기능을 추가했다.

LG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이미 70%에 달하는 국내시장 점유율을 80%가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간 60만대 시장으로 떠오른 양문형 냉장고의 30만대 판맬르 목표로 600리터급과 760리터급에 새로운 기능과 디장인을 더한 새 모델을 선보인다.


2,000만원짜리 자전거, 출시 뒤 곧 매진

귀족마케팅은 일반 내구재 시장에도 깊숙히 파고 들고 있다.

삼천리 자전거는 한대에 최고 2,000만원을 호가하는 자전거 '첼로'를 내놨다. 티타늄 프레임, 미쉐린 타이어 등 최고급 소재를 사용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400대 한정 생산한 이 고급 자전거는 출시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 이미 매진됐다.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삼천리 자전거는 성능을 한층 강화한 2003년 모델으 개발 중이다. 우산식 유모차와 상둥이 유모차로 유명한 영국계 유모차업계 맥클라렌도 올 상반기 국내에 배급된 300만원대 고급 유모차 15대를 모두 판매했다.

영창악기는 올해 초 한대에 500만원(가정용)이 넘는 고급 피아노 브랜드 '프렘버거'를 출시했다. 종전의 주력 상품이 300만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200만원 이상 높아진 가격대다. 연주용 그랜드 피아노는 3,000만원을 웃돈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잡고 호텔이나 연주회장 등에서만 판촉전을 펼친다.

또 9월 중 '프렘버거를 사용하면 품우가 달라진다'는 내용의 신문·잡지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처럼 구매력이 높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귀족마케팅은 업종을 불문하고 대세가 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상민 수석 연구원은 "귀족마케팅은 부의 양극화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이라며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고소득층의 욕구와 보다 많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갈수록 확산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2/09/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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